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까야 강독 제2권 (교학과 수행)>
| 목차 | 페이지 |
|---|
| 들어가는 말 | 15 |
| 제1편. 행복의 토대 | 29 |
| 큰 행복 경(大吉祥經, Sn2:4) | 31 |
| 넘쳐흐름 경(A8:39) | 35 |
| 보시로 인한 태어남 경(A8:35) | 39 |
| 공덕행의 토대 경(A8:36) | 43 |
| 디가자누 경(A8:54) | 49 |
| 제2편 초기불교의 교학 | 57 |
| 제1장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 | 59 |
| 진리의 분석 경(M141) | 61 |
| 말룽꺄 짧은 경(M63) | 78 |
| 심사빠 숲 경(S56:31) | 92 |
| 코끼리 발자국 비유의 긴 경(M28) | 94 |
| 열반 경(S38:1) | 113 |
| 열반 경(A3:55) | 116 |
| 제2장 다섯 가지 무더기[五蘊] | 119 |
| 삼켜버림 경(S22:79) | 122 |
| 보름밤의 긴 경(M109) | 136 |
| 버림 경(S36:3) | 149 |
| 화살 경(S36:6) | 153 |
| 전도(顚倒) 경(A4:49) | 159 |
| 기리마난다 경(A10:60) | 163 |
| 배우지 못한 자 경1(S12:61) | 171 |
| 포말 경(S22:95) | 179 |
| 제3장 열두 가지 감각장소[十二處] | 189 |
| 일체 경(S35:23) | 191 |
| 류트 비유 경(S35:246) | 193 |
| 난다까의 교계 경(M146) | 201 |
| 여섯 동물 비유 경(S35:247) | 214 |
| 제4장 열여덟 가지 요소[十八界] | 219 |
| 요소[界] 경(S14:1) | 220 |
| 제5장 12연기(十二緣起, 열두 가지 조건발생) | 224 |
| 분석 경(S12:2) | 226 |
| 사꺄무니 고따마 경(S12:10) | 240 |
| 우현(愚賢) 경(S12:19) | 251 |
| 설법자[法師] 경(S12:16) | 256 |
| 나체수행자 깟사빠 경(S12:17) | 261 |
| 갈애 멸진의 긴 경(M38) | 270 |
| 제3편 초기불교의 수행 | 309 |
| 제1장 37보리분법 총설 | 311 |
| 까뀌 자루 경(S22:101) | 313 |
| 힘 경(A10:90) | 319 |
| 제2장 네 가지 마음챙기는 공부[四念處] | 323 |
| 운나바 바라문 경(S48:42) | 327 |
| 새매 경(S47:6) | 332 |
| 하나의 법 경(S54:1) | 336 |
| 제3장 네 가지 바른 노력[四正勤] | 343 |
| 동쪽으로 흐름 경(S49:1) | 345 |
| 노력 경(A4:69) | 347 |
| 제4장 네 가지 성취수단[四如意足] | 349 |
| 이 언덕 경(S51:1) | 351 |
| 비구 경(S51:7) | 354 |
| 이전 경(S51:11) | 356 |
| 열의를 주로 한 삼매 경(S51:13) | 361 |
| 운나바 바라문 경(S51:15) | 364 |
| 제5장 다섯 가지 기능[五根] | 368 |
| 보아야 함 경(S48:8) | 371 |
| 분석 경2(S48:10) | 373 |
| 간략하게 경1(S48:12) | 377 |
| 제6장 다섯 가지 힘[五力] | 379 |
| 사께따 경(S48:43) | 381 |
| 다시 누각 경(A5:16) | 384 |
| 7장 일곱 가지 깨달음의 구성요소[七覺支] | 385 |
| 계(戒) 경(S46:3) | 387 |
| 자양분 경(S46:51) | 395 |
| 제8장 팔정도[八支聖道] | 408 |
| 분석 경(S45:8) | 412 |
| 깟짜나곳따 경(S12:15) | 420 |
| 디가나카 경(M74) | 428 |
| 두 가지 사유 경(M19) | 437 |
| 쭌다 경(A10:176) | 449 |
| 소나 경(A6:55) | 457 |
| 제9장 사마타와 위빳사나[止觀] | 466 |
| 명지(明知)의 일부 경(A2:3:10) | 468 |
| 삼매 경1(A4:92) | 470 |
| 삼매 경2(A4:93) | 472 |
| 삼매 경3(A4:94) | 574 |
| 쌍 경(A4:170) | 477 |
| 수시마 경(S12:70) | 483 |
<니까야 강독 제2권>
들어가는 말
통합종단인 대한불교 조계종의 교육원은 승가교육의 체계화 작업을 통해서 2011년과 2012년에 걸쳐 기본교육기관인 강원의 교과목을 정비하고 대폭적으로 개선하였다. 그리하여 강원의 교과목을 초기불교, 대승불교, 선불교, 한문불전, 계율과 윤리, 참여불교, 불교와 불교사, 포교와 실천의 7개 분야로 구성된 필수과정(30과목)과 선택과정(7과목)으로 확정하였다. 이러한 7개 분야의 강원 교과목 가운데 초기불교 교과목으로는 <초기불교 이해>, <초기불전 I>, <초기불전 II>, <아비달마의 이해>라는 네 과목이 개설되었다. 이렇게 초기불교는 강원의 일학년과 이학년 과정의 주요교과목으로 채택되어서 한국불교의 근간이 되는 가르침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 가운데 <초기불교 이해> 과목은 초기불전연구원이 출간한『초기불교 이해』가 주교재로 채택되었다. 선택과목인 <아비달마의 이해>도 초기불전연구원에서 출간한『아비담마 길라잡이』(상/하)가 주교재의 하나로 강의지침서에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이번에 초기불전연구원에서 출간하는『니까야 강독 I』과『니까야 강독 II』는 나머지 두 과목인 <초기불전 I>과 <초기불전 II>의 교재를 염두에 두고 엮은 것이다.
