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지마 니까야 <제4권>

89cfabe47270a.jpg


<4권 목차>

제12장 차례대로 품
경 번호페이지
차례대로 경M11177
여섯 가지 청정 경M11291
바른 사람 경M113107
행하고 행하지 말아야 함 경M114117
여러 종류의 요소 경M115138
이시길리 경M116152
위대한 마흔가지 경M117159
들숨 날숨에 대한 마음챙김 경M118174
몸에 대한 마음챙김 경M119200
의도적 행위에 의한 태어남 경M120221


제13장 공 품
경 번호페이지
공(空)에 대한 짧은 경M121231
공(空)에 대한 긴 경M122245
경이롭고 놀라운 일 경M123264
박꿀라 경M124277
길들임의 단계 경M125284
부미자 경M126299
아누룻다 경M127310
오염원 경M128321
어리석은 자와 현명한 자 경M129341
저승사자 경M130363


제14장 분석 품
경 번호페이지
지복한 하룻밤 경M131379
아난다 존자와 지복한 하룻밤 경M132386
마하깟짜나 존자와 지복한 하룻밤 경M133389
로마사깡기야 존자와 지복한 하룻밤 경M134401
업 분석의 짧은 경M135406
업 분석의 긴 경M136416
여섯 감각장소의 분석 경M137431
요약의 분석 경M138448
무쟁(無諍)의 분석 경M139462
요소의 분석 경M140476


제15장 여섯 감각장소 품
경 번호페이지
진리의 분석 경M141503
보시의 분석 경M142519
아나타삔티까를 교계한 경M143535
찬나를 교계한 경M144546
뿐나를 교계한 경M145554
난다까의 교계 경M146561
라훌라를 교계한 짧은 경M147572
여섯씩 여섯(六六) 경M148578
위대한 여섯 감각장소 경M149593
나가라윈다의 장자들 경M150601
탁발음식의 청정 경M151607
감각기능을 닦음 경M152614




<맛지마 니까야 제4권 해제>


1. 들어가는 말

『맛지마 니까야』는 부처님과 직계제자들이 남기신 가르침 가운데 그 길이가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경들을 모아서 결집한 것이다. 여기서 중간 정도란 복주서의 설명대로 지나치게 길지도 않고 지나치게 짧지도 않은 길이의 경들을 말한다. 길이가 긴 경 34개는『디가 니까야』에 결집을 하였다. 그리고 길이가 짧은 경들은 다시 주제별로 나누어서 2904개를『상윳따 니까야』에 담았고, 숫자별로 분류하여 2305개를『앙굿따라 니까야』에 모았다. 여기『맛지마 니까야』에는 이들을 제외한 중간 정도의 길이에 해당하는 경들 152개가 들어있다. 

이 152개의 경들은 모두 15개의 품으로 분류되고, 이 15개의 품들은 다시 세 개의 ‘50개 경들의 묶음’으로 묶어져서 모두 세 권으로 전승되어 온다. 제1권인『처음 50개 경들의 묶음』(Mūla-paṇṇāsa)에는 제1품부터 제5품에 속하는 M1부터 M50까지의 50개 경들이 포함되어 있다.『가운데 50개 경들의 묶음』(Majjhima-paṇṇāsa)이라 불리는 제2권에는 제6품부터 제10품에 속하는 M51부터 M100까지의 50개 경들이 들어있다. 그리고 마지막인 제3권은『마지막 50개 경들의 묶음』(Upari-paṇṇāsa)이라 불리는데, 여기에는 제11품부터 제15품에 속하는 M101부터 M152까지의 52개 경들이 포함되어 있다. 주석서에 의하면『맛지마 니까야』는 일차결집에서『디가 니까야』다음에 결집(합송)되어서 사리뿟따 존자의 제자들에게 부촉되어 그들이 함께 외워서 전승해왔다고 한다.(AA.i.15)

초기불전연구원에서는 분량의 문제 때문에 이들을 전체 네 권으로 번역하여 출간하고 있다. 초기불전연구원의 번역본 제1권에는 제1품부터 제3품까지의 세 개 품 30개의 경들이, 제2권에는 제4품부터 제7품까지의 네 개 품 40개의 경들이, 제3권에는 제8품부터 제11품까지의 네 개 품 40개의 경들이, 제4권에는 제12품부터 제15품까지의 네 개 품 42개의 경들이 실려 있다.


2. 한글『맛지마 니까야』제4권의 구성

『맛지마 니까야』빠알리 원본의 제3권『마지막 50개 경들의 묶음』(Upari-paṇṇāsa)에는 제11품부터 제15품까지의 다섯 개 품들이 포함되어 있다.『맛지마 니까야』한글번역본 제4권에는 이 가운데 제12품부터 제15품까지의 네 품이 들어있다. 빠알리 원본의『마지막 50개 경들의 묶음』에는 제11장「데와다하 품」(M101~M110), 제12장「차례대로 품」(M111~M120), 제13장「공 품」(M121~M130), 제14장「분석 품」(M131~M142), 제15장「여섯 감각장소 품」(M143~M152)의 다섯 품이 들어있는데 이 가운데 처음의 세 품의 품의 명칭은 모두 각 품에 포함된 첫 번째 경의 이름을 품의 명칭으로 채택하였다. 그리고 제14품에 포함된 12개 경들은 모두 부처님 가르침 가운데 중요한 가르침이나 교학의 주제에 대한 분석을 담고 있어서「분석 품」이라 하였고, 제15품은 이 품에 포함된 10개의 경들이 모두 여섯 가지 안팎의 감각장소[六內外處] 혹은 여섯 가지 감각기능[六根]에 대한 가르침을 담고 있어서 이렇게 경의 명칭을 정하였다.

이『마지막 50개 경들의 묶음』가운데 제14장「분석 품」과 제15장「여섯 감각장소 품」은 품의 명칭이 드러내듯이 불교의 여러 주제들과 여섯 감각장소에 대한 분석적인 가르침이 담겨 있다. 그리고 제11장「데와다하 품」, 제12장「차례대로 품」, 제13장「공 품」에도 불교의 여러 주제와 여러 외도들의 가르침에 대한 분석과 자세한 설명을 담은 경들이 주로 포함되어 있다.『맛지마 니까야』의『가운데 50개 경들의 묶음』이 부처님 가르침에 나타나는 사람들을 유행승 등의 다섯 부류로 나누어서 담은 다섯 개의 품들로 구성되어 있고,『처음 50개 경들의 묶음』이「긴 쌍 품」과「짧은 쌍 품」을 위시하여 부처님의 일반적인 가르침을 담은 다섯 개 품들로 이루어져 있다면,『마지막 50개 경들의 묶음』은 이처럼 여러 가르침에 대한 분석을 주로 하는 가르침으로 구성되어 있다 할 수 있겠다.

그러면 이제『맛지마 니까야』제4권에 포함된 제12품부터 제15품까지의 네 개의 품에 대해서 살펴보자.


⑴ 제12장「차례대로 품」(M111~M120)

「차례대로 품」은 본 품의 첫 번째 경인「차례대로 경」(M111)의 제목을 품의 명칭으로 채택한 것이다.「차례대로 경」(M111)은 사리뿟따 존자가 4선–4처–상수멸의 경지에서 일어나는 마음과 여러 심리현상들[行]을 밝히고 있는 경이다. 즉 초선부터 무소유처까지에서 일어나는 아비담마에서 말하는 심법과 심소법들을 초선의 경지부터 차례대로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나열하고 있으며, 미세한 경지인 비상비비상처와 마음과 심리현상들이 일어나지 않는 상수멸의 경지까지 차례대로 언급하고 있다. 이처럼 이 경에는 초선에 나타나는 16개의 심리현상들을 위시해서 무소유처까지에서 드러나는 여러 가지 법들이 열거되고 있다.

그런데 아래의 본 품에 포함된 경들의 간단한 해설에서만 보더라도 이「차례대로 경」(M111)뿐만 아니라 본 품에 포함된 나머지 9개의 경들도 역시 모두 각 주제와 관련된 여러 법들을 그곳의 차례에 따라 나열하고 있다. 이처럼 본 품에는 각 주제와 관련된 여러 법들을 차례에 따라 나열하고 있는 경들을 모았다. 그래서 이런 나열을 잘 표현하고 있는 ‘차례대로(anupada)’라는 단어가 경의 중요한 술어로도 나타나고 있고 경의 제목으로도 사용된「차례대로 경」(M111)을 본 품의 첫 번째 경으로 채택한 뒤, 이 단어를 본 품의 명칭으로도 채택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이제 각 경들을 간단하게 개관해 보자.

먼저「차례대로 경」(M111)은 아비담마의 효시로 일컬어지는 사리뿟따 존자가 아라한이 되는 과정에서 위빳사나 수행을 통해서 통찰한 4선–4처의 각각의 증득에서 드러나는 마음과 심리현상들(심소)의 법들을 담고 있는 가르침이다. 다음의「여섯 가지 청정 경」(M112)은 여섯 가지를 통해서 아라한인가 아닌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하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바른 사람 경」(M113)은 27가지로 바른 사람인가, 바르지 못한 사람인가를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한다.

「행하고 행하지 말아야함 경」(M114)은 세존께서 간략하게 설하신 받들어 행해야 할 것[善法]과 행하지 말아야 할 것[不善法]에 대한 개요를 지혜제일인 사리뿟따 존자가 자세히 해설하는 방법으로 구성되어 있다.「여러 종류의 요소 경」(M115)에서 세존께서는 네 가지 주제를 말씀하시고 이를 아는 것을 현자가 되는 기본으로 설하고 계신다.「이시길리 경」(M116)은『맛지마 니까야』의 보호주[護呪, 호주]라 할 수 있는 경이다. 본 보호주에는 많은 벽지불(빳쩨까 부처님)들의 이름이 나열되고 있는데 그래서 본경을 본 품에 포함시킨 것이 아닌가 한다.

「위대한 마흔 가지 경」(M117)은 세존께서 ‘스무 가지 유익함의 편에 있는 구성요소’와 ‘스무 가지 해로움의 편에 있는 구성요소’를 설하시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 경」(M118)에는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을 16단계로 설명하시고 이것을 네 가지 마음챙김의 확립의 각각에 배대하여 설하시는 가르침이 들어있다.「몸에 대한 마음챙김 경」(M119)은 14가지 몸에 대한 마음챙김의 대상을 설명하는 여러 정형구를 담고 있는데 본서 제1권「마음챙김의 확립 경」(M10)이 수행에 대한 위빳사나적인 접근을 보이고 있는 반면, 본경은 사마타 혹은 삼매를 강조하고 있다.「의도적 행위에 의한 태어남 경」(M120)은 어떻게 하면 선처에 태어날 것인가, 22가지 선처, 선처에도 태어나지 않음에 대한 가르침을 담고 있다.


⑵ 제13장「공 품」(M121~130)

공(空)으로 옮기고 있는 빠알리 원어는 경에서 주로 세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첫째는 suñña(Sk. śūnya)이고 둘째는 suññata이며 셋째는 suññatā이다. 여기서 첫째와 둘째는 형용사이고 셋째는 첫째에다 추상명사 어미 ‘–tā’를 붙여서 만들어진 추상명사이다. 초기불전연구원에서는 형용사로 쓰이는 경우는 대부분 ‘공, 공한’ 등으로 옮기고 추상명사일 때는 주로 ‘공함’으로 문맥에 따라 적절하게 옮기고 있다.

이 공(空, suñña, Sk. śūnya)과 공성(空性, suññatā, Sk. śūnyatā)은 대승불교의 반야․중관계열에서 강조하고 있는 핵심 술어로 한국불교에서 조석예불과 법회와 행사 때마다 외우는『반야심경』의 중핵이기도 하다. 용수 스님은『중론』에서 공 혹은 공성을 연기와 동의어로 설명하며 이것은 공(空)–가(假)–중(中) 삼관 혹은 삼제게(『중론』24:18)로 정리되어 우리에게 잘 알려진 가르침이다. 이런 공의 가르침은 역시 초기불전에 바탕하고 있다고 해야겠는데,「공(空)에 대한 짧은 경」(M121)과「공(空)에 대한 긴 경」(M122)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본 품의 처음에 포함된 두 개의 경이 그 보기가 된다. 그리고『숫따니빠따』에서도 세존께서는,


“모가라자여, 항상 마음챙겨 공하다고 세상을 관찰하라.

자아가 있다는 견해를 뽑아내 버려 죽음을 건너나니

죽음의 왕도 이처럼 세상을 관찰하는 자를 보지 못하도다.”


라고 읊고 계신다.

본서 제2권「교리문답의 긴 경」(M43) §§36~37에서도 사리뿟따 존자는 “확고부동한 마음의 해탈(아라한과의 마음의 해탈-MA.ii.354)이야말로 탐욕이 공하고 성냄이 공하고 어리석음이 공합니다.”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것은 열반의 공한 측면을 강조하는 가르침이다. 본 품의「공(空)에 대한 짧은 경」(M121) §13에 나타나는 ‘지극히 청정한 구경의 위없는 공’은 이 확고부동한 마음의 해탈과 배대할 수 있겠다. 주석서도 이「공(空)에 대한 짧은 경」(M121)과 다음 경에서의 공(空)을 “열반을 대상으로 한 공(空)한 과의 증득”(MA.iv.149; MA.iv.160)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 두 경은 이처럼 열반과 동의어인 공의 증득을 실현하는 방법으로 각각 10가지 단계와 8가지 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본 품은 공을 증득하는 방법과 관계된 이 두 경을 본 품의 맨 앞에 배치하고 품의 이름도「공(空) 품」으로 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공의 체득을 본 품의 중요한 가르침으로 받아들인다는 뜻일 것이다. 이제 본 품에 포함된 각 경들을 간단하게 개관해 보자.

먼저「공(空)에 대한 짧은 경」(M121)은 10가지 단계로 공의 경지 즉 열반을 증득하는 것을 설하는데, 그 방법으로 4禪 대신에 4처를 강조한다. 공은 물질이 없는 경지 즉 무색계와 더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으로 해석해야 할 듯하다.「공(空)에 대한 짧은 경」(M121)이 무색계 4처를 강조하고 있지만「공(空)에 대한 긴 경」(M122)은 4禪을 바탕으로 하여 열반인 공의 경지를 체득하는 좀 더 구체적인 수행방법을 여덟 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경이롭고 놀라운 일 경」(M123)에서 아난다 존자는 여래가 갖추고 계신 경이롭고 놀라운 일을 19가지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경이롭고 놀라운 일 경」(M123)처럼「박꿀라 경」(M124)의 주제도 경이롭고 놀라운 일인데, 본경은 박꿀라 존자에게 일어난 경이롭고 놀라운 일 36가지를 담고 있다.

「길들임의 단계 경」(M125)에는『맛지마 니까야』의 15단계 계․정․혜의 정형구를 코끼리 길들이기의 비유 등과 함께 설하시는 세존의 가르침이 들어 있다. 그리고「부미자 경」(M126)에서 세존께서는 염원 혹은 원력보다는 팔정도의 실참수행을 강조하신다.「아누룻다 경」(M127)에서 아누룻다 존자는 빤짜깡가 목수에게 무량한 마음의 해탈과 고귀한 마음의 해탈을 설명하고 있다.

「오염원 경」(M128)은 토굴 생활을 하는 출가자들의 구체적인 생활방식과 삼매수행을 방해하는 오염원들과 삼매수행의 체험을 담고 있다.「어리석은 자와 현명한 자 경」(M129)은 어리석은 자와 현명한 자의 특징을 몸과 말과 마음의 삼업을 통해서 설명하고, 특히 이들이 받게 되는 과보를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저승사자 경」(M130)은 염라대왕의 심문과 고문과 여러 지옥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⑶ 제14장「분석 품」(M131~142)

본 품에는 초기불교의 여러 주제들을 분석하여 설명하는 12개 경들이 포함되어 있다.『맛지마 니까야』의 15개 품들 가운데서 다른 14개의 품에는 모두 10개씩의 경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본 품에만 12개의 경들이 담겨 있다.

