암발랏티까에서 라훌라를 교계한 경(M61)

암발랏티까에서 라훌라를 교계한 경

Ambalat*t*hikā-Rāhulovāda Sutta(M61)

 

 

【해설】  

석가모니 부처님의 외동아들인 라훌라 존자는 7세 무렵에 출가하였다. 이렇게 하여 라훌라는 사미가 되었다. 부처님께서 라훌라 존자를 가르치신 여러 경들이 전승되어 오는데 그 가운데서 최초의 경은 아마 본경일 것이다. 주석서에 의하면 본경이 설해질 때 라훌라 존자는 7살이었다고 한다.(MA.iii126)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해거름에 좌선에서 일어나셔서 라훌라가 있는 곳으로 가시고 라훌라 사미는 물 대야에 발 씻을 물을 준비하여 세존께 가지고 갔다.(§2) 세존께서는 발을 씻으신 후에 물을 조금 남겨서 라훌라에게 보여주시면서 “알면서 고의로 거짓말하는 것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자들은 이와 같이 조금 남은 [하찮은 물]과 같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3)라고 하시면서 이런 방식으로 라훌라 존자를 엄하게 교계(敎誡)하셨다.

 

그런 뒤에 세존께서는 다시 거울을 예로 들어서(§8) 엄하게 교계하신다. 이처럼 세존께서는 고구정녕하면서도 엄하게 라훌라 사미에게 항상 거듭해서 비추어보고 반조해 본 뒤에 행동할 것을 말씀하셨다.

 

이러한 세존의 자상하신 가르침이 어디 부모의 자식교육에만 해당되겠는가. 이 가르침은 세존께서 입멸하신 후 150여 년 뒤에 인도를 통일한 아소까(아쇼카) 대왕에게도 큰 감명을 주어서 그의 명령으로 바위에 새긴 아소까 대왕의 칙령에서도 이 경의 일부를 언급하고 있는데, 그 칙령은 모든 출가자들은 이러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잘 배워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한다.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라자가하의 대나무 숲 다람쥐 보호구역에 머무셨다.

   

2. 그즈음에 라훌라 존자는 암발랏티까에 머물고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해거름에 [낮 동안의] 홀로 앉음에서 일어나셔서 암발랏티까로 라훌라 존자를 만나러 가셨다. 라훌라 존자는 세존께서 멀리서 오시는 것을 보았다. 보고는 자리를 마련하고 발 씻을 물을 준비하였다. 세존께서는 마련된 자리에 앉으셨다. 앉으셔서 발을 씻으셨다. 라훌라 존자는 세존께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앉았다.

   

3. 그러자 세존께서는 물그릇에 물을 조금 남기시고 라훌라 존자에게 물으셨다.

“라훌라야, 너는 이 물그릇에 물이 조금 남아있는 것을 보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라훌라야, 고의로 거짓말하는 것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자들의 출가수행이란 것도 이와 같이 조금 남은 [하찮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4. 그러자 세존께서는 그 조금 남은 물을 쏟아버리시고 라훌라 존자에게 물으셨다.

“라훌라야, 너는 그 조금 남은 물이 버려진 것을 보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라훌라야, 고의로 거짓말하는 것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자들의 출가수행이란 것도 이와 같이 버려진 것에 지나지 않는다.”

   

5. 그러자 세존께서는 그 물그릇을 뒤집어엎으시고 라훌라 존자에게 물으셨다.

“라훌라야, 너는 이 물그릇이 엎어진 것을 보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라훌라야, 고의로 거짓말하는 것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자들의 출가수행이란 것도 이와 같이 엎어진 것에 지나지 않는다.”

   

6. 그러자 세존께서는 그 물그릇을 다시 바로 세우시고 라훌라 존자에게 물으셨다.

“라훌라야, 너는 이 물그릇이 바닥나고 비어있는 것을 보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라훌라야, 알면서 고의로 거짓말하는 것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자들의 출가수행이란 것도 이와 같이 바닥나고 빈 것에 지나지 않는다.”

