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온의 일어나고 사라짐이 있을 뿐 중생은 없다(청정도론 XVIII.28~29)

오온의 일어나고 사라짐이 있을 뿐 중생은 없다

 

 수백의 경들에서 오직 정신․물질을 설하셨을 뿐 중생을 설한 것도 아니고 인간을 설한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굴대와 바퀴와 차체와 수레의 채 등의 부품들이 일정한 형태로 조립되었을 때 수레라는 인습적인 표현이 있지만 궁극적인 뜻(paramattha)에서 각각의 부품들을 면밀히 조사하면 수레라는 것은 없다. 그와 마찬가지로 목재 등 집을 구성하는 부분들이 일정한 형태로 공간을 에워싸고 있을 때 집이라는 통상적인 표현이 있지만 궁극적인 뜻에서 집은 없다. 손가락과 엄지손가락 등이 일정한 형태로 있을 때 주먹이라는 통상적인 표현이 있고, 류트의 판과 현 등에서 류트라는 통상적인 표현이 있고, 코끼리와 말 등에서 군대라는, 성벽과 집과 성문 등에서 도시라는, 줄기와 가지와 잎 등이 일정한 형태로 유지되어있을 때 나무라는 통상적인 표현이 있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취착의 [대상이 되는] 다섯 가지 무더기[五取蘊]들이 있을 때 중생이나 인간이라는 통상적인 표현이 있을 뿐, 궁극적인 뜻에서 하나하나 세밀히 조사하면 ‘내가 있다’라든가 혹은 ‘나’라고 거머쥐는 토대가 되는 중생이란 것은 없다. 궁극적인 뜻으로 볼 때 오직 정신․물질만 있을 뿐이다. 이렇게 보는 자의 봄[見, dassana]을 있는 그대로 봄[如實見]이라 한다.


 있는 그대로 봄을 버리고 중생이 있다고 거머쥐는 자는 이것이 멸절한다고 추정하거나 멸절하지 않는다고 [추정한다]. 멸절하지 않는다고 추정하면서 상견에 떨어지고, 멸절한다고 추정하면서 단견에 떨어진다. 왜 그런가? 우유에 부합하는 커드와 같이 [중생]에 부합하는 다른 그 어떤 것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중생이 영원하다고 거머쥐면서 물러가버리고, 단멸한다고 거머쥐면서 넘어서버린다.


  - 청정도론 XVIII.28~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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