여기서 ‘분석’으로 옮기고 있는 술어는 vibhaṅga인데 이것은 vi(분리를 뜻하는 접두어)+√bhaj(to divide)에서 파생된 명사로서 ‘분리하다, 나누다, 분석하다, 해체하다’라는 뜻이다. 그리고 여기서 파생된 동명사 위밧자(vibhajja)라는 술어는 빠알리『삼장』을 2600년 동안 고스란히 전승해온 상좌부 불교를 특징짓는 말이기도 하다. 그들은 스스로를 ‘위밧자와딘(Vibhajja-vādin, 해체를 설하는 자들)’이라고 불렀다. 이런 상좌부 불교를 일본학자들은 분별상좌부라 부른다. 분별이란 말이 사량분별이라는 용어에 익숙한 한국불교도에게는 부정적인 어감을 주어서 초기불전연구원에서는 해체나 분석이라고 옮긴다. 분석과 해체 등에 대해서는『초기불교 이해』26쪽 이하 등을 참조하기 바란다.

『초기불교 이해』에서도 수차 강조해서 설명하였듯이 부처님의 입장은 분석과 해체를 중시한다. 초기불전의 도처에서 강조되고 있는 오온으로 해체해서 보기–무상․고․무아–염오–이욕–해탈–구경해탈지의 가르침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이 해체해서 보기는 부처님의 두 번째(S22:59)와 세 번째 설법(S35:28)의 핵심이며 이를 통해서 오비구와 가섭 삼형제와 천명의 비구들이 아라한이 되었다. 어디 그뿐인가? 부처님의 상수제자인 사리뿟따 존자(M74)와 부처님의 외아들인 라훌라 존자(M147)도 해체해서 보기를 통해서 아라한이 되었다. 부처님의 적통임을 자부하는 상좌부는 그래서 스스로를 위밧자와딘 즉 해체를 설하는 자 혹은 분석을 설하는 자로 불렀을 것이다.

한편 부처님 가르침을 56개의 주제로 나누어서 주제별로 경들을 모은『상윳따 니까야』에도 8개의「분석 경」이 나타나는데 S12:2, S45: 8, S47:40, S48:9, S48:10, S48:36, S48:37, S51:20이 그것이다. 이 8개 경들은 모두「분석 경」(Vibhaṅga-sutta)으로 동일한 경 제목을 달고 있다. 이 가운데 S12:2는 12연기에 대한 분석적인 설명을, S45:8은 팔정도에 대한, S47:40은 사념처에 대한, S48:9~10과 S48:36~37은 오근에 대한, S51:20은 사여의족에 대한 분석적인 설명을 담고 있다. 그리고「무더기[蘊] 경」(S22:48)과「포말 경」(S22:95)은 오온에 대한 분석 경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맛지마 니까야』의 본 품의「업 분석의 짧은 경」(M135)부터 마지막인「보시의 분석 경」(M142)까지의 8개 경들도 모두 중요한 주제나 술어를 분석하는「분석 경」들을 모아 놓았다. 이 가운데 M135와 M136은 업을, M137은 6내외처를, M138은 알음알이를, M139는 무쟁을, M140은 요소[界]를, M141은 사성제를, M142는 보시를 분석적인 방법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본 품의 처음 네 경들은 세존이 읊으신 ‘지복한 하룻밤의 게송’에 대한 분석적인 설명을 담고 있다. 그래서 본 품에다「분석 품」이라는 품의 명칭을 붙인 것이다.

이렇게 하여 니까야에 나타나는 분석 경들은 불교의 기본 교학인 온․처․계․제․연과 수행의 주제인 37보리분법 등에 대한 분석적인 설명을 담아서 초기불교의 교학과 수행에 대한 주제들을 상세하게 설명해내고 있다.

이제 본 품에 담긴 경들을 간단하게 살펴보자. 먼저 본 품의 처음 네 개의 경들 즉「지복한 하룻밤 경」(M131)과「아난다 존자와 지복한 하룻밤 경」(M132)과「마하 깟짜나 존자와 지복한 하룻밤 경」(M133)과「로마사깡기야 존자와 지복한 하룻밤 경」(M134)은 모두 세존이 읊으신 ‘지복한 하룻밤의 게송’ 가운데 특히 “과거를 돌아보지 말고 미래를 바라지 마라/ 과거는 떠나갔고 미래는 오지 않았다./ 현재 일어나는 현상들[法]을 바로 거기서 통찰한다.”는 핵심 구절을 이와 관계된 일화를 통해서 명료하게 설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짧은「업의 분석 경」(M135)은 업을 분석하는 세존의 일곱 가지 말씀을 담고 있는데, 부처님은 업이 바로 중생들의 주인이고 중생들은 업의 상속자임을 강조하고 계신다. 다시「업 분석의 긴 경」(M136)에서 세존께서는 업과 과보에 대해서 이를 4가지로 분석해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계신다.

한편「여섯 감각장소의 분석 경」(M137)에서 세존께서는 여섯 감각장소를 위시한 9가지를 분석하여 설하고 계신다.「요약의 분석 경」(M138)은 세존께서 요약하여 말씀하신 것을 비구대중의 요청으로 마하깟짜나 존자가 6가지로 분석해서 설명하는 경이다.「무쟁(無諍)의 분석 경」(M139)은 세존께서는 먼저 7가지로 요약을 하시고 이 7가지를 하나하나 분석해서 설명하시는 경이다.

「요소의 분석 경」(M140)은 딱카실라(딱샤실라)를 통치하는 왕이었다가 출가한 뿍꾸사띠 존자에게 먼저 6가지로 요약을 하시고 나서 이를 하나하나 분석해서 설명하신 경이다.「진리의 분석 경」(M141)은 세존께서 전법륜의 내용으로 선언하신 사성제를 법의 대장군인 사리뿟따 존자가 자세하게 분석해서 설명하는 경이다. 마지막으로「보시의 분석 경」(M142)은 세존의 이모이면서 양어머니인 마하빠자빠띠 고따미가 아직 출가하기 전에 부처님께 올린 옷의 보시를 계기로 보시에 대한 세 가지 가르침에 25가지 설명을 담고 있다.


⑷ 제15장「여섯 감각장소 품」(M143~152)

본서의 마지막 품에 해당하는 제15장「여섯 감각장소 품」에는「아나타삔디까를 교계한 경」(M143)부터「감각기능을 닦음 경」(M152)까지의 열 개의 경이 들어있다. 품의 명칭이 보여주듯이 본 품에 들어있는 10개의 경에는 모두 여섯 감각장소의 가르침이 공통적으로 들어있다. 여기서 감각장소는 눈․귀․코․혀․몸․마노의 여섯 가지 안의 감각장소와 형색․소리․냄새․맛․감촉․법의 여섯 가지 밖의 감각장소 즉 육내처와 육외처 혹은 합쳐서 열두 가지 감각장소[十二處]를 말한다. 그래서 본서에 포함된 10개의 경들 가운데 마지막인「감각기능을 닦음 경」(M152)을 제외한 나머지 9개 경들에서는 모두 여섯 가지 안의 감각장소[六內處, 六內入]와 여섯 가지 밖의 감각장소[六外處, 六外入]로 나타난다. 그러나「감각기능을 닦음 경」(M152)에는 육내처와 육외처로 표현되는 감각장소[處, 入, āyatana]라는 술어 대신에 감각기능[根, indriya]이라는 술어가 나타나서 여섯 가지 감각기능[六根]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섯 가지 감각기능도 눈․귀․코․혀․몸․마노를 뜻하기 때문에 이 경도 본 품에 포함된 것이다.

이제 본 품에 들어있는 10개의 경들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자. 먼저「아나타삔디까를 교계한 경」(M143)은 아나타삔디까 장자가 중병에 걸려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자 사리뿟따 존자가 문병을 하면서 그에게 설한 육내처–육외처–육식으로부터 시작하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 

「찬나를 교계한 경」(M144)은 중병에 걸려 극심한 고통을 받는 찬나 존자가 칼로 자결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여기서도 사리뿟따 존자는 그를 문병하면서 그에게 육내처–육외처–육식에 관계된 설법을 하고 있다.

「뿐나를 교계한 경」(M145)은 전법활동을 하려는 비구가 갖추어야 할 조건을 부처님께서 설하고 계시는 소중한 경인데 여섯 가지 안팎의 감각장소를 토대로 한 부처님의 가르침이 포함되어 있다.

「난다까의 교계 경」(M146)은 난다까 존자가 비구니들에게 설법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 가르침 역시 육내처–육외처–육식의 무상․고․무아를 강조하고 있다. 이 가르침을 듣고 오백 명의 비구니들은 모두 예류자 이상이 되었다고 한다.

「라훌라를 교계한 짧은 경」(M147)은 부처님의 외동아들인 라훌라 존자가 세존의 설법을 듣고 깨달아서 아라한이 된 내용을 담고 있는 중요한 경이다. 세존께서는 해체해서 보기–무상․고․무아–염오–이욕–해탈–구경해탈지의 여섯 단계를 통한 해탈․열반을 실현하는 정형구를 말씀하신다. 


이처럼 본 품의 처음 다섯 개 경들은 모두 제목에 교계(ovāda)라는 술어가 포함되어 있는 경들로 이루어져 있다. ‘난다까의 교계’로 옮긴 M146의 경 제목도 원어로는 Nandak-ovāda인데 난다까의 설법을 담고 있는 경이다.

「여섯씩 여섯[六六] 경」(M148)은 존재를 육내처–육외처–육식–육촉–육수–육애의 육육삼십육(6×6=30)으로 해체해서 설하시고 그래서 염오–이욕–해탈–구경해탈지를 말씀하시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

「위대한 여섯 감각장소 경」(M149)은 근–경–식–촉–수의 오륙삼십(5×6=30)으로 해체해서 보아 팔정도 등의 37보리분법이 완성되고 그래서 오취온을 철저히 알고 무명과 갈애를 버리고 사마타와 위빳사나를 닦고 명지와 해탈을 실현하는 사성제의 구조로 전개된다. 

특히 본 품의「난다까의 교계 경」(M146)부터「위대한 여섯 감각장소 경」(M149)까지의 네 개의 경에는 여섯 감각장소를 토대로 해탈․열반을 실현하는 방법이 명쾌하게 설명되어 나타나는데, 이 네 개의 경이야말로 본 품의 백미가 된다고 할 수 있다.

「나가라윈다의 장자들 경」(M150)에서 세존께서는 나가라윈다의 장자들에게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존경과 존중을 받아야 하고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은 존경과 존중을 받지 않아야 하는가를 말씀하고 계신다. 본경에도 육내처와 육외처가 나타나고 있다.

「탁발음식의 청정 경」(M151)에서 세존께서는 공에 들어 머물고 탁발음식을 청정하게 하는 방법 7가지를 말씀하신다. 본경에도 육내처와 육외처가 언급되고 있다.

「감각기능을 닦음 경」(M152)에서 세존께서는 ① 성자의 율에서 위없는 감각기능을 닦음과 ② 도를 닦는 유학과 ③ 감각기능을 닦은 성자에 대해서 설하신다.


3. 한글『맛지마 니까야』제4권에 포함된 경들에 대한 해설

이제 본서에 포함된 40개의 경들을 간략하게 요약하면서 간단한 해설을 붙이는 것으로 본서의 해제를 마무리 짓고자 한다.


제12장「차례대로 품」(M111~120)


「차례대로 경」(M111) 해설

아비담마(abhidhamma)는 법(dhamma)에 대해서(abhi-)라는 뜻이고 이 법을 고유성질을 가진 것[任持自性]으로 정의한다.(DhsA.39 등) 아비담마의 생명은 그래서 고유성질을 가진 법이고, 이 법은 심․심소․색․열반 즉 마음․마음부수․물질․열반의 넷으로 분류된다. 그 가운데 인간의 심리구조를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이 마음과 마음부수이다. 상좌부 불교에서는 이러한 아비담마가 사리뿟따 존자에서부터 비롯되었다고 하는데(DhsA.17; AAṬ.ii.15) 본경은 그 보기가 된다고 할 수 있다.

본경은 사리뿟따 존자가 아라한이 되는 과정에서 위빳사나 수행을 통해서(§2) 통찰한 마음과 마음부수(심소)의 법들을 담고 있는 중요한 가르침이다. 본경에서 부처님께서는 사리뿟따 존자가 통찰한 초선부터 비상비비상처까지의 4禪과 4처 즉 색계삼매와 무색계삼매를 구성하는 여러 법들을 차례대로 들고 계시며(§§3~18), 마지막으로 상수멸을 말씀하신다.(§§19~20)

본경에서 4선–4처–상수멸의 9가지 증득 가운데 가장 기본이 되는 초선의 구성요소로는 일으킨 생각[尋], 지속적 고찰[伺], 희열[喜], 행복[樂], 마음의 하나 됨[心一境性], 감각접촉[觸], 느낌[受], 인식[想], 의도[思], 마음[心], 열의[欲], 결심[信解], 정진(精進), 마음챙김[念], 평온[捨], 마음에 잡도리함[作意]의 16가지 법들이 나타난다.(§4) 그런데 여기서 언급되는 16가지 법들 가운데서 마음, 마음챙김, 평온, 행복의 넷을 제외한 12가지는 아비담마의 52가지 심소법들 가운데서 13가지 다른 것과 같아지는 것들(aññasamānā) 중의 생명기능[命根]을 제외한 12가지와 동일하다. 이 가운데서 마음의 하나 됨, 감각접촉, 느낌, 인식, 의도, 마음에 잡도리함은 반드시들(sādhāraṇa)이고, 일으킨 생각, 지속적 고찰, 희열, 열의, 결심, 정진은 때때로들(pakiṇṇaka)이다.(『아비담마 길라잡이』198쪽 이하 참조) 물론 행복(sukha, 즐거운 느낌)은 느낌에 속한다.

이처럼 사리뿟따 존자가 위빳사나를 통해서 통찰한 이러한 법들은 상좌부 아비담마뿐만 아니라 설일체유부 아비담마의 기본이 되는 법수들이다.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사리뿟따 존자를 세존의 아들이요, 법의 상속자라 부르고 계시기도 한데(§22) 본경은 사리뿟따 존자가 부처님의 상수제자이고(D14 §1.9) 법의 대장군이라 불리고(M92 §18) 아울러 아비담마의 효시로 일컬어지는(DhsA.17) 훌륭한 증거가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본경에서 이처럼 4선과 4처에 관계된 법들을 분류하고 계신 분은 부처님이므로 아비담마도 결국은 부처님에서 비롯된 가르침이라 볼 수밖에 없다.


「여섯 가지 청정 경」(M112) 해설

출가의 완성과 청정범행의 완결은 아라한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아라한이 되었노라고 구경의 지혜를 선언하는 자를 두고 어떻게 해서 그가 아라한이 되었다고 판단할 것인가? 부처님 재세 시에는 부처님께서 직접 그 비구가 아라한인지 아닌지를 정확하게 판단하여 주시겠지만(M145 §8; S55:8 §4 이하 등) 부처님이 계시지 않는 시대에는 어떤 방법을 통해서 그가 아라한인가를 판단해야 하는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본경은 여섯 가지를 통해서 아라한인가 아닌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부처님께서 설명하고 계시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

본경의 제목은 여섯 가지 청정(Chabbisodhana)인데 본경에서는 여섯 가지 방법으로 구경의 지혜를 선언하는 비구를 검증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을 붙인 것이다. 본경은 주석서(MA.iv.94)의 설명처럼 다음의 여섯 가지 청정을 담고 있다.

① 네 가지 인습적 표현(본 것, 들은 것, 생각한 것, 안 것에 대한 말)을 통한 검증(§§3~4) ② 오온을 통한 검증(§§5~6) ③ 지․수․화․풍․공․식의 여섯 가지 요소[六大, cha dhāatu]를 통한 검증(§§7~8) ④ 여섯 가지 안팎의 감각장소[六內外處]를 통한 검증(§§9~10) ⑤ 자신의 몸 즉 자신의 수행을 통한 검증, 즉 계의 조목, 감각기능의 단속, 마음챙김과 알아차림[正念․正知]을 잘 갖춤, 다섯 가지 장애의 극복, 네 가지 선의 증득, 누진통의 정형구의 아홉 가지를 통한 검증(§§11~20) ⑥ 남들의 몸 즉 남들의 수행을 통한 검증(§§11~20)

이처럼 주석서는 본경 §§11~20에 나타나는 알음알이를 가진 몸(attano saviññāṇaka-kāya)을 자신의 몸과 남들의 몸의 둘로 나누어서 모두 여섯이 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주석서의 이런 설명이 없으면 왜 다섯 가지의 청정이 아닌 여섯 가지의 청정을 경의 제목으로 하였는지를 파악하기가 힘들 것이다.