   

7. “라훌라야, 예를 들면 왕의 코끼리가 마차의 깃대만 한 상아를 가졌고 건장하고 혈통 좋고 전쟁에 능숙하다고 하자. 그 코끼리는 전쟁터에 나가 앞발로도 죽이고 뒷발로도 죽이고 몸의 앞부분도 사용하고 몸의 뒷부분도 사용하고 머리도 사용하고 귀도 사용하고 상아들도 사용하고 꼬리도 사용하지만 코는 보호를 한다. 이를 본 코끼리에 타고 있는 자에게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이 왕의 코끼리는 마차의 깃대만 한 상아를 가졌고 건장하고 혈통 좋고 전쟁에 능숙하다. 그는 전쟁터에 나가 앞발로도 죽이고 뒷발로도 죽이고 몸의 앞부분도 사용하고 몸의 뒷부분도 사용하고 머리도 사용하고 귀도 사용하고 상아들도 사용하고 꼬리도 사용하지만 코는 보호하고 있다. 왕의 코끼리는 목숨까지 내놓지는 않는구나.’


라훌라야, 이 왕의 코끼리가 마차의 깃대만 한 상아를 가졌고 건장하고 혈통 좋고 전쟁에 능숙하다. 그 코끼리는 전쟁터에 나가 앞발로도 죽이고 뒷발로도 죽이고 … 코까지 사용한다. 이를 본 코끼리에 타고 있는 자에게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이 왕의 코끼리는 마차의 깃대만 한 상아를 가졌고 건장하고 혈통 좋고 전쟁에 능숙하다. 그 코끼리는 전쟁터에 나가 앞발로도 죽이고 뒷발로도 죽이고 … 코까지 사용한다. 왕의 코끼리는 참으로 목숨까지 내놓았구나. 이제 왕의 코끼리가 하지 못할 일이 없다.’

라훌라야, 그와 같이 고의로 거짓말하는 것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자는 누구든지 어떠한 악한 행위라도 저지르지 못할 것이 없다고 나는 말한다. 라훌라여, 그러므로 너는 ‘나는 농담으로라도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으리라.’고 공부지어야 한다.”

   

8. “라훌라야,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거울의 용도는 무엇인가?”

“비추어보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라훌라야, 그와 같이 지속적으로 반조하면서 몸의 행위를 해야 하고, 지속적으로 반조하면서 말의 행위를 해야 하고, 지속적으로 반조하면서 마음의 행위를 해야 한다.”

… …

   

18. “라훌라야, 몸의 행위가 청정했고 말의 행위가 청정했고 마음의 행위가 청정했던 과거세의 사문들이나 바라문들은 모두 이와 같이 계속해서 반조함에 의해 몸의 행위가 청정했고, 이와 같이 계속해서 반조함에 의해 말의 행위가 청정했고, 이와 같이 계속해서 반조함에 의해 마음의 행위가 청정했다.


라훌라야, 몸의 행위가 청정할 것이고 말의 행위가 청정할 것이고 마음의 행위가 청정할 미래세의 사문들이나 바라문들도 모두 이와 같이 계속해서 반조함에 의해 몸의 행위가 청정할 것이고, 이와 같이 계속해서 반조함에 의해 말의 행위가 청정할 것이고, 이와 같이 계속해서 반조함에 의해 마음의 행위가 청정할 것이다.


라훌라야, 몸의 행위가 청정하고 말의 행위가 청정하고 마음의 행위가 청정한 지금의 사문들이나 바라문들도 모두 이와 같이 계속해서 반조함에 의해 몸의 행위가 청정하고, 이와 같이 계속해서 반조함에 의해 말의 행위가 청정하고, 이와 같이 계속해서 반조함에 의해 마음의 행위가 청정하다.


라훌라야, 그러므로 여기서 너는 ‘계속해서 반조함에 의해 몸의 행위를 청정하게 하리라. 계속해서 반조함에 의해 말의 행위를 청정하게 하리라. 계속해서 반조함에 의해 마음의 행위를 청정하게 하리라.’라고 공부지어야 한다.”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설하셨다. 라훌라 존자는 흡족한 마음으로 세존의 말씀을 크게 기뻐하였다.