불교란 무엇인가? 불교는 부처님[佛]의 가르침[敎]이다. 당연히 부처님은 역사적으로 실존하셨던 석가모니(釋迦牟尼, Sakyamuni) 부처님이다. 역사적으로 실존하셨던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은 남방의 니까야(Nikāya)와 북방의『아함』(阿含, āgama)으로 전승되어 온다. 니까야와『아함』은 초기불교의 분명한 전거(典據)가 된다.
‘니까야(Nikāya)’는 ni(아래로)+√ci(to gather)에서 파생된 명사로 초기불전에서는 ‘모임, 회합, 무리’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그러므로 ‘니까야’는 ‘모은(collected) [가르침]’이란 뜻이다. 영어권에서는 collection으로 정착되고 있다. ‘아함(āgama)’은 ā(이쪽으로)+√gam(to go)에서 파생된 명사인데 이쪽으로 전해져 온 것이라는 일차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전승된(handed down) [가르침]’이라는 뜻이다.
4부 니까야는『디가 니까야』(Dīgha Nikāya),『맛지마 니까야』(Maj- jhima Nikāya),『상윳따 니까야』(Saṁyutta Nikāya),『앙굿따라 니까야』(Aṅguttara Nikāya)이다.(일본에서는 각각 장부(長部), 중부(中部), 상응부(相應部), 증지부(增支部)로 옮겼다.) 이들은 모두 부처님과 직계제자들의 가르침을 담은 것이다. 그러므로 초기불교의 가장 중요한 자료이다.
여기에다『쿳다까 니까야』(Khuddaka Nikāya, 小部)의『숫따니빠따』(經集, Suttanipāta),『법구경』(法句經, Dhammapāda),『자설경』(自說經, Udāna),『여시어경』(如是語經, Itivuttaka),『장로게』(長老偈, Theragāthā),『장로니게』(長老尼偈, Therīgāthā),『본생담』(本生譚, Jātaka)의 7가지는 당연히 부처님과 직계제자들의 가르침인 초기불교의 영역에 포함되어야 한다. 오히려『숫따니빠따』와『법구경』은 학자들이 4부 니까야보다 더 주목하는 부처님의 말씀이기도 하다.
4아함(āgama)은『장아함』(長阿含),『중아함』(中阿含),『잡아함』(雜阿含),『증일아함』(增一阿含)이다. 이들은 한문으로 축약되어 번역되었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는 일차자료가 되기에는 불충분하다. 물론 니까야와 비교 가능하기 때문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그리고 남방 북방으로 전혀 다른 경로로 전승되어 전혀 다른 문자로 지금까지 전승되어온 니까야와『아함』이 서로 똑같은 기본 가르침을 담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 하겠다.
『율장』(Vinaya)은 승가의 계율과 승단의 규정을 모은 것이기 때문에 부처님의 가르침(Dhamma)을 살펴보는 본서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본서에서는 니까야에 전승되어오는 부처님과 직계제자들의 가르침을 주제별로 뽑아서 싣고 있다.
불교 2600년사의 흐름은 모두 이처럼 역사적으로 실존하셨던 석가모니 부처님 즉 고따마 싯닷타(Gotama Siddhattha, Sk. Gautama Siddhartha) 그분으로부터 출발한다. 이처럼 부처님으로부터 시작하였으며 아난다, 사리뿟따, 깟사빠, 아누룻다 존자 등의 많은 부처님의 직계제자들이 전승해온 가르침을 우리는 초기불교라 한다. 아비담마(아비달마), 반야중관, 유식, 여래장, 정토, 밀교, 선불교로 전개되어온 후대의 모든 불교의 흐름은 그분 부처님이 깨달으시고 45년간 설법하셨던 이러한 가르침을 뿌리로 해서 전개된다.