「바른 사람 경」(M113) 해설

바른 사람(sappurisa)인가 바르지 못한 사람(asappurisa)인가를 판단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래서 초기경의 도처에서 부처님께서는 바른 사람과 바르지 못한 사람에 대해서 말씀하고 계시는데, 본서 제3권「보름밤의 짧은 경」(M110)과 본서「어리석은 자와 현명한 자 경」(M129)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면 이 둘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본경은 27가지로 이 둘을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그 기준은 이러하다. 바르지 못한 사람은 아래의 상수멸을 제외한 26가지 이유로 자신을 칭송하고 남을 비난한다. 그러나 바른 사람은 언제나 도닦음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이 26가지 경우에 있어서 자신을 칭송하거나 남을 비난하지 않는다. 그리고 바른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상수멸의 증득이 27번째로 언급된다.

본경에 나타나는 27가지는 크게 다음의 네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⑴ ①~⑨ 좋은 가문 출신, 큰 가문에서 출가하는 경우, 부유한 가문에서 출가하는 경우, 세력 있는 가문에서 출가하는 경우, 유명하다는 이유, 4종 필수품을 얻는 경우, 많이 배운 경우, 율에 정통한 경우, 법을 설하는 자인 경우(§§3~11)

⑵ ⑩~⑱ 숲 속에서만 머묾, 분소의만 입음, 탁발 음식만 먹음, 나무 아래 머묾, 공동묘지에 머묾, 노지에 머묾, 장좌불와, 배정된 것에 따라 머묾, 한 자리에서만 먹음(§§12~20)

⑶ ⑲~ 초선부터 비상비비상처까지의 8가지 증득(§§21~28)

⑷  상수멸(§29)

여기서 27번째인 이 상수멸의 경우는 바르지 못한 사람이 증득하지 못한다. 상수멸을 증득하면 불환자나 아라한이라는 성자 즉 바른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상수멸은 바른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기준이다.


「행하고 행하지 말아야함 경」(M114) 해설

니까야에서 유익함과 해로움 즉 선법(善法)과 불선법(不善法)의 판단은 중요하다. 선법과 불선법이 판단되어야 비로소 바른 정진이 가능하며(M141 §29 등) 이것은 칠각지의 택법각지의 내용이기도 하다.(S46:2 §12) 그래서 본서 전체에서도 선법과 불선법의 판단은 도처에 나타나고 있는데 본서 제1권「바른 견해 경」(M9)과 제2권「끼따기리 경」(M70)과 제3권「데와다하 경」(M101)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당연히 선법이면 그것을 받들어 행해야 하고 불선법이면 행하지 말아야 한다. 본경은 모두 7+6+7=20가지에 대해서 받들어 행해야 할 것과 행하지 말아야 할 것을 말씀하신다. 본경은 세존께서 간략하게 설하신 개요를 지혜제일인 사리뿟따 존자가 이를 해설하는 방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경은 세존께서 먼저 개요를 말씀하시고(§3, §22, §39) 사리뿟따 존자가 이를 해석하고(§§5~11, §§24~29, §§41~48) 세존께서 이것을 인정하시는(§§14~20, §§32~37, §§51~58) 방법으로 전개되고 있다.

① 세존께서는 먼저 몸의 행위, 말의 행위, 마음의 행위, 마음의 일어남, 인식의 획득, 견해의 획득, 개체의 획득이라는 7가지 경우와 ② 눈․귀․코․혀․몸․마노의 여섯 감각장소로 인지할 수 있는 법이라는 6가지 경우와 ③ 의복, 음식, 거처, 마을, 읍, 도시, 지방, 사람의 7가지 경우에 대해 받들어 행해야 할 것과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개요를 설하시고, 사리뿟따 존자가 이 각각에 대해 해로운 법[不善法]들이 증장하고 유익한 법[善法]들이 줄어들면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하고 해로운 법들이 줄어들고 유익한 법들이 증장하면 받들어 행해야 한다고 해석한다. 그리고 다시 세존께서는 이것을 인정하신다.

이처럼 본경은 출가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삶의 토대가 되는 이러한 7+6+7=20가지를 들어서 여기에 대한 바른 판단을 설명하는 수행과 정진의 기초가 되는 가르침이다.


「여러 종류의 요소 경」(M115) 해설

부처님께서는 니까야의 여러 곳에서 현자(paṇḍita)에 대해서 말씀하셨다.(M129 등) 그러면 누가 현자인가?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네 가지 주제를 말씀하시고 이 넷을 아는 비구를 일러 현자라 하고, 검증하는 자라 한다고 설하신다. 이 넷은 다음과 같다.

⑴ 요소[界]에 능숙한 자(§§4~9) ⑵ 감각장소[處]에 능숙한 자: 6내처와 6외처(§10) ⑶ 연기(緣起)에 능숙한 자: 12연기의 정형구(§11) ⑷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에 능숙한 자: 7가지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이다(§§12~18 = A1:15:1~28).

이 네 가지는 주석서에서 현자를 정의하는 것으로 인용되고 있다. (MA.iv.82) 여기에 대해서는 본서「차례대로 경」(M111) §2의 주해를 참조하기 바란다.

본경은 이 네 가지 가운데 첫 번째인 요소[界, dhātu]에 능숙한 것(§§4~9)을 다시 ① 18계에 능숙함(§4) ② 지․수․화․풍․공․식의 여섯 가지 요소들[界]에 능숙함(§5) ③ 즐거움의 요소, 괴로움의 요소, 기쁨의 요소, 슬픔의 요소, 평온의 요소, 무명의 요소의 여섯 가지 요소들에 능숙함(§6) ④ 감각적 욕망의 요소, 출리의 요소, 악의의 요소, 악의 없음의 요소, 해코지의 요소, 잔인하지 않음의 요소의 또 다른 여섯 가지 요소들에 능숙함(§7) ⑤ 욕계․색계․무색계의 삼계의 요소들에 능숙함(§8) ⑥ 형성된 요소[有爲界]와 형성되지 않은 요소[無爲界]의 두 가지 요소들에 능숙함(§9)의 여섯 가지로 상세하게 설명하신다. 이처럼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설하고 계시기 때문에 경을 결집한 분들이 본경의 제목을 「여러 종류의 요소 경」으로 채택한 것이다.


「이시길리 경」(M116) 해설

스리랑카에서는 본경이 보호주[護呪, 호주]로 암송되고 있다. 그러므로 본경은『맛지마 니까야』의 보호주라 할 수 있다. 4부 니까야에는 각각 하나 이상의 보호주가 들어있다.『디가 니까야』제3권「아따나띠야 경」(D32)은『디가 니까야』의 보호주이다.『상윳따 니까야』제1권「까시 바라드와자 경」(S7:11)과「알라와까 경」(S10:12)과「깃발 경」(S11:3)과 제5권「병 경」1(S46:14)과「병 경」2(S46:15)의 다섯 개의 경들은『상윳따 니까야』의 보호주이다.『앙굿따라 니까야』제2권「뱀 왕 경」(A4:67)은『앙굿따라 니까야』의 보호주이고 본경은『맛지마 니까야』의 보호주이다. 이처럼 초기불전의 집성인 4부 니까야에서부터 보호주는 각 니까야에 하나 이상씩 포함되어 있다. 

본 보호주, 즉「이시길리 경」의 특징은 많은 벽지불(빳쩨까 부처님)들의 이름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벽지불들의 명호를 외우는 것이 본 보호주의 목적이라 할 수 있다. §4에서는 13분의 벽지불의 명호가 산문으로 나타나고 §5에서부터는 본격적으로 게송을 통해서 여러 벽지불의 명호가 나타난다.

주석서에 의하면 500명의 벽지불이 있었기 때문에 [본경에는] 500명의 명호가 나타난다고 한다. 그런데 본경에 나타나는 벽지불이 500명이 못되는 이유를 “여기에 언급한 벽지불들과 언급하지 않은 벽지불들은 그 이름이 동일하다. 이 오백 명의 벽지불 가운데 아난다 등의 이름이 두 명, 세 명, 열 명, 열두 명이 있었기 때문이다.”(MA.iv.130)라고 설명하고 있다.


「위대한 마흔 가지 경」(M117) 해설

팔정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부처님께서는 최초의 설법(S56:11)도 중도인 팔정도로 시작하셨고 최후의 설법(D16 §5.27)도 팔정도로 마무리하셨다. 특히 세존의 반열반 직전에 마지막으로 세존의 제자가 된 수밧다 유행승에게 팔정도가 있기 때문에 불교 교단에는 진정한 사문이 있다고 하신,『디가 니까야』제2권「대반열반경」(D16 §5.27)의 말씀은 불교 만대의 표준이 되는 대사자후이다.

본경은 이 팔정도에다 ‘바른 지혜(sammā-ñāṇa)’와 ‘바른 해탈(sammā- vimutti)’의 두 가지 구성요소를 더하여(§34 이하) 모두 10가지의 바른 도, 즉 십정도를 설하고 있다. 본경 §34에서 세존께서는 “유학들의 도닦음은 여덟 가지 구성요소를 구족하고, 아라한은 열 가지 구성요소를 구족한다.”고 설하셔서 이 십정도가 아라한이 갖추는 것으로 설하고 계신다. 물론 다른 경들의 가르침에 의하면 십정도는 꼭 아라한들만이 갖추는 것은 아닌 듯하다.(S47:13 §6; S55:26 §10)

이제 본경을 요약해 보자. “바른 견해가 먼저다.”(§4)라고 하여 바른 견해를 근본으로 강조하시면서 세존께서는 먼저 그릇된 견해를 극복하는 것(§§4~9)과 그릇된 사유를 극복하는 것(§§10~15)과 그릇된 말을 극복하는 것(§§16~21)과 그릇된 행위를 극복하는 것(§§22~27)과 그릇된 생계를 극복하는 것(§§28~33)을 말씀하신다. 그러면서 바른 견해, 바른 정진, 바른 마음챙김의 세 가지 법이 이들 정견, 정사유, 정어, 정업, 정명의 다섯 가지 법을 따르고 에워싼다고 설명하신다. 이렇게 하여 먼저 팔정도의 항목들을 설명하신다.

그런 뒤 다시 바른 견해를 시작으로 바른 해탈까지의 십정도(十正道)를 설하시고(§34), 이러한 십정도로 10가지 그릇된 도를 극복하고, 이 10가지 그릇된 도를 조건으로 일어나는 불선법들을 없애며, 반대로 십정도를 조건으로 일어나는 선법들을 수행을 통해 완성하게 된다고 설하신다.(§35)

이렇게 해서 본경은 20가지 유익함의 편에 있는 구성요소와 20가지 해로움의 편에 있는 구성요소(§36)를 들고 있다. 주석서의 설명처럼 이들은 십정도와 십정도를 조건으로 일어나는 유익한 법 20가지와, 10가지 그릇된 도와 10가지 그릇된 도를 조건으로 일어나는 해로운 법 20가지를 말한다.(MA.iv.135) 이처럼 본경에 언급되고 있는 법들은 모두 40가지로 정리할 수 있고, 그래서 경의 제목을 위대한 마흔 가지로 택하였다.

그리고 본경과 아래「위대한 여섯 감각장소 경」(M149)의 제목에 나타나는 ‘위대한’은 mahā를 옮긴 것인데, 이 단어는 본서 전체의 경 제목에서 ‘긴’으로 옮기고 있는 mahā와 같은 단어이지만 용법이 다르다. 그래서 ‘위대한’으로 옮겼다. 아래「위대한 여섯 감각장소 경」(M149)의 해설 마지막 부분도 참조하기 바란다.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 경」(M118) 해설

이미 본서 제1권「마음챙김의 확립 경」(염처경, M10)에서 보았듯이 들숨날숨[出入息]은 몸․느낌․마음․법[身․受․心․法]으로 정리되는 네 가지 마음챙기는 공부의 주제 가운데 첫 번째인 몸[身]에 관계된 14가지 주제(아래 M119의 해설 참조) 중에서도 다시 첫 번째에 해당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상윳따 니까야』제6권「들숨날숨 상윳따」(S54)의 20개 경들에도 정리되어 나타난다.

본경뿐만 아니라『상윳따 니까야』제6권「들숨날숨 상윳따」(S54)의 모든 경들에 나타나고 있는 들숨날숨에 마음챙기는 공부는 “① 길게 들이쉬면서는 ‘길게 들이쉰다.’고 꿰뚫어 알고(pajānāti), 길게 내쉬면서는 ‘길게 내쉰다.’고 꿰뚫어 안다.(§18) … ⑯ ‘놓아버림을 관찰하면서 들이쉬리라.’며 공부짓고 ‘놓아버림을 관찰하면서 내쉬리라.’며 공부짓는다.” (§21)의 16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이 16단계는 다시 네 개의 무리로 분류되어(§§23~28) 네 가지 마음챙김의 확립의 각각에 배대된다. 16단계 가운데 ①~④의 넷은 사념처의 신념처(身念處, 몸에 대한 마음챙김의 확립)에, ⑤~⑧은 수념처(受念處, 느낌에 대한 마음챙김의 확립)에, ⑨~⑫는 심념처(心念處, 마음에 대한 마음챙김의 확립)에, ⑬~⑯은 법념처(法念處, 법에 대한 마음챙김의 확립)에 해당한다고 설하고 계신다. 이러한 설명은『상윳따 니까야』제6권「낌빌라 경」(S54:10) §§7~10에도 나타난다.『청정도론』(VIII.186)에서도 이 가운데서 첫 번째 네 개조(①~④)는 초심자를 위한 가장 기본이 되는 명상주제이며, 나머지 세 개의 네 개조(⑤~⑯)는 ①~④의 수행으로 삼매를 증득한 자를 위해 설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 네 개의 네 개조는 각각 느낌[受], 마음[心], 법(法)의 관찰로써 설한 것이라고 덧붙이고 있다.

계속해서 본경은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을 닦고 많이 [공부]지어서 완성되는 이 네 가지 마음챙김의 확립을 통해서 일곱 가지 깨달음의 구성요소[七覺支]가 완성되고(§§29~40), 다시 명지와 해탈[道와 果]이 완성된다(§§41~43)고 설하고 있다.

이렇게 하여 본경은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을 통해서 명지와 해탈이라는 도와 과를 증득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짓고 있다.


「몸에 대한 마음챙김 경」(M119) 해설

이미 본서 제1권「마음챙김의 확립 경」(M10, 염처경)의 해설에서 살펴보았듯이 초기경들 가운데서 실참수행을 설한 대표적인 경을 들라면 본서 제1권「마음챙김의 확립 경」(M10, 염처경) 혹은「대념처경」(D22)과 본서「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 경」(M118, 出入息念經)과 본경의 셋을 들 수 있다. 마음챙기는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상이다. 그래서 초기불교 수행법을 집대성한 본서 제1권「마음챙김의 확립 경」(M10, 염처경)에서는 이 대상을 크게 몸․느낌․마음․법[身․受․心․法]의 네 가지 주제로 나누고 다시 이를 21가지 혹은 44가지 대상으로 세분하여 설하고 있다. 이 네 가지는 네 가지 마음챙김의 확립[四念處]이라 불리며 37보리분법의 7가지 주제 가운데 처음에 자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첫 번째인 몸[身, kāya]이라는 대상은 다시 14가지로 정리되는데, 이 몸과 관련된 대상만을 집대성해서 설하고 있는 것이 바로 본경 즉「몸에 대한 마음챙김 경」이다. 이 14가지 주제는 ① 들숨날숨(§4) ② 네 가지 자세(§5) ③ 네 가지 분명하게 알아차림(§6) ④ 32가지 몸의 형태(§7) ⑤ 사대를 분석함(§8) ⑥~⑭ 아홉 가지 공동묘지의 관찰(§§9~17)이다.

그리고 14가지 주제로 된 본경 §§4~17의 이 가르침은 본서 제1권「마음챙김의 확립 경」(M10) §§4~30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마음챙김의 확립 경」(M10) §5 등에는 다음의 정형구가 나타난다.

“이와 같이 안으로 [자기의] 몸에서 몸을 관찰하며[身隨觀] 머문다. … 그것은 오직 지혜를 증장하게 하고, 오직 마음챙김을 강하게 한다. 이제 그는 [갈애와 견해에] 의지하지 않고 머문다. 그는 세상에서 아무것도 움켜쥐지 않는다.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비구는 몸에서 몸을 관찰하며 머문다.”