<주해>

“라훌라 존자(āyasmā Rāhula)는 부처님의 외아들로 부처님이 출가하시던 날 태어났다. 부처님께서는 라훌라 존자에게 많은 가르침을 설하셨다. 즉「사미의 질문」(Sāmaṇn*ra-pan$ha, Khp.2)을 설하셨고,「라훌라 상윳따」(S18),「라훌라를 교계한 긴 경」(M62),「라훌라를 교계한 짧은 경」(M147)과 본「암발랏티까에서 라훌라를 교계한 경」(M61) 등이다.

 

부처님께서 성도하신 뒤 처음 까삘라왓투를 방문했을 때 일곱 살이었던 이 라훌라 존자가 부처님의 가사 자락을 잡고 유산의 상속(dāyajja)을 요청하자 세존께서 법의 총사령관인 사리뿟따 존자에게 라훌라의 은사가 되어줄 것을 부탁하셨으니, 라훌라 존자는 그를 스승으로 출가했다.

 

그때 세존께서는 ‘어린 동자들이란 적절한 얘기도 하고 적절치 않은 얘기도 하기 때문에 그에게 가르침을 설하리라.’라고 생각하시면서 라훌라 동자를 불러 ‘라훌라여, 사미는 동물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너는 이야기할 때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라고 하시면서 모든 부처님들이 버리지 않으신(avijahita) 열 가지 질문(puccha)과 쉰다섯 가지 설명(vissajjana)으로 구성된「사미의 질문」(Khp.2)을 설하셨다.

 

세존께서 다시 생각하시기를, ‘어린 동자들이란 거짓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보지 않은 것도 보았다고 하고, 본 것도 보지 않았다고 하니 그에게 가르침을 설하리라.’라고. 눈으로 보게 하면서 쉽게 설명하기 위해 맨 처음 물그릇에 물을 조금 남기신 것(§3)과 쏟아버린 것(§4)과 뒤집어엎으신 것(§5)과 다시 바로 세우신 것(§6)의 이 네 가지 비유와 그 다음에 코끼리의 두 가지 비유(§7), 그 다음에 거울의 한 가지 비유(§8)를 보이시면서 본 경을 설하셨다.

 

네 가지 필수품(paccaya)에 대해 갈애를 거둘 것(tan$hā-vivat*t*ana)과 다섯 가닥의 얽어매는 감각적 욕망에 대해 열정과 욕망(chanda-rāgappahāna)을 버릴 것과 선우를 가까이 의지함(kalyān*a-mittupanissaya)에 큰 요체를 보이시면서「라훌라 경」(Sn2:11)을 설하셨다. 존재에 대해 열정과 욕망을 버릴 것을 설하시면서『상윳따 니까야』제2권「라훌라 상윳따」(S18)를 설하셨고, ‘나는 아름답다, 나의 피부는 광채가 난다.’라고 자기 몸에 관하여 세속적인 열정과 욕망을 버릴 것을 설하시면서「라훌라를 교계한 긴 경」(M62)을 설하셨다.

 

이 중에서「라훌라 경」(Sn2:11/58~59)은 이 무렵에 설하신 것이 아니라 출가생활 전반에 걸쳐 끊임없이 경책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설하셨고,「라훌라 상윳따」(S18)는 일곱 살부터 처음 구족계를 받을 때까지 안으로 위빳사나를 수행하게 하기 위해 설하셨다.「라훌라를 교계한 긴 경」(M62)은 열여덟 살의 사미 시절에 세속에 바탕을 둔 열정과 욕망을 버리게 하기 위해 설하셨다.

 

「라훌라를 교계한 짧은 경」(M147)은 처음 구족계를 받았을 때 해탈을 성숙하게 하는 열다섯 가지 법이 무르익자 그로 하여금 아라한과를 얻게 하기 위해 설하셨다.「사미의 질문」(Khp.2)과 본「암발랏티까에서 라훌라를 교계한 경」(M61)은 일곱 살 때에 설하셨다.”(MA.iii.12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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