그러나 본경에는 이 대신에 §4 등에서 14가지 대상의 정형구 다음에 다음의 정형구가 나타난다.

“그가 이와 같이 방일하지 않고 열심히, 스스로 독려하며 머물 때 마침내 저 세속에 얽힌 재빠르게 일어나는 생각들이 사라진다. 그런 것들이 사라지기 때문에 마음은 안으로 확립되고 고요해지고 하나에 고정되어 삼매에 든다. 비구들이여, 바로 이와 같이 비구는 몸에 대한 마음챙김을 닦는다.”

즉「마음챙김의 확립 경」(M10)에는 ‘오직 지혜를 증장하게 하고’라고 위빳사나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정형구가 나타나지만, 본경에는 ‘마음은 안으로 확립되고 고요해지고 하나에 고정되어 삼매에 든다.’는 사마타 혹은 삼매와 관계된 정형구가 강조되고 있다. 이처럼 본경은 사마타 혹은 삼매 수행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본경 §§18~21에는 네 가지 禪의 정형구가 강조되고 있으며, 이러한 禪을, 더 정확히 말하면 제4선을 토대로 실현되는 육신통의 정형구가 §§37~41에 나타나고 있다. 이 네 가지 선의 정형구와 육신통의 정형구는「마음챙김의 확립 경」(M10)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의도적 행위에 의한 태어남 경」(M120) 해설

초기불전의 도처에서 부처님께서는 윤회를 강조하여 말씀하신다. 모든 번뇌를 다 부수어서 아라한이 되어 반열반을 실현하지 못하는 한 모든 존재는 다시 태어나기 마련이다. 이렇게 윤회는 엄격하게 전개된다. 그래서『청정도론』에서 붓다고사 스님은 출가 수행자인 비구를 “윤회에서 두려움을 보는 자”(Vis.I..43)라고 정의하고 있다. 아라한을 제외한 예류자, 일래자, 불환자라는 성자들을 포함한 모든 존재가 다시 태어나기 마련이라면 인간은 좋은 곳 즉 선처에 태어나기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선처에 태어날 것인가? 본경은 그것을 설하고 있다.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먼저 믿음, 계행, 배움, 관대함, 통찰지(saddhā, sīla, suta, cāga, paññā)의 다섯 가지 덕목을 갖추어야 한다(§3)고 설하시는데 이 다섯 가지 덕목은 본서 제3권「에수까리 경」(M96) §9에도 나타나고 있다. 주석서는 이 다섯 가지를 토대로 해서 선처에 태어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데 본경 §37의 주해에서 인용하고 있는 주석서(MA.iv.149)를 참조하기 바란다.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이 다섯 가지를 토대로 하여 태어나고자 하는 선처를 정하여 그곳에 태어나고자 하는 의도적 행위를 닦아야 한다고 말씀하신다.(§§3~36)

본경은 선처 가운데 인간으로는 부유한 끄샤뜨리야 가문과 부유한 바라문 가문과 부유한 장자의 가문의 셋을 들고 있고(§§3~5) 천상으로는 육욕천인 욕계 천상과 범천부터 색구경천까지의 15개의 색계 천상과(§§12 ~32) 공무변처부터 비상비비상처까지의 4개의 무색계 천상(§§33~36)을 들고 있다. 이렇게 선처로 22가지를 말씀하신 뒤에, 마음의 해탈[心解脫]과 통찰지를 통한 해탈[慧解脫]을 바로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최상의 지혜로 알고 실현하고 구족하여 머물게 되면 어떤 곳에도 다시는 태어나지 않는다(§37)고 말씀하시면서 가르침을 마무리 지으신다.


제13장「공 품」(M121~130)


「공(空)에 대한 짧은 경」(M121) 해설

본경과 다음 경은 초기불전에 나타나는 공에 대한 가르침을 대표하는 경이라 할 수 있다. 본경은 아난다 존자가 “아난다여, 나는 요즈음 자주 공에 들어 머문다.”(§2)라는 세존의 말씀을 언급하자 이를 바탕으로 세존께서 설하신 가르침이다. 주석서는 본경과 다음 경에서의 공(空)을 “열반을 대상으로 한 공(空)한 과의 증득”(MA.iv.149; 160)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이러한 구경의 공의 경지(MA.iv.152)를 증득할 것인가? 주석서를 참조하면 본경은 이것을 10가지 단계로 설한다고 정리할 수 있다.(본경 §5의 주해 참조) 그것은 다음과 같다.

① 사람이라는 인식으로 마을이라는 인식을 물리침(§4)

② 앞의 인식들을 물리치고 숲이라는 인식 하나만을 마음에 잡도리함(§5)

③ 같이하여 땅이라는 인식 하나만을 마음에 잡도리함(§6)

④ 같이하여 공무변처라는 인식 하나만을 마음에 잡도리함(§§6~8)

⑤ 같이하여 식무변처라는 인식 하나만을 마음에 잡도리함(§7)

⑥ 같이하여 무소유처라는 인식 하나만을 마음에 잡도리함(§8)

⑦ 같이하여 비상비비상처라는 인식 하나만을 마음에 잡도리함(§9)

⑧ 표상이 없는 마음의 삼매라는 인식 하나만을 마음에 잡도리함(§10)

⑨ 표상이 없는 마음의 삼매를 통해 증득된 도로써 위빳사나를 물리침(§11)

⑩ 지극히 청정한 구경의 위없는 공을 보이심(§§12~13)

이 열 번째인 지극히 청정한 구경의 위없는 공을 주석서는 ‘구경의 공의 경지(accanta-suññata)’로 표현하고 있다.(본경 §5의 주해 참조) 이 ‘지극히 청정한 구경의 위없는 공’은 본서 제2권「교리문답의 긴 경」(M43)에서 “확고부동한 마음의 해탈이야말로 탐욕이 공하고 성냄이 공하고 어리석음이 공합니다.”(§§36~37)라고 설명되고 있는 확고부동한 마음의 해탈과 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주석서와 복주서는 이 경지를 아라한과의 증득이라고 설명하고 있다.(MAṬ.ii.323)

여기서 보듯이 본경은 공의 경지를 체득하는 방법으로 4禪 대신에 4처 즉 공무변처부터 비상비비상처를 강조하신다. 4선은 색계와 배대되어 색계선이라 불리고 4처는 무색계와 배대되어 무색계선이라 불리는데, 공은 물질이 없는 경지 즉 무색계와 더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으로 해석해야 할 듯하다.

한편 공에 들어 머묾이라는 표현이 본서「탁발음식의 청정 경」(M151) §2 이하에도 나타나고 있으므로 참조하기 바란다.


「공(空)에 대한 긴 경」(M122) 해설

초기불전에서 공을 설하는 대표적인 경이라 할 수 있는 본경과 앞의 경은 공의 경지를 증득하는 방법을 설하고 있다. 앞의「공(空)에 대한 짧은 경」(M121)은 무색계 4처를 강조하고 있지만(§§6~9) 본경은 네 가지 禪을 바탕으로 하여 좀 더 구체적인 수행방법을 통해서 공을 체득하고 과위를 증득하는 것을 여덟 가지 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그것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먼저 본경은 대중생활을 떠나서 홀로 머물면서 수행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3~6) ② 공을 증득하기 위한 토대로 네 가지 禪의 정형구를 설하신다.(§§7~8) 이러한 네 가지 선을 바탕으로 안으로 자신의 오온에 대해서 공을 마음에 잡도리하고, 같은 방법으로 밖으로 즉 남의 오온에 대해서 공을 마음에 잡도리하고, 안팎으로 함께 공을 마음에 잡도리하고, 다시 흔들림 없음(즉 무색계)을 마음에 잡도리한다.(§§9~10) ④ 이를 바탕으로 마음이 경행으로 기울 경우의 대처법과(§11), ⑤ 이야기로 기울 경우의 대처법과(§12), ⑥ 사유로 기울 경우의 대처법과(§13), ⑦ 자신에게 일어난 다섯 가닥의 얽어매는 감각적 욕망을 반조함과(§§14~15), ⑧ 오취온의 일어남과 사라짐을 관찰함(§§16~17)을 설하신다.

여기서 공과 관련이 있는 수행은 ③에 해당한다. 여기서도 공은 흔들림 없음 즉 무색계와 연관되어 있다. 이러한 무색계의 증득을 바탕으로 ⑥~⑧에서 과위를 증득하는 구조로 본경은 전개되고 있다. 그리고 주석서는 이 가운데 ⑥ 사유로 기울 경우에 대한 대처를 예류과와 일래과의 증득에 ⑦ 다섯 가닥의 얽어매는 감각적 욕망에 대한 반조를 불환과의 증득에 ⑧ 오취온의 일어남과 사라짐의 관찰을 아라한과의 증득에 배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스승과 제자의 관계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설명하는 것으로 경은 마무리된다.(§§19~26)

본경의 전체에서 볼 때 공의 언급은 간단하게 나타난다.(§§9~10) 그렇지만 경을 결집한 분들은 본경의 제목을「공(空)에 대한 긴 경」으로 정하고 이것을「공(空)에 대한 짧은 경」다음에 놓고 있는데 공의 언급을 본경의 가장 큰 특징으로 파악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경이롭고 놀라운 일 경」(M123) 해설

부처님은 모든 불자들의 스승일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과 신들의 스승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미 니까야의 도처에서 부처님은 천인사(天人師)로 묘사되고 있다. 이러한 천인사인 부처님께서는 태어나실 때부터 분명히 일체 생명들과는 다른 경이롭고 놀라운 특질을 가지고 계셨을 것이다. 부처님의 특질에 대한 이런 믿음은 부처님의 직계제자들에게도 당연히 있었다. 본경에서 아난다 존자도 그러하고,『디가 니까야』제3권「확신경」(D28)에서 법의 총사령관인 사리뿟따 존자도 마찬가지였다.

본경의 제목이 보여주듯이 본경에서 아난다 존자는 자신이 ‘세존의 면전에서 직접 들었고 세존의 면전에서 직접 받아 지녔던’ 여래가 갖추고 계신 경이롭고 놀라운 일을 19가지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아난다 존자는 “보살께서 마음챙기고 분명하게 알아차리면서 도솔천에 태어났다.”(§3)라는 것을 시작으로  “보살이 어머니에게서 태어날 때 … 이 일만 세계가 진동하고 흔들리고 요동쳤으며 신들의 능력을 뛰어넘는 측량할 수 없는 광휘로운 빛이 그 세계에 나타났다.”(§21)라는 것까지 모두 19가지로 ‘세존께 있었던 경이롭고 놀라운 일’을 말씀드린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여래에게는 느낌과 인식과 사유가 분명하게 드러나면서 일어나고 분명하게 드러나면서 머물고 분명하게 드러나면서 사라진다.”라는 한 가지를 더 추가하신다.(§22) 그래서 본경에는 모두 20가지의 세존께 있었던 경이롭고 놀라운 일을 기술하고 있다. 그리고 19가지 부처님의 경이로움을 기술하고 있는 본경의 §§6~21은『디가 니까야』제2권「대본경」(大本經, D14)의 §§1.17~1.30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본경에는 천상천하유아독존으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다음의 정형구가 18번째 경이롭고 놀라운 일로 나타나고 있다. 전문을 옮겨 보면 이러하다.

“보살은 태어나자마자 두 발로 가지런히 땅에 서서 북쪽을 향해 일곱 발짝을 내딛고 하얀 일산이 펴질 때 모든 방향을 두루 살펴보면서 ‘나는 세상에서 최상이요, 나는 세상에서 으뜸이요, 나는 세상에서 가장 어른이다. 이것이 마지막 생이다. 더 이상 다시 태어남[再生]은 없다.’라고 대장부다운 말을 했다.”(§20)


「박꿀라 경」(M124) 해설

앞의 경처럼 본경의 주제도 경이롭고 놀라운 일인데 본경은 박꿀라 존자에게 일어난 경이롭고 놀라운 일 36가지를 담고 있다.

본경에서 박꿀라 존자는 예전 재가자였을 적 친구인 나체수행자 깟사빠와의 대화를 통해서 “나는 출가한 이래 80년 동안 단 한 번도 감각적 욕망에 대한 인식이 일어난 기억이 없습니다.”(§3)로부터 시작해서 “나는 출가하여 7일 동안은 빚진 사람으로 지역민들이 주는 공양을 먹었습니다. 8일째에 구경의 지혜가 일어났습니다.”(§38)까지의 36가지 경이롭고 놀라운 일들을 담담하게 말하고 있다. 이 말을 다 들은 나체수행자 깟사빠는 마침내 구족계를 받고 출가하여 아라한이 되었으며(§39) 박꿀라 존자는 비구승가 가운데 앉아서 반열반에 들었다고 나타나고 있다.(§§40~41)

주석서에 의하면 “이 경은 [부처님이 반열반하신 백 년 뒤에 열린] 제2차 결집에서 합송되었다.”(MA.iv.197)고 한다.


「길들임의 단계 경」(M125) 해설

우리 인간이 사는 이 세계는 욕계에 속한다. 감각적 욕망이 넘쳐흐르는 곳이라는 뜻이다. 삼매나 깨달음이나 해탈이나 열반과 같은 고귀한 경지는 이러한 감각적 욕망을 넘어선 경지이고 그래서 감각적 욕망에 휘둘리지 않아야 실현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감각적 욕망이 가득한 이 욕계에 사는 인간들이 이러한 고귀한 경지를 터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본경은 이러한 감각적 욕망의 지배를 받는 자야세나 왕자가 아찌라와띠 사미와의 대화에서 “비구가 방일하지 않고 열심히 스스로 독려하며 머물 때 마음이 하나됨을 얻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5)라고 단언하고 가버리자 아찌라와띠 사미가 부처님께 이러한 사실을 말씀드리는 일화로부터 시작된다.(§6) 세존께서는 먼저 감각적 욕망에 물들어 사는 자야세나 왕자가 “감각적 욕망에서 벗어나야 실현할 수 있는 것을 알고 보고 실현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불가능하다.”(§7)고 말씀하시면서 여러 비유를 말씀하신다.(§§8~12)

그리고 여래의 출현부터 삼명의 실현까지를 담고 있는『맛지마 니까야』의 15단계 계․정․혜의 정형구를 코끼리 길들이기의 비유 등을 넣어가면서 설하신다.(§§13~29) 그러고 나서 이런 사람이야말로 “공양받아 마땅하고, 선사받아 마땅하고, 보시받아 마땅하고, 합장받아 마땅하며, 세상의 위없는 복밭[福田]이다.”(§30)라고 결론을 내리신다. 특이한 점은 본경은 초선의 정형구 대신에 §§22~24에서 사념처의 정형구가 나타나는 점이다.

본경에는 길들여지고 길들여지지 않은 코끼리와 말과 소의 비유(§8), 야생 코끼리를 잡아와서 조련하는 비유(§12), 코끼리 조련사가 코끼리를 제어하는 비유(§23), 길들여지지 않고 훈련되지 않은 왕의 코끼리(§31)와 길들여지고 훈련된 왕의 코끼리의 비유(§32)가 나타난다. 이런 비유를 들면서 §§13~32에서 길들임의 단계를 설하고 계시기 때문에 본경의 제목을「길들임의 단계 경」이라 붙였을 것이다.

본경은 감각적 욕망이 가득한 이 욕계에 살고, 더군다나 감각적 욕망을 한없이 자극하는 자본주의의 첨단을 달리는 지금의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 불자들이 깊이 음미해봐야 할 가르침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부미자 경」(M126) 해설

대전에서 서울을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가려는 염원이나 원력만으로 갈 수 있는가? 아니다. 가려는 염원도 중요하겠지만 당연히 실제 서울로 가는 행위가 중요하다. 그리고 행위만 한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대전에서 방향을 부산으로 잡고 아무리 열심히 가더라도 서울에는 도착할 수 없다. 더 멀어질 뿐이다. 이 당연한 논리를 세존께서는 본경에서 말씀하고 계신다. 해탈․열반을 실현하려면 당연히 실현하려는 염원도 있어야 하지만 염원만으로는 안된다. 실제적인 수행을 해야 한다. 수행도 잘못하면 아무리 열심히 하더라도 오히려 해탈․열반에서 멀어질 뿐이다. 올바른 수행 즉 팔정도를 실천해야 해탈․열반을 실현할 수 있다.

본경은 앞의 경에 나타난 자야세나 왕자와 그의 외삼촌인 부미자 존자와의 대화에서 출발한다. 왕자의 처소를 찾은(§2) 부미자 존자에게 왕자는 ‘염원을 가지거나, 가지지 않거나, 가지기도 하고 가지지 않기도 하고, 가진 것도 아니고 가지지 않는 것도 아니건 간에 청정범행을 닦는 것은 그 결실을 얻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어떤 사문․바라문의 견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여쭙고(§3) 부미자 존자는 세존께 다가가서 이 문제에 대해서 질문을 드린다.(§§4~7)

세존께서는 그들이 그릇된 견해 등의 8가지 그릇된 도를 가졌다면 아무리 청정범행을 닦더라도 염원의 있고 없음과 관계없이 그 결실을 얻을 수 없으니 그런 그릇된 도는 결실을 얻는 적절한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여러 비유와 함께 명료하게 말씀하신다.(§§9~13) 

반대로 어떤 사문들이나 바라문들이든 팔정도를 가졌다면 그 결실을 얻을 수 있으니 그런 바른 도는 결실을 얻는 적절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위의 동일한 비유를 바른쪽으로 적용하신다.(§§14~18) 

성스러운 팔정도는 부처님의 최초설법인「초전법륜경」(S56:11)의 내용이면서 세존의 마지막 설법의 내용(D16 §5.27)이기도 하다. 이처럼 팔정도는 불교의 가장 중요한 실천도이면서도 진정한 사문과 바라문인가 아닌가를 판단하는 잣대가 된다. 그리고 염원이 있든 없든 팔정도를 닦지 않는다면 청정범행의 결실을 얻을 수 없다는 본경 §§9~13의 말씀과 반대로 염원이 있든 없든 팔정도를 닦으면 청정범행의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14~18의 말씀은『상윳따 니까야』제3권「까뀌자루 경」(S22:101) §6의 비유와 가르침과 견주어 볼 수 있다. 세존께서는 그 경에서 수행에 몰두하는 비구가 아무리 ‘참으로 나는 취착이 없어져서 번뇌들로부터 마음이 해탈하기를.’이라고 염원(원력, 소망)을 가져도 37보리분법을 닦지 않으면 결코 해탈하지 못한다고 강조하신다. 이처럼 본경은 염원 혹은 원력보다는 팔정도의 실참수행을 강조하고 계신다.


「아누룻다 경」(M127) 해설

괴로움을 종식시키고 괴로움에서 풀려나고 벗어나는 해탈(vimutti)은 초기불교의 중요한 주제이다. 그래서 니까야에는 이러한 해탈에 대한 여러 가르침이 나타난다. 본서 제4권의 찾아보기에서 마음의 해탈을 찾아보면 알겠지만 본서에서만 해도 마음의 해탈과 통찰지를 통한 해탈 등 14개 이상의 해탈에 관한 술어가 나타나고 있다. 벗어나는 대상과 벗어나는 방법과 벗어나는 정도와 벗어나는 당체 등의 차이에 따라서 이런 다양한 해탈에 대한 가르침이 초기불전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해탈들 가운데 본경에서는 무량한 마음의 해탈(appamāṇā ceto-vimutti)과 고귀한 마음의 해탈(mahaggatā ceto-vimutti)이 논의되고 있다.

본경에서 빤짜깡가 목수는 아누룻다 존자에게 무량한 마음의 해탈과 고귀한 마음의 해탈이라는 것은 서로 뜻도 다르고 표현도 다른가, 아니면 뜻은 같고 표현만 다른가를 질문한다.(§4) 아누룻다 존자는 뜻도 다르고 표현도 다르다고 대답하면서(§6) 무량한 마음의 해탈을 4무량심의 정형구로 정리한다.(§7) 그리고 비구가 한 그루의 나무 뿌리만큼의 장소를, … 나아가서 바다에 둘러싸인 대지만큼의 장소를 고귀함으로 가득 채우고 머무는 것을 고귀한 마음의 해탈이라 한다고 정리한다.(§8) 주석서는 “고귀한 마음이란 색계와 무색계의 마음이다.”(MA.i.280; AA.iii.776)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고귀한 마음의 해탈의 결과에 따른 존재의 종류를 보이기 위해서”(MA.iv.201) 작은 광명[小光]으로 충만한 천신, 무량한 광명[無量光]으로 충만한 천신, 오염된 광명으로 충만한 천신, 청정한 광명으로 충만한 천신의 네 가지 존재의 태어남을 설명하며(§9이하) 이어서 비유를 들고 있다.(§§10~12) 아누룻다 존자는 전에 오랜 세월 그 천신들과 함께 지낸 적이 있고 함께 이야기를 한 적이 있고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고 말한다. 이러한 설명은 그가 왜 천안제일(A1:14:1-5)로 불리는가를 알 수 있는 좋은 보기가 된다 할 수 있다.


「오염원 경」(M128) 해설

출가는 수행을 통해서 열반을 실현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목적을 가지고 출가한 자는 ⑴ 어떻게 일상생활을 영위해야 하며 ⑵ 어떻게 수행 특히 삼매수행을 해야 하는가? 본경은 꼬삼비의 동쪽 대나무 동산에서 함께 머물고 있는 아누룻다 존자와 난디야 존자와 낌빌라 존자와 세존간의 대화를 통해서 이 두 가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중요한 경이다.

본경 §§1~7에 의하면 꼬삼비에는 비구들의 분쟁이 생겼다. 그들은 중재하려는 세존의 말씀도 듣지 않게 되자(§4) 세존께서는 세존의 간곡한 마음이 담긴 게송을 읊으시고(§6) 발라깔로나까라 마을로 가셔서 바구 존자에게 설법을 하시어 그를 기쁘게 하신 뒤에(§7) 동쪽 대나무 동산으로 가시어(§8) 아누룻다 존자와 난디야 존자와 낌빌라 존자와 함께 대화를 나누시는 것으로 본경은 전개되고 있다. 본경이 설해진 배경은 본서 제2권「고싱가살라 짧은 경」(M31)과 같다. 본경에는 대중생활 특히 작은 절이나 토굴에서 하는 대중생활 방법과 수행에 진전이 없는 원인을 자세히 밝히고 있다.

⑴ 먼저 본경에서 아누룻다 존자는 세존의 질문에 대답하면서 출가자가 일상생활에서 갖추어야 하는 다섯 가지를 언급하고 있다. 그것은 ① 항상 서로에 대해 자애로운 몸과 말과 마음의 업(業)을 유지함 ② 먼저 탁발에서 돌아온 자가 자리 등을 준비하고 나중에 돌아온 자는 이것을 정리함 ③ 누구든 물 항아리들이 비어 있는 것을 보면 그것을 준비함 ④ 묵언을 깨뜨리지 않음 ⑤ 닷새마다 법담으로 온밤을 지새움이다.(§§12 ~14)

⑵ 그리고 그들은 수행 중에 나타난 광명과 형색이 사라져버리는 원인에 대해서 세존께 질문을 드린다.(§15) 여기에 대해서 세존께서는 아직 깨달음을 이루기 전 보살이었을 때 경험하신 바를 말씀하시면서 삼매를 방해하는 마음의 오염원들 11가지를 말씀하신다.(§§16~26) 그 11가지는 의심, 마음에 잡도리하지 않음, 해태와 혼침, 두려움, 의기양양함, 무력증, 지나친 정진, 느슨한 정진, 갈애, 다양한 인식, 형색들에 대한 지나친 명상이다. 계속해서 세존께서는 이러한 오염원들을 제거하고 성취하신 삼매를 세 종류의 삼매로 설명하시고(§§30~31) 이를 바탕으로 ‘나의 해탈은 확고부동하다. 이것이 나의 마지막 태어남이며, 이제 더 이상의 다시 태어남[再生]은 없다.’라는 지와 견이 일어났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가르침을 마무리 지으신다.(§32)

본경은 작은 암자에 기거하는 출가자들의 구체적인 생활방식과 삼매수행을 방해하는 오염원들과 삼매수행의 체험을 담고 있는데 수행자들이 눈여겨볼 만하다.


「어리석은 자와 현명한 자 경」(M129) 해설

초기불전은 윤회를 당연한 것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윤회의 주체는 매찰나의 흐름 속에서 무수히 짓게 되는 업이며 이러한 업이 해로운 업[不善業]이면 지금․여기에서도 괴로움을 받고 윤회의 과정 속에서는 지옥․축생․아귀에 태어나 괴로움을 받는다. 반대로 짓는 업이 유익한 업[善業]이면 지금․여기에서 즐거움을 경험하고 윤회의 과정 속에서는 인간과 특히 천상에 태어나 즐거운 과보를 받게 된다. 불교에서 윤회는 육도윤회로 최종적으로 정리가 되는데 본서 제1권「사자후의 긴 경」(M12) §35 등과 본경에서 보듯이 초기불전은 오도윤회 즉 다섯 가지 태어날 곳[五趣]의 가르침이 주를 이룬다. 여기에 대해서는『상윳따 니까야』제2권 해제(64쪽 이하)를 참조하기 바란다.

본경은 어리석은 자(bāla)와 현명한 자(paṇḍita)의 특징을 몸과 말과 마음의 삼업을 통해서 설명하고(§2와 §27), 특히 이들이 받게 되는 과보를 지금․여기에서 받는 것과 지옥․축생․아귀․인간․천상의 다섯 가지 태어날 곳에 태어나서 받는 괴로움과 즐거움으로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세존께서는 먼저 어리석은 자가 몸과 말과 마음으로 해로운 업을 지어서 지금․여기에서 받게 되는 세 가지 괴로움과 슬픔을 설명하신다.(§§3~5) 그리고 어리석은 자는 죽은 뒤에 불행한 상태[苦界], 비참한 세계[惡趣], 파멸처, 지옥에 생겨난다고 말씀하신 뒤에(§6) 지옥에 태어나서 받게 되는 고통과 여러 종류의 축생과 그들이 받는 고통을 묘사하시고(§§7~24) 인간으로 태어나더라도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에 태어난 경우를 들고 계신다.(§25)

또한 현명한 자가 지금․여기에서 즉 현세에서 인간으로 누리는 세 가지 즐거움과 기쁨을 말씀하시고(§§28~30) 몸이 무너져 죽은 뒤 천상 세계에 태어나며 전륜성왕의 비유를 들어 천상의 즐거움을 말씀하신다. (§§32~49) 여기서 세존께서는 전륜성왕이 구족하게 되는 일곱 가지 보배(§§34~41)와 네 가지 성취(§§42~45)를 자세하게 언급하시는데, 이것은『디가 니까야』제2권「마하수닷사나 경」(D17) §§1.7~1.21과 같다.

그리고 전륜성왕이 누리는 이러한 즐거움은 천상의 즐거움과 견주면 이름조차 없으며 그것은 작은 조각에도 미치지 못하며 비교 자체가 불가하다고 말씀하시면서(§47) 가르침을 마무리 지으신다.


「저승사자 경」(M130) 해설

불교에서는 금생의 흐름[相續, santati]이 내생으로 연결되어 다시 태어나는 것, 즉 재생(再生, rebirth)을 윤회라 부른다. 그래서 주석서에서는 “5온․12처․18계[蘊․處․界]가 연속하고 끊임없이 전개되는 것을 윤회라 한다.”(SA.ii.156)라고 명확하게 정리하고 있다. 이처럼 불교의 윤회 혹은 재생은 갈애와 무명을 근본원인으로 한 오온의 흐름이다.

윤회는 초기불전에서는 주로 지옥․축생․아귀․인간․천상의 오도윤회로 나타나며, 여기에다 아수라를 넣으면 육도윤회로 정리가 된다. 이러한 육도윤회 혹은 오도윤회 가운데 지옥․축생․아귀를 삼악도라 하며 그 가운데 지옥이 가장 고통이 심한 비참한 곳이다. 본경은 오도윤회 혹은 육도윤회의 삼악도 가운데서 가장 고통이 심한 지옥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경이다.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먼저 “인간을 넘어선 신성한 눈[天眼]으로 중생들이 죽고 태어나고, 천박하고 고상하고, 잘생기고 못생기고, 좋은 곳[善處]에 가고 나쁜 곳[惡處]에 가는 것을 보고, 중생들이 지은 바 그 업에 따라 가는 것을 본다.”(§2)라고 말씀하시면서 저승사자가 데려온 죽은 사람과 염라대왕과의 대화를 소개하신다.(§3 이하) 세존의 말씀 가운데 염라대왕은 죽어서 저승사자에게 잡혀온 사람에게 염라대왕이 보낸 다섯 명의 저승사자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그것은 갓난아이(§3), 노인(§4), 중병에 걸린 사람(§5), 왕의 혹심한 고문(§6), 부패된 시체(§7)이다. 그리고 지옥지기의 살벌한 고문과 지옥지기의 고문 후에 던져지게 되는 대지옥 등의 여러 지옥에서 받는 고통에 대한 생생한 묘사가 담겨 있다. (§§10~27)

세존께서는 이것은 “내가 스스로 알고 스스로 보고 스스로 발견한 것을 그대들에게 말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하면서 게송으로 설법을 마무리하신다.


제14장「분석 품」(M131~142)


「지복한 하룻밤  경」(M131) 해설

본경부터「로마사깡기야 존자와 지복한 하룻밤 경」(M134)까지의 네 개의 경들은 모두 다음 게송을 중심에 두고 이와 관계된 일화로 구성되어 있다.


    “과거를 돌아보지 말고 미래를 바라지 마라

    과거는 떠나갔고 미래는 오지 않았다.

    현재 일어나는 현상들[法]을 바로 거기서 통찰한다.

    정복당할 수 없고 흔들림이 없는

    그것을 지혜 있는 자 증장시킬지라.

    오늘 정진할지라. 내일 죽을지 누가 알겠는가?

    죽음의 무리와 더불어 타협하지 말지라.

    이렇게 노력하여 밤낮으로 성성하게 머물면

    지복한 하룻밤을 보내는 고요한 성자라 하리.”


본경은 세존께서 사왓티의 제따 숲에 있는 급고독원에서 비구들에게 설하신 것인데, 위의 게송 가운데 처음의 세 구절을 세존께서 설명하시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어떻게 과거를 돌아보는가? 나는 과거에 이런 오온을 가졌다고 생각하면서 그것에서 기쁨을 발견한다.(§4) 어떻게 과거를 돌아보지 않는가? 나는 과거에 이런 오온을 가졌다고 생각하면서 그것에서 기쁨을 발견하지 않는다.(§5)

② 어떻게 미래를 바라는가와 어떻게 미래를 바라지 않는가에 대해서도 앞에서와 같은 방법으로 오온으로 설명하신다.(§§6~7)

③ 어떻게 현재 일어나는 현상들[法]에 정복당하거나 정복당하지 않는가? 배우지 못한 범부가 20가지 유신견을 가지면 정복당한 것이요(§8) 잘 배운 성스러운 제자가 20가지 유신견을 가지지 않으면 정복당하지 않은 것이다.(§9)


「아난다 존자와 지복한 하룻밤 경」(M132) 해설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법을 설하여 가르치는 아난다 존자를 부르셔서 그가 어떻게 지복한 하룻밤의 게송을 암송하고 가르쳤는가를 물으신다.(§2) 아난다 존자는 §3 이하에서 앞의 M131에서 세존께서 설하신 대로 대답을 한다. 그러자 §§12~19에서 세존께서도 똑같이 반복하시는 것으로 경은 구성되어 있다.


「마하깟짜나 존자와 지복한 하룻밤 경」(M133) 해설

본경은 라자가하의 따뽀다(온천) 원림에서 사밋디 존자가 이른 새벽에 일어나 몸을 씻으러 온천으로 갔는데 어떤 천신이 사밋디 존자에게 지복한 하룻밤의 가르침에 대한 요약과 분석을 통달할 것을 권하고 사라지는 것(§2)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러자 사밋디 존자는 세존을 뵈러 갔고(§§3~6) 비구들은 마하깟짜나 존자에게 상세하게 뜻을 분석해주기를 청하고 존자가 이를 설명하는 것(§§7~13)으로 본경은 구성되어 있다.

본서 제1권「꿀 덩어리 경」(M18)에서 마하깟짜나 존자는 인간의 정신활동을 근–경–식–촉–수–상–심–[사량 분별]–사량 분별이 함께한 인식의 더미라는 8지 연기 혹은 9지 연기로 해체해서 상세하게 분석하고 있다.(M18 §§16~18) 존자의 이러한 분석과 해체에 능한 자질은 본경에서도 역시 유감없이 발휘된다. 본경의 §§12~18은 세존께서 읊으신 M131의 지복한 하룻밤의 게송에 대한 마하깟짜나 존자의 상세한 분석을 담고 있는데 존자는 여기서도 존재를 6근–6경–6식–6탐–6희로 해체해서 설명하면서 이런 과정으로 인간은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바라고 현재의 현상들에 정복당한다고 설파하고 있다.

본서에 나타나는 지복한 하룻밤의 게송에 대한 네 개의 경(M131~M134) 가운데 본경을 제외한 나머지 세 개의 경은 오온을 통해서 게송을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본경에서 마하깟짜나 존자는 12가지 감각장소(12처) 즉 여섯 가지 안의 감각장소(육내처)와 여섯 가지 밖의 감각장소(육외처)를 통해서 이 게송을 설명하고 있으며(§§13~19), 세존께서도 이것을 옳다고 인정하고 계신다.(§21) 오온과 육내외처의 가르침은 각각 불교의 인간관과 세계관에 해당한다. 세존께서는 나와 세상을 이처럼 오온과 육내외처로 해체해서 무상․고․무아를 철견하고 그래서 염오–이욕–해탈–구경해탈지를 성취하는 것을 불교의 기본적인 교학과 수행으로 강조하고 계신다. 여기에 대해서는 본 해설 가운데 M147과 M148의 해설도 참조하고 자세한 것은『초기불교 이해』213쪽 이하 등을 참조하기 바란다.


「로마사깡기야 존자와 지복한 하룻밤 경」(M134) 해설

로마사깡기야 존자는 삭까의 까삘라왓투에 있는 니그로다 원림에 머물고 있었다.(§1) 그때 짠다나 천신이 위 M133처럼 존자에게 나타나서 지복한 하룻밤의 게송에 대한 요약과 분석을 배우기를 권한다. 그러자 존자는 의발을 정돈하여 길을 떠나 사왓티 제따 숲의 급고독원에 계시는 세존을 찾아가서 이 사실을 고한다. 그래서 세존께서는 §§7~14에서 M131의 §§3~10과 같이 가르침을 주시는 것으로 본경은 전개되고 있다.

이처럼 지복한 하룻밤에 대한 가르침은 본 품의 네 개의 경에 나타나고 있는 중요한 설법이다. 지복한 하룻밤으로 옮긴 이유에 대해서는 본서「지복한 하룻밤 경」(M131)의 제목에 대한 주해를 참조하기 바란다.


「업 분석의 짧은 경」(M135) 해설

본경부터 본 품의 마지막인「보시의 분석 경」(M142)까지의 8개 경들은 모두 중요한 주제나 술어를 분석하는 분석 경(vibhaṅga-sutta)들을 모은 것이다.

인간은 다양하다. 귀한 사람도 있고 천한 사람도 있고 가난한 자도 있고 부유한 자도 있으며 못생긴 사람도 있고 잘생긴 사람도 있다. 그러면 인간의 이러한 빈부귀천의 천차만별의 모습은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요즘 사람들은 여기에 관심이 많다. 그런데 이것은 부처님 당시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본경에서 또데야의 아들인 수바 바라문 학도가 세존을 뵈러 와서 “어떤 원인과 어떤 조건 때문에 [같은] 인간으로서 천박한 사람들도 있고 고귀한 사람들도 있습니까?”(§3)라고 질문을 드린다.

여기에 대해서 세존께서는 업(業, kamma)을 강조하셔서, “중생들은 업이 바로 그들의 주인이고, 업의 상속자이고, 업에서 태어났고, 업이 그들의 권속이고, 업이 그들의 의지처이다. 업이 중생들을 구분 지어서 천박하고 고귀하게 만든다.”(§4)라고 먼저 이처럼 요약해서 말씀하신 뒤에 이것을 상세하게 설명하신다.

부처님께서는 본경에서 업에 대한 일곱 가지를 말씀하시는데 ① 수명의 길고 짧음은 살생의 문제로(§§5~6) ② 건강과 병약함은 남을 해코지함의 문제로(§§7~8) ③ 못생기고 잘생김은 성냄의 문제로(§§9~10) ④ 세력 없음과 있음은 질투의 문제로(§§11~12) ⑤ 가난과 부유는 보시의 문제로(§§13~14) ⑥ 낮은 가문과 높은 가문은 예경의 문제로(§§15~16) ⑦ 우둔함과 영민함은 법을 질문함의 문제로(§§17~18) 말씀하시어 업이 바로 중생들의 주인이고 중생들은 업의 상속자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신다.(§20) 이 말씀을 들은 수바는 세존께 귀의하고(§21) 경은 마무리가 된다.


「업 분석의 긴 경」(M136) 해설

본경도 업에 대한 부처님의 분석이 담긴 가르침이다. 본경에서 사밋디 존자와 뽀딸리뿟따 유행승은 업과 그 과보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다.(§2) 사밋디 존자가 세존을 뵙고 여기에 대해서 여쭙자(§§4~7) 세존께서는 먼저 업과 과보에 대해서 4가지로 분류하여 설하신다. 그 넷은 ① 십불선업을 짓고 나쁜 곳에 태어나는 자 ② 십불선업을 짓고 좋은 곳에 태어나는 자 ③ 십선업을 짓고 좋은 곳에 태어나는 자 ④ 십선업을 짓고 나쁜 곳에 태어나는 자이다.(§8)

그 뒤 세존께서는 ① 불가능한 업과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나는 업(§9, §13, §17) ② 불가능한 업과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는 업(§10, §14, §18) ③ 가능한 업과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는 업(§11, §15, §19) ④ 가능한 업과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나는 업(§12, §16, §20)의 네 가지 경우를 상세히 설명하시는데 이 넷은 각각 §8의 ① 십불선업을 짓고 나쁜 곳에 태어나는 자부터 ④ 십선업을 짓고 나쁜 곳에 태어나는 자까지의 넷과 배대가 된다.

이처럼 불교는 업을 강조한다. 이러한 가르침을 토대로 상좌부에서는 업을 16가지 측면에서 분석해서 설명하는데 업에 대한 중요한 가르침이다. 이것은『아비담마 길라잡이』제5장 §§18~21에 잘 정리되어 나타나므로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한다.


「여섯 감각장소의 분석 경」(M137) 해설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아래에 열거하고 있는 9가지를 분석하여 설하고 계신다. 이 가운데 처음의 7가지는 모두 여섯 가지 안의 감각장소[六內處]와 여섯 가지 밖의 감각장소[六外處]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본경의 제목을 여섯 감각장소의 분석이라고 하였다. 본경에서 분석하고 계시는 9가지는 다음과 같다.

① 여섯 가지 안의 감각장소[六內處](§4)

② 여섯 가지 밖의 감각장소[六外處](§5)

③ 여섯 가지 알음알이의 무리[六識身](§6)

④ 여섯 가지 감각접촉의 무리[六觸身](§7)

⑤ 열여덟 가지 마노의 고찰: 여섯 가지 안의 감각장소로 기쁨과 슬픔과 평온의 셋을 일으키는 여섯 가지 밖의 감각장소를 고찰하는 18가지(§8)

⑥ 서른여섯 가지 중생의 경지: 재가에 바탕 한 여섯 가지 기쁨, 출가에 바탕 한 여섯 가지 기쁨, 재가에 바탕 한 여섯 가지 슬픔, 출가에 바탕 한 여섯 가지 슬픔, 재가에 바탕 한 여섯 가지 평온, 출가에 바탕 한 여섯 가지 평온(§§9~15)

⑦ 이것을 의지하여 이것을 버림(§§16~20): 주석서는 서른여섯 가지 중생의 경지 가운데 열여덟 가지를 의지하여 열여덟 가지를 버리라는 뜻이라고 설명한다.(MA.v.25)

⑧ 성자가 닦는 세 가지 마음챙김의 확립: 이것은 수행법으로서의 마음챙김을 설하신 것이 아니라 스승이 제자들을 가르칠 때 제자들이 그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거나 실천하지 못하더라도 그것에 대해서 평온과 마음챙김과 분명하게 알아차림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설하고 계신다. 그래서 경에서 세존께서는 이 셋을 닦아 성자는 스승이 되어 무리를 지도할 수 있다고 설하신다.(§§22~24)

⑨ 수행을 지도하는 스승들 가운데 위없는 조어장부: 여덟 방향으로 나아가는 자를 뜻한다. 여기서 여덟 가지 방향은 여덟 가지 해탈[八解脫]을 뜻한다.(§§25~27)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이처럼 아홉 가지를 분석해서 말씀하신다.


「요약의 분석 경」(M138) 해설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먼저 비구들에게 “비구의 알음알이가 밖으로 흩어지거나 산만하지 않고 또한 안으로 들러붙지 않고 취착하지 않아서 동요하지 않으면 미래에 태어나고 늙고 죽는 괴로움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3)라는 요약의 말씀을 하신다. 그러자 비구들의 요청으로 마하깟짜나 존자가 이것을 6가지로 분석해서 설명을 하는 것이 본경의 내용이다. 6가지는 다음과 같다.

① 알음알이가 밖으로 흩어지고 산만함 - 6경의 표상을 쫓아가서 6경의 표상의 달콤함을 취하고 6경의 표상의 달콤함에 매이고 6경의 표상의 달콤함의 족쇄에 묶이는 것으로 설명함.(§10)

② 알음알이가 밖으로 흩어지지 않고 산만하지 않음 - 위와 반대로 설명함.(§11)

③ 마음이 안으로 들러붙음 - 초선부터 제4선까지에서 생기는 희열과 행복, 평온,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음 등의 달콤함의 족쇄에 묶이면 마음이 안으로 들러붙었다고 한다고 설명함.(§§12~15)

④ 마음이 안으로 들러붙지 않음 - 위와 반대로 설명함.(§§16~19)

⑤ 취착하여 동요함-유신견과 오온으로 설명함.(§20)

⑥ 취착하지 않아서 동요하지 않음 - 위와 반대로 설명함.(§21)

그리고 세존께서 이를 인정하신다.(§§23~24)


「무쟁(無諍)의 분석 경」(M139) 해설

본경은 세존께서 분쟁의 법과 무쟁의 법을 알아서 무쟁의 도를 닦으라고 설하신 경이다. 먼저 7가지 주제를 요약으로 말씀하시고(§3) 이를 하나하나 설명하신(§§4~12) 뒤에 결론을 내리시는 방법으로 전개된다. 본경의 7가지 요약 혹은 주제는 다음과 같다.

① 감각적 쾌락을 추구해서는 안되고 자기를 학대하는 데 몰두해서도 안된다.

② 이 양 극단을 떠나 여래는 중도를 깨달았나니, 그것은 안목을 만들고 … 열반으로 인도한다.

③ 칭송도 비난도 하지 말고 오직 법을 설해야 한다.

④ 즐거움을 판별할 줄 알아서 안으로 즐거움을 추구해야 한다.

⑤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해서도 안되고 공개적 비판을 해서도 안된다.

⑥ 침착하게 말해야 하고 다급하게 말해서는 안된다.

⑦ 방언을 고집해서도 안되고 표준어를 무시해서도 안된다.

이런 방법으로 이 일곱 가지 주제를 요약으로 제시하신 뒤 두 번째 주제를 제외한 - 두 번째 주제는 오직 무쟁의 법이다. - 여섯 가지 주제에 대해 그릇된 도닦음과 바른 도닦음으로 설명하시면서 그릇된 도닦음은 분쟁의 법이고 바른 도닦음은 무쟁의 법이라고 다음과 같이 설하신다. 

“① 감각적 쾌락을 추구하는 것은 그릇된 도닦음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분쟁의 법이다. 그러나 감각적 쾌락을 추구하지 않는 것은 바른 도닦음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무쟁(無諍)의 법이다. … ⑦ 방언을 고집하고 표준어를 무시하는 것은 그릇된 도닦음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분쟁의 법이다. 그러나 방언을 고집하지 않고 표준어를 무시하지 않는 것은 바른 도닦음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무쟁의 법이다.”

이처럼 세존께서는 본경에서 이 7가지 주제를 분쟁의 법과 무쟁의 법으로 나누어서 설하시면서(§§4~12) 무쟁의 도를 닦으라고 강조하시고, 마지막으로 “수부띠 선남자는 무쟁의 도를 닦은 자이다.”라고(§14) 칭찬하신다.


「요소의 분석 경」(M140) 해설

본경은 세존께서 라자가하의 도공 박가와의 작업장에서 뿍꾸사띠 존자에게 설하신 가르침을 담고 있다. 주석서에 의하면 뿍꾸사띠 존자는 딱까실라(Takkasīla, Sk. Takṣaśiila, 딱샤실라)를 통치하던 왕이었다고 한다. 그는 빔비사라 왕과 친교를 맺어서 세상에 부처님이 탄생하신 것을 알고 ‘내 친구가 가능하다면 집을 나와 출가하기를 바랍니다.’라는 왕의 편지를 읽고 환희심이 생겨 출가를 결심하고 인도 중원으로 들어왔다고 한다.(MA.v.33~46) 

이 감동적인 이야기는 본경에서 주해로 요약하였으므로 참조하기 바란다. 이렇게 해서 멀리 라자가하로 온 그는 도공의 허름한 작업장에서 자기가 만난 분이 세존인 줄도 모른 채 세존을 친견하고(§§3~5) 세존의 격조 높은 말씀을 듣고(§§7~32) 감격하면서 이분이 바로 그분 세존 부처님임을 알게 된다.(§33)

본경에서도 부처님께서는 뿍꾸사띠 존자에게 먼저 다음과 같이 6가지 주제로 요약해서 설하신 뒤(§7) 아래에서 이를 하나하나 설명하시는 방법으로 가르침을 전개하신다.

① 이 사람은 여섯 가지 요소[界]로 이루어졌다.(§8)

② 이 사람은 여섯 가지 감각접촉의 장소로 이루어졌다.(§9)

③ 이 사람은 열여덟 가지 마노의 고찰로 이루어졌다.(§10)

④ 그는 네 가지 토대를 가지고 있다.(§11)

⑤ 그는 통찰지를 소홀히 여겨서는 안된다. 진리를 보호해야 한다. 버림을 길러야 한다. 고요함을 공부지어야 한다.(§§12~29)

⑥ 여기에 굳게 선 자에게 공상(空想, 허황된 생각)이 일어나지 못하며 공상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때 고요한 성자라고 한다.(§§30~32)

아직 정식으로 부처님 제자로 출가하기 전에 이런 법문을 들은 뿍꾸사띠 존자는 구족계를 받기 위해서 발우를 구하러 나갔다가 소에게 받혀서 임종을 한다.(§35) 세존께서는 그가 불환자가 되었다고 말씀하시는 것으로(§36) 감격스러우면서도 안타깝게 본경은 끝을 맺는다.


「진리의 분석 경」(M141) 해설

부처님의 가르침은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 저 사성제로 귀결이 된다. 그래서 본경을 설하는 사리뿟따 존자는 본서 제2권「코끼리 발자국 비유의 긴 경」(M28)에서 “도반들이여, 예를 들면 움직이는 생명들의 발자국은 그 어떤 것이든 모두 코끼리 발자국 안에 놓이고, 또한 코끼리 발자국이야말로 그들 가운데 최상이라고 불리나니 그것은 큰 치수 때문입니다. 도반들이여, 유익한 법[善法]은 그 어떤 것이든 모두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四聖諦]에 내포됩니다.”(M28 §2)라고 밝히고 있다. 본경은 이처럼 소중한 사성제의 각 항목을 사리뿟따 존자가 하나하나 명쾌하게 정리하고 있는 가르침이다.

먼저 세존께서는 “여래ㆍ아라한ㆍ정등각자는 바라나시의 이시빠따나에 있는 녹야원에서 위없는 법의 바퀴[法輪]를 굴렸나니, 그것은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를 설명하고, 가르치고, 선언하고, 확립하고, 드러내고, 분석하고, 해설한 것이다.”(§§2~4)라고 말씀하신다. 이어서 “사리뿟따는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들을 설명하고, 가르치고, 선언하고, 확립하고, 드러내고, 분석하고, 해설할 수 있다.”(§§5~6)라고 설하신다.

그래서 사리뿟따 존자가 사성제를 상세히 분석하여 정의하고 있다.

본경은 초기불교의 교학과 수행의 주춧돌이 되는 사성제와 팔정도의 각 항목에 대한 전통적인 정의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경이다.


「보시의 분석 경」(M142) 해설

보시는 재가불자들의 기본 항목이다. 초기불전의 여러 곳에서 보시는 금생의 행복과 내생의 행복을 실현하는 토대로 세존께서 강조하고 계신다. 특히 본서 제2권「우빨리 경」(M56) §18 등에서 보시는 “보시의 가르침, 계의 가르침, 천상의 가르침”으로 전개되는 순차적인 가르침으로 정형화되어 나타나며 이것을 중국에서는 시․계․생천(施․戒․生天)으로 옮겼다.

본경은 세존께서 이러한 보시를 크게 세 가지로 분석해서 말씀하시는 것으로, 세존의 이모이면서 양어머니인 마하빠자빠띠 고따미가 아직 출가하여 비구니가 되기 전의 일화를 담고 있다. 본경에서 마하빠자빠띠 고따미 왕비가 한 벌의 새 옷을 세존께 보시하려 하자(§2) 이를 계기로 세존께서 ⑴ 14가지 개인을 위한 보시 ⑵ 7가지 승가를 위한 보시 ⑶ 4가지 보시의 청정에 대한 말씀을 하시는 것이 본경의 내용이다. 이것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⑴ 14가지 개인을 위한 보시(§5)

① 여래․아라한․정등각자께 보시하는 것 ②~④ 벽지불, 여래의 제자인 아라한, 아라한과의 실현을 닦는 자에게 보시하는 것 ⑤~⑩ 불환자, 불환과의 실현을 닦는 자, 일래자, 일래과의 실현을 닦는 자, 예류자, 예류과의 실현을 닦는 자에게 보시하는 것 ⑪ 감각적 욕망들에 대해 탐욕을 여읜 이교도에게 보시하는 것 ⑫ 계를 지니는 범부에게 보시하는 것 ⑬ 계행이 나쁜 범부에게 보시하는 것 ⑭ 축생에게 보시하는 것의 열네 가지를 말씀하시고, 이 중에서 위로 갈수록 그 공덕이 더 크다고 말씀하신다.(§6)

⑵ 7가지 승가를 위한 보시(§7)

① 부처님을 상수로 하는 [비구와 비구니] 두 승가에 보시하는 것 ② 여래가 완전한 열반에 들고 나서 두 승가에 보시하는 것 ③ 비구승가에 보시하는 것 ④ 비구니 승가에 보시하는 것 ⑤ 승가에 비구와 비구니들을 정해달라고 요청하여 보시하는 것 ⑥ 승가에 비구들을 정해달라고 요청하여 보시하는 것 ⑦ 승가에 비구니들을 정해달라고 요청하여 보시하는 것을 들고 있다.

⑶ 4 가지 보시의 청정(§§9~13)

① 보시하는 자는 청정하지만 보시 받는 자는 청정치 못한 보시(§10) ② 보시 받는 자는 청정하지만 보시하는 자는 청정치 못한 보시(§11) ③ 둘 다 청정하지 못한 보시(§12) ④ 둘 다 청정한 보시(§13)

그리고 §14에서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이것을 정리하신 뒤 가르침을 마무리하신다.


제15장「여섯 감각장소 품」(M143~152)


「아나타삔디까를 교계한 경」(M143) 해설

초기불전에는 스님들이나 재가 불자가 중병에 걸려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면 부처님이나 직계제자들이 그를 문병하고 그에게 가르침을 베푸는 경들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면 본서「다난자니 경」(M97 §27 이하)과『상윳따 니까야』제3권「왁깔리 경」(S22:87)이 그렇다. 본경에서도 아나타삔디까(급고독) 장자가 중병에 걸려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자 사리뿟따 존자를 청하고(§2), 사리뿟따 존자가 문병을 가서 그에게 가르침을 베푼다.

사리뿟따 존자는 먼저 ‘나는 육내처를 취착하지 않으리라. 그러면 나의 알음알이는 육내처에 의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공부지을 것을 가르친다.(§5) 계속해서 6외처, 6식, 6촉, 6수, 4대, 5온, 4처, 세상의 12가지, 보고 듣고 생각하고 알고 탐구하고 마음으로 고찰한 것에 대해서도 6내처와 같은 방법으로 설한다.(§§6~14) 존자의 설법을 들은 장자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15)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이 무너져 죽은 후에 도솔천에 몸을 받게 된다.(§§15~16)

그리고 아나타삔디까는 천신이 되어 세존께 와서 게송을 읊고 세존께서는 그가 아나타삔디까 장자였음을 인정하신다.(§20)


「찬나를 교계한 경」(M144) 해설

본경은 중병에 걸려 극심한 고통을 받는 찬나 존자가 칼로 자결하는(sattha āharita), 좀 특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초기불전에는 이런 자결을 다루는 경들이 몇 개 전해오는데『상윳따 니까야』제1권「고디까 경」(S4:23)과 제3권「왁깔리 경」(S22:87)과 제4권「찬나 경」(S35:87)과 본경을 들 수 있다. 조금 다른 형태의 자결이 나타나는 경으로는『상윳따 니까야』제6권「웨살리 경」(S54:9)이 있다.

본경은 사리뿟따 존자와 마하쭌다 존자와 찬나 존자가 독수리봉 산에 머물 때였다.(§2) 그때 찬나 존자가 중병에 걸려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었고 사리뿟따 존자와 마하쭌다 존자가 그에게 문병을 간다. 그들이 문병을 오자 그들에게 찬나 존자는 자결할 것이라고 말하여 그들은 그를 말린다.(§§3~6)

그러자 사리뿟따 존자는 찬나 존자의 허락을 받아서(§8) 그에게 6근, 6식, 6경에 대해서 ‘이것은 내 것이다. 이것은 나이다. 이것은 나의 자아이다.’라고 여기는지를 질문하자 그는 ‘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 이것은 내가 아니다.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고 대답한다.(§9) 다시 사리뿟따 존자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최상의 지혜로 알아서 그렇게 여기는지를 묻자, 찬나 존자는 소멸을 보고 소멸을 최상의 지혜로 알아서 그렇게 여긴다고 대답한다.(§10) 이렇게 대화한 뒤 두 존자는 자기들 처소로 돌아가고 찬나 존자는 자결을 한다.(§12) 사리뿟따 존자가 세존께 가서 이 사실을 고하고(§13) 세존께서는 “찬나 비구는 비난받을 일 없이 칼을 사용했다.”(§13)라고 말씀을 하시는 것으로 경은 마무리 된다.

주석서는 그가 사마시시(sama-sīsī)가 되어 완전한 열반에 들었다고 설명한다.(MA.v.83) 사마시시란 아라한과를 얻음과 동시에 완전한 열반에 드는 것을 말한다.


「뿐나를 교계한 경」(M145) 해설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전법의 선언을 하셨다.

“비구들이여, 많은 사람의 이익을 위하고 많은 사람의 행복을 위하고 세상을 연민하고 신과 인간의 이상과 이익과 행복을 위하여 유행을 떠나라. 둘이서 같은 길을 가지 마라. 비구들이여, 법을 설하라. 시작도 훌륭하고 중간도 훌륭하고 끝도 훌륭하며 의미와 표현을 구족했고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고 지극히 청정한 법을 설하고, 범행(梵行)을 드러내어라.” (『율장』『대품』(Vin.i.20);『상윳따 니까야』제1권「마라의 올가미 경」2 (S4:5))

이런 자신감 넘치는 전법의 선언에 토대해서 부처님 직계제자들도 활발한 전법활동을 하였다. 본경은 이런 전법활동을 하려는 비구가 갖추어야 할 조건을 부처님께서 설하고 계시는 소중한 경전이다. 위축되어 있는 듯이 보이는 한국불교에 몸담은 역자를 비롯한 출가자들은 본경을 읽고 목숨을 돌보지 않는 전법의 발원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감히 생각해본다.

본경은 자신의 고향으로 전도를 떠나는 뿐나 존자와 세존의 대화로 구성된다.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먼저 뿐나 존자에게 6근으로 인식되는 6경을 통한 괴로움의 일어남과 소멸에 대한 간단한 가르침을 베푸신다.(§§3~4) 그래서 본경은 이 곳「여섯 감각장소 품」에 포함된 것이다. 그런 뒤에 그가 머물려는 수나빠란따라는 지방의 사람들에 대해서 그들이 거칠다고 말씀하시면서 그들이 욕설과 험담을 하면, 손찌검을 하면, 흙덩이를 던지면, 몽둥이로 때리면, 칼로 베면, 칼로 목숨을 빼앗아 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순차적으로 물으신다. 뿐나 존자는 이러한 세존의 질문에 하나하나 순차적으로 대답한다. 이렇게 대화를 나누고 세존의 격려를 받은 그는 수나빠란따로 떠난다.(§§5~6)

뿐나 존자는 그 안거 동안 오백 명의 남자 신도들과 오백 명의 여자 신도들을 얻었다. 그는 그 안거 중에 삼명을 실현했고 나중에 완전한 열반에 들었다고 하며(§7) 세존께서도 그것을 인정하시는 것으로 경은 마무리된다.(§8)


「난다까의 교계 경」(M146) 해설

난다까 존자는『앙굿따라 니까야』제1권「하나의 모음」(A1:14:4-11)에서 비구니들을 교계하는 자들 가운데서 으뜸이라고 거명된 분이다. 본경은 왜 난다까 존자가 비구니들을 교계하는 자들 가운데서 으뜸인지를 잘 보여준다.

난다까 존자는 자신이 설법을 할 차례가 되어 마하빠자빠띠 고따미를 상수로 하는 오백 명의 비구니들 처소인 라자까 원림에 가서 법을 설한다.(§5) 그는 육내입의 무상․고․무아(§6), 육외입의 무상․고․무아(§7), 육식의 무상․고․무아(§8), 기름등불의 비유(§9), 심재를 가진 큰 나무의 비유(§10), 능숙한 백정이나 그의 도제가 소를 잡는 것의 비유(§§11~12), 칠각지와 짧은 누진통의 정형구[漏盡通]의 순서로 법을 설한다.(§13)

세존께서는 그 다음 날 다시 난다까 존자로 하여금 비구니들에게 설법을 하게 하시고 난다까는 같은 법문을 설한다.(§§15~26) 이 가르침을 듣고 오백 명의 비구니들은 모두 예류자 이상이 되었다고 한다.(§27)

본경은 해체해서 보기–무상․고․무아가 드러남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가르침이다. 본서의 여러 경들(M74, M108, M147, M148 등)에서 보듯이 부처님의 제자들 가운데 비구나 비구니를 막론하고 이처럼 존재를 오온이나 육내외입으로 해체해서 보아 무상․고․무아를 체득해서 염오–이욕–해탈–구경해탈지를 실현하는 방법을 통해서 깨달음을 실현한 분들이 많다. 본경도 그런 경들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다.


「라훌라를 교계한 짧은 경」(M147) 해설

부처님 가르침은 ‘해체해서 보기’가 근본이다. ① 나와 세상을 오온과 육내외처 등으로 해체해서 보면 ② 무상․고․무아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그러면 ③ 염오 ④ 이욕 ⑤ 해탈 ⑥ 구경해탈지를 통해서 깨달음을 완성하게 된다는 이러한 여섯 단계를 통한 해탈․열반을 실현하는 구조로 되어있는 가르침이 니까야의 400군데 정도에 나타난다고 한다.(『초기불교 이해』54~55쪽 참조)

그리고 본경은 부처님의 외동아들인 라훌라 존자가 세존의 설법을 듣고 깨달아서 아라한이 된 내용을 담고 있는 중요한 경이다. 나아가서 신들도 이러한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예류자 이상의 성자들이 되었다고 나타난다. 그러므로 본경은 천상의 신들도 부처님 가르침을 듣고 성자가 되는 것을 보여주는 보기가 되는 중요한 경이기도 하다. 이런 중요한 경의 내용이 해체해서 보기를 토대로 위에서 언급한 여섯 단계의 정형구로 되어 있다는 것도 독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본경에서 부처님께서는 육근과 육경과 육식과 육촉과, 육촉을 조건으로 하여 일어난 느낌에 포함된 것이나 인식에 포함된 것이나 심리현상들에 포함된 것이나 알음알이에 포함된 것(수․상․행․식)은 항상한가, 무상한가라는 방법으로 문답을 통해서 이들의 무상․고․무아를 체득하게 하신다.(§§3~8) 그리고 이들에 대한 염오와(§9), 이욕–해탈–구경해탈지의 정형구를 말씀하신다.(§10) 이 가르침을 듣고 라훌라 존자는 아라한이 되고 신들도 성자가 된다. 이처럼 라훌라 존자는 ① 6내외처와 오온으로 해체해서 보기 ② 무상․고․무아 ③ 염오 ④ 이욕 ⑤ 해탈 ⑥ 구경해탈지의 정형구를 통해서 아라한이 되었다.

초기불전을 통해서 보면 오비구는 부처님의 두 번째 설법인『상윳따 니까야』제3권「무아의 특징 경」(S22:59)을 듣고 오온의 무상․고․무아를 통해서, 가섭 삼형제와 1000명의 비구는 제4권「불타오름 경」(S35: 28)을 듣고 6내외처의 무상․고․무아를 통해서, 라훌라 존자는 본경에서 보듯이 6내외처 등과 오온의 무상․고․무아를 통해서 염오–이욕–해탈–구경해탈지로 깨달음을 실현하였다. 이처럼 ‘나’를 오온으로 해체해서 보고 세상을 12처로 해체해서 보는 것은 깨달음의 단초가 되는 중요한 가르침이다. 


「여섯씩 여섯[六六] 경」(M148) 해설

거듭해서 밝히지만 초기불교의 특징을 한 마디로 해 보라면 초기불전연구원에서는 주저하지 않고 ‘해체해서 보기’라고 말한다. 나와 세상을 5온과 12처 등으로 해체해서 보면 무상․고․무아가 명명백백하게 드러나고 그래서 염오–이욕–해탈–구경해탈지를 증득하게 된다는 것이 해체해서 보기의 정형화된 가르침이다. 초기불전 수백 군데에 이렇게 나타난다.

본경도 이 해체해서 보기의 정수를 담고 있는 전형적인 가르침이다. 세존께서는 본경에서 6내처, 6외처, 6식, 6촉, 6수, 6애의 여섯 가지를 각각 여섯으로 설하셨기 때문에「여섯씩 여섯[六六] 경」이라 불린다. 이처럼 본경은 존재를 6내처, 6외처, 6식, 6촉, 6수, 6애로 해체해서 설하시고 그래서 염오–이욕–해탈–구경해탈지를 설하신다.

그리고 본경은 근–경–식–촉–수–애의 6지연기(六支緣起)를 설하시는 경이기도 하다.  “눈과 형색들을 조건으로 눈의 알음알이가 일어난다. 이 셋의 화합이 감각접촉이다. 감각접촉을 조건으로 느낌이 있다. 느낌을 조건으로 갈애가 있다.”(§§4~9)라는 방식으로 본경은 6근–6경–6식–6촉–6수–6애의 6지연기를 설하신다.

그리고 이렇게 6×6=36가지로 해체해서 보면 이 36가지 가운데 그 어느 것도 자아라고 주장할 수가 없다는 것을 부처님께서는 본경의 §§10 ~15에서 자상하게 설하신다. 예를 들면 눈에 대해서 부처님은 “만일 ‘눈이 자아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타당하지 않다. 눈의 일어남과 사라짐은 알 수 있다. 일어남과 사라짐을 알 수 있기 때문에 [‘눈이 자아다.’라고 말하면] ‘나의 자아가 일어나고 사라진다.’라는 말이 되어버린다. 그러므로 ‘눈이 자아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타당하지 않다. 그러므로 눈은 자아가 아니다.”(§10)라고 눈이 무아임을 결론지으신다.

이처럼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먼저 존재를 여섯–여섯으로 해체해서 설하시고(§§4~9) 다시 존재를 이처럼 여섯–여섯으로 해체해서 보면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님 즉 무아라고 극명하게 드러남을 밝히신 뒤(§§10~33), 이렇게 하면 지금․여기에서 괴로움을 끝내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역설하신다.(§§34~39) 이렇게 하여 근–경–식–촉–수–애에 염오하고(§40) 이욕–해탈–구경해탈지의 정형구로 깨달음을 실현한다(§41)는 가르침으로 본경은 구성되어 있다.

이 가르침이 설해졌을 때 60명의 비구들은 취착 없이 번뇌에서 마음이 해탈했다고 본경은 강조하고 있는데(§41) 이처럼 해체해서 보기는 큰 위력을 가진 가르침이다.


「위대한 여섯 감각장소 경」(M149) 해설

앞의「여섯씩 여섯[六六] 경」(M148)은 존재의 흐름을 근–경–식–촉–수–애의 육육 삼십육(6×6=36)으로 해체해서 보아 무아–염오–이욕–해탈–구경해탈지로 깨달음을 실현하는 것을 설하였는데, 본경은 근–경–식–촉–수의 오륙 삼십(5×6=30)으로 해체해서 보아 팔정도 등의 37보리분법이 완성되고, 최상의 지혜로 사성제를 체득하는 구조로 설하고 있다. 본경을 조금 자세히 정리해 보자.

먼저 세존께서는 눈․귀․코․혀․몸․마노 즉 여섯 가지 안의 감각장소[六內處]와 그 대상이 되는 형색․소리․냄새․맛․감촉․법을 여실지견하지 못하면 이 각각에 상응하는 식–촉–수를 여실지견하지 못하게 되고, 그래서 근–경–식–촉–수에 집착하게 된다고 분석하신다. 이렇게 되면 오취온이 적집되고 갈애가 증장하고 그래서 몸과 마음의 불안과 고통과 열병과 괴로움을 겪게 된다고 설파하신다.(§§3~8) 이와 같이 강조하신 뒤에 다시 이것을 극복하는 방법을 해체적인 방법으로 말씀하신다.(§§9~26)

눈․귀․코․혀․몸․마노 즉 여섯 가지 안의 감각장소[六內處]와 그 대상이 되는 형색․소리․냄새․맛․감촉․법을 여실지견하면 여기에 집착하지 않게 되고, 그러면 오취온이 적집되지 않고, 갈애가 제거되고, 그러면 몸과 마음의 불안과 고통과 열병이 제거되고, 그래서 진정한 즐거움을 누리게 된다고 강조하신다. 

이렇게 하여 팔정도가 완성되고, 그래서 37보리분법이 완성되며, 사마타[止]와 위빳사[觀]나도 조화롭게 된다고 하신 뒤, 최상의 지혜를 말씀하신다. 이 최상의 지혜로 철저히 알아야 할 법들(고성제)로는 오취온을, 최상의 지혜로 버려야 할 법들(집성제)로는 무명과 존재에 대한 갈애[有愛]를, 최상의 지혜로 닦아야 할 법들(도성제)로는 사마타와 위빳사나를, 최상의 지혜로 실현해야 할 법들(멸성제)로는 명지와 해탈을 말씀하시는데, 이것은 사성제를 완성하는 가르침이 된다.

앞의 M147과 M148은 해체해서 보아 무아–염오–이욕–해탈–구경해탈지로 깨달음을 실현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본경은 해체해서 보면 오취온이 적집되지 않고, 갈애 등이 제거되며, 팔정도 등의 37보리분법이 완성되고, 사마타와 위빳사나가 조화로워져서 최상의 지혜로 사성제를 완성하는 구조로 되어있다. 본경은 이처럼 존재를 여섯 감각장소로 해체해서 보아 사성제를 완성하는 세밀하면서도 큰 가르침을 담고 있다.


「나가라윈다의 장자들 경」(M150) 해설

초기불전에서 인도의 종교인들은 사문․바라문으로 표현된다. 사문(沙門, samaṇa)은 계급과 관계없이 집을 떠나 독신생활을 하는 자들을 총칭하는 말이고, 바라문(婆羅門, brāhmaṇa)은 바라문 계급 출신으로 결혼을 하는 종교인이다. 그러면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존중과 존경을 받아야 하고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은 존중과 존경을 받지 않아야 하는가?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나가라윈다의 장자들에게 이것을 말씀하신다. 세존께서는 이 기준을 탐․진․치, 즉 탐욕․성냄․어리석음으로 말씀하신다.

세존께서는 간단명료하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눈 등의 육내처(六內處)로 인식되는 형색 등의 육외처(六外處)에 대해 탐․진․치를 버리지 못하였으며, 안으로 마음이 고요하지 못하고 몸과 말과 마음으로 때로는 옳은 행위를 하고 때로는 옳지 않은 행위를 하는 그런 사문·바라문들은 존중하지 않아야 하고 존경하지 않아야 한다. 일반인들도 그렇기 때문이다.(§4) 그러나 이와 반대로 행하면 존중해야 하고 존경받아야 한다. (§5) 세존의 이런 말씀을 듣고 나가라윈다의 장자들은 부처님의 재가신자가 되었다.(§7)

이런 측면에서 본경은 어떤 가르침을 듣고 그대로 행해서 나의 탐욕이나 성냄이나 어리석음이 증장한다면 그 가르침은 따르지 말고, 반대로 해소가 된다면 그런 가르침은 따르라고 말씀하시는『앙굿따라 니까야』제1권「깔라마 경」(A3:65)과 견줄 만하다. 그리고 본서 제3권「와셋타 경」(M98) §10 이하의 게송들과『법구경』「바라문 품」(Dhp. 390 ~423)에서도 부처님께서는 진정한 바라문을 여러 가지로 정의하고 계시는데 탐․진․치가 다하고 번뇌가 다한 성자야말로 진정한 바라문이라고 강조하신다.


「탁발음식의 청정 경」(M151) 해설

출가자들의 기본 생활방식은 탁발 혹은 걸식이다. 출가자들은 스스로 직업을 가져 생계를 영위하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남들에 의지하여 생계를 해결한다. 그러므로 진실한 수행을 하지 않으면 무위도식하는 자가 되기 십상이다. 그러면 출가자들은 어떻게 수행을 해야 무위도식자가 되지 않고 재가자들이 신심으로 만들어 가져온 탁발음식(piṇḍapāta)을 청정하게 하고 빛나게 하는 것인가? 세존께서는 본경에서 이런 중요한 문제를 말씀하신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공에 들어 머묾(suññatā-vihāra)이라고 말씀하시고 대인의 머묾(mahā-purisa-vihāra)이라고 말씀하신다.(§2)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공에 들어 머물고 탁발음식을 청정하게 하는 방법으로 다음의 일곱 가지를 말씀하신다.

① 먼저 눈 등의 여섯 가지 안의 감각장소[六內處]로 인식되는 형색 등의 여섯 가지 밖의 감각장소[六外處]에 대한 욕심이나 탐․진․치나 적의가 있는가를 반조해 보고, 있으면 버리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없다고 안다면 희열과 환희심으로 유익한 법들을 밤낮으로 공부지으면서 머물 수 있다.(§§3~8)

② 같은 방법을 다섯 가닥의 얽어매는 감각적 욕망(§9), ③ 다섯 가지 장애[五盖]들(§10), ④ 취착의 대상인 다섯 가지 무더기들[五取蘊](§11)에도 적용하신다.

⑤ 다시 사념처, 사정근, 사여의족, 오근, 오력, 칠각지, 팔정도의 37보리분법과(§§12~18) ⑥ 사마타와 위빳사나와(§19) ⑦ 명지와 해탈을 실현했는가(§20)를 반조해 보고, 만일 이들을 실현하지 못했다고 안다면 이들을 실현하기 위해 정진해야 한다. 실현했다고 알면 희열과 환희심으로 유익한 법들을 밤낮으로 공부지으면서 머물 수 있다.

이렇게 하는 것이야말로 공에 들어 머무는 것이요(§3), 거듭거듭 반조하여서 탁발음식을 청정하게 하는 것(§21)이라고 결론지으신다.

그리고 이 일곱 가지 가르침을 통해서 볼 수 있듯이 본경에서도 위의「위대한 여섯 가지 감각장소 경」(M149)의 §11 등에서 설하신 방법처럼 알아야 할 것으로 오취온(§11)과 12처(§§3~8)를, 버려야 할 것으로 오욕과 오개(§§9~10)를, 닦아야 할 것으로 37보리분법과 사마타와 위빳사나(§§12~19)를, 실현해야 할 것으로 명지와 해탈(§20)을 들고 있다. 이렇게 하여 본경은 사성제의 방법론으로 탁발음식의 청정을 완성하고 있다.


「감각기능을 닦음 경」(M152) 해설

인간은 살아있는 한, 눈․귀․코․혀․몸․마노라는 이 여섯 가지 감각기능[六根, indriya]을 한시라도 쉬지 못한다. 살아있는 한 인간은 눈․귀․코․혀․몸․마노로 형색․소리․냄새․맛․감촉․법의 대상을 지각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이를 바탕으로 우리 삶의 모든 사단은 다 일어나고 벌어진다. 이것은 살아있는 인간에게 필연적인 것일 것이다.

그러므로 이 감각기능들을 제멋대로 방치하게 되면 “욕심과 싫어하는 마음이라는 나쁘고 해로운 법[不善法]들이 그에게 [물밀듯이] 흘러들어 올 것이다. 따라서 그는 감각기능을 잘 단속하기 위해 수행하며, 감각기능을 잘 방호하고, 감각기능을 잘 단속한다.”(M38 §35 등) 이처럼 이 여섯 가지 감각기능을 닦는 것이야말로 특히 출가자들의 바른 삶의 기본이 될 뿐만 아니라 성자가 되는 첩경이기도 한 중차대한 문제이다.

본경에서 빠라사리야 바라문의 제자인 웃따라 바라문 학도가 세존을 뵈러 오자 세존께서는 이 중차대한 문제를 그에게 질문하신다. “그대의 스승인 빠라사리야 바라문은 제자들에게 어떻게 감각기능을 닦는 것을 가르치는가?”(§2)라고. 그러자 웃따라 바라문 학도는 “여기 눈으로 형색을 보지 않고 귀로 소리를 듣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가르칩니다.”라고 대답한다. 여기에 대해서 세존께서는 “그렇다면 장님이야말로 이미 감각기능을 닦은 자가 될 것이고, 귀머거리도 감각기능을 닦은 자가 될 것이다. 장님은 눈으로 형색을 보지 않기 때문이요, 귀머거리는 귀로 소리를 듣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나무라신다. 웃따라 바라문 학도는 말없이 의기소침하여 아무런 대답을 못하고 앉아있었다.(§2)

이를 바탕으로 세존께서는 본경에서 ① 성자의 율에서 위없는 감각기능을 닦음과(§§4~9) ② 도를 닦는 유학과(§10) ③감각기능을 닦은 성자에 대해서(§§11~16) 설하신다.

이 가운데 ①은 육내처로 육외처를 대할 때 마음에 드는 것, 마음에 들지 않는 것, 마음에 들기도 하고 마음에 들지 않기도 한 것이 일어나는데 이것에 대한 평온을 닦는 것을 뜻한다.(§§4~9) ②는 마음에 드는 것 등의 셋에 대해서 부끄러워하고 수치스러워하고 혐오하는 것이다.(§10) ③은 이 셋에 대해서 혐오스럽지 않다는 인식과 혐오스럽다는 인식과 평온을 조합하여 다섯 가지 방법으로 머무는 것을 말한다.(§§11 ~16)

여기서 ①은 아직 과위를 얻지 못한 수행자를 ②는 유학을 ③은 아라한을 뜻한다. 그리고 이들 세 가지 감각기능을 닦는 것에 대한 설명은 본경에 인용하고 있는 주석서도 참조하기 바란다.

이런 설명을 마치고 본경은 “아난다여, 항상 제자들의 이익을 기원하며 제자들을 연민하는 스승이 마땅히 해야 할 바를 나는 연민으로 했다. 아난다여, 여기 나무 밑이 있다. 여기 빈집이 있다. 참선을 하라. 아난다여, 방일하지 마라. 나중에 후회하지 마라. 이것이 그대들에게 주는 나의 간곡한 당부이다.”(§18)라는 부처님의 간곡하신 말씀으로 끝을 맺고 있다. 이렇게 해서『맛지마 니까야』의 152개 경들은 모두 마무리된다.


4. 맺는 말

이상으로 초기불전연구원에서 번역․출간한『맛지마 니까야』제4권에 포함된 제12장「차례대로 품」, 제13장「공 품」, 제14장「분석 품」, 제15장「여섯 감각장소 품」(M143~M152)의 다섯 개 품에 포함된 42개의 경들을 살펴보았다. 특히 제14장「분석 품」과 제15장「여섯 감각장소 품」은 품의 명칭이 보여주듯이 불교의 여러 주제들과 여섯 감각장소에 대한 분석적인 가르침이 담겨 있다. 그리고 제12장「차례대로 품」과 제13장「공 품」에도 불교의 여러 주제와 여러 외도들의 가르침에 대한 분석과 자세한 설명을 담은 경들이 주로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본서에 포함된 네 개의 품들에는 여러 가르침에 대한 분석을 주로 하는 가르침이 담겨 있다.


초기불전연구원에서는 초기불교의 특징을 ‘해체해서 보기’라고 거듭거듭 말해왔다. 나와 세상을 5온과 12처 등으로 해체해서 보면 무상․고․무아가 명명백백하게 드러나고 그래서 염오–이욕–해탈–구경해탈지를 증득하게 된다는 것이 해체해서 보기의 정형화된 가르침이다. 초기불전의 도처에서 이렇게 나타난다.

사정이 이러하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부처님의 적통임을 자부해왔으며 빠알리 삼장 특히 부처님의 직설을 담고 있는 빠알리 니까야를 2600여년 동안 잘 전승해온 상좌부는 스스로를 위밧자와딘(Vibhajjavādin, 해체를 설하는 자)이라고 불러왔다.

『맛지마 니까야』에도 여러 경들이 이러한 해체해서 보기를 강조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본서「여섯씩 여섯[六六] 경」(M148)이다. 세존께서는 본경에서 존재를 육내처, 육외처, 육식, 육촉, 육수, 육애로 해체해서 보여주시고 그래서 염오–이욕–해탈–구경해탈지를 설하신다. 그리고 해체해서 보면 드러나는 것이 연기의 원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본경은 “눈과 형색들을 조건으로 눈의 알음알이가 일어난다. 이 셋의 화합이 감각접촉이다. 감각접촉을 조건으로 느낌이 있다. 느낌을 조건으로 갈애가 있다.”(§§4~9)라는 방식으로 6근–6경–6식–6촉–6수–6애의 6지 연기(六支緣起)를 설하시는 경이기도 하다.

해체해서 보면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또한 무아다. 해체해서 보면 이 36가지 가운데 그 어느 것도 자아라고 주장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만일 ‘눈이 자아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타당하지 않다. 눈의 일어남과 사라짐은 알 수 있다. 일어남과 사라짐을 알 수 있기 때문에 [‘눈이 자아다.’라고 말하면] ‘나의 자아가 일어나고 사라진다.’라는 말이 되어버린다. 그러므로 ‘눈이 자아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타당하지 않다. 그러므로 눈은 자아가 아니다.”(§10)라고 눈이 무아임을 결론지으신다. 이렇게 해서 해체해서 드러나는 6×6=36가지 법이 무아임을 명쾌하게 드러내신다.

그리고 이러한 해체해서 보기의 결론은 근–경–식–촉–수–애에 염오하고(§40) 이욕–해탈–구경해탈지의 정형구로 깨달음을 실현한다(§41)는 것이다. 그래서 이 가르침이 설해졌을 때 60명의 비구들은 취착 없이 번뇌에서 마음이 해탈한 아라한이 되었다고 본경은 강조하고 있는데(§41) 이처럼 해체해서 보기는 큰 위력을 가진 가르침이다.

『맛지마 니까야』마지막 권을 읽는 독자님들이 이러한 해체해서 보기를 통해서 해탈․열반을 실현하는 토대를 만들어서, 모두 고귀한 사람, 존귀한 사람, 성스러운 사람인 저 성자가 되어 모든 생명들의 훌륭한 복밭이 되어주시기를 발원하며 제4권의 해제를 마무리한다.




맛지마 니까야 (中部, 중간 길이로 설하신 경) (1/2/3/4)

대림 스님 옮김/신국판(양장)

제1권: 712쪽/ 제2권 728쪽/ 제3권: 736쪽 /제4권: 704쪽

정가: 각권 30,000원 (초판 201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