그러면 그분 부처님은 무엇을 가르치셨는가? 본서는 이제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부처님은 행복을 가르치셨다.
불교의 목적, 행복
인간은 행복을 추구한다. 경제행위, 정치행위, 문화행위, 철학행위, 의술행위, 종교행위 등 인간의 모든 행위는 행복해지기 위해서이다. 불교도 행복을 추구한다. 그래서 예부터 스님들은 불교의 목적을 이고득락(離苦得樂)이라고 표현하였다. 초기경에서 부처님께서는 다양한 행복을 말씀하셨다. 그것을 간추려보면 금생의 행복, 내생의 행복, 구경의 행복이 된다.
세존께서는『상윳따 니까야』제1권「알라와까 경」(S10:12)에서 이렇게 읊으신다.
“믿음이 여기서 인간의 으뜸가는 재화이며
법을 잘 닦아야 행복을 가져오느니라.
진리가 참으로 가장 뛰어난 맛이며
통찰지를 [구족하여] 살아야 으뜸가는 삶이라 부르느니라.”{847}
여기서 ‘법을 잘 닦는다.’는 것은 보시와 지계와 수행(dāna-sīla- bhāvanā-dhamma)을 말한다고 주석서는 설명하고 있다.(SA.i.329) 그리고 계속해서 “‘행복을 가져온다.’는 것은 이 법을 닦으면 인간의 행복(manussa-sukha = 금생의 행복)과 천상의 행복(dibba-sukha = 내생의 행복)과 궁극적으로는(pariyosāne) 열반의 행복(nibbāna-sukha = 궁극적 행복)을 가져온다는 뜻이다.”(SA.i.329)라고 덧붙이고 있다. 이 가운데서 보시(dāna)와 지계(sīla)는 인간의 행복과 천상의 행복을 얻는 수단이며, 수행(bhāvanā) 즉 37보리분법으로 정리되고 팔정도로 귀결되는 도닦음(paṭipadā)은 궁극적 행복을 얻는 방법이다. 그래서 이 셋은 대승불교의 육바라밀에도 모두 포함되고 있는 것이다.
초기불전에서 행복으로 옮겨지는 단어로는 즐거움을 뜻하는 sukha와 길상, 행복, 행운 등으로 옮기고 있는 망갈라(maṅgala)라는 술어를 들수 있다. 이 망갈라라는 단어는 행복을 뜻하는 의미로 초기경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으며 베다 문헌이나 대승불교 문헌에도 자주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행복을 강조하고 있는 대표적인 경으로는 본서에서 첫 번째 경으로 싣고 있는『숫따니빠따』의「큰 행복 경」(Mahā-maṅgala Sutta, 大吉祥經, Sn2:4/46∼47)을 들 수 있다. 이 경에서 세존께서는 12개의 게송을 통해서 아주 다양한 행복을 말씀하시는데, 특히 금생의 행복을 여러 가지로 나열하신 뒤에
“감각기능을 단속하고 청정범행을 닦으며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를 보고
열반을 실현하는 것,
이것이 으뜸가는 행복이라네.”{267}
라고 강조하고 계신다. 열반의 실현이야말로 궁극적 행복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러 경에서 인간의 행복, 천상의 행복, 열반의 행복, 혹은 금생의 행복, 내생의 행복, 궁극적 행복은 강조되고 있다. 이처럼 불교는 괴로움을 여의고 행복을 얻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이러한 행복을 얻을 수 있는가, 그 방법은 무엇인가일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이러한 세 가지 행복을 실현할 수 있을까?
금생의 행복
초기불전은 금생에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특히 학문과 기술(sippa, vijjā, sikkha)을 익힐 것을 강조하고 있다. 자기 소질에 맞는 기술을 익혀서 그것으로 세상에 기여를 하고 소득이나 이윤을 창출하여 금생에 행복하게 사는 것이 인간이 추구하는 중요한 행복이다. 그래서『디가 니까야』제1권「사문과경」(D2)에서 마가다국의 아자따삿뚜 왕은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린다.
“세존이시여, 세상에는 여러 가지 기술 분야들이 있습니다. 즉 코끼리몰이꾼, … 제과인, 정원사, 염색인, 직공, 바구니 만드는 자, 항아리 만드는 자, 경리인, 반지 만드는 자, 그 외에 여러 가지 기술 분야들이 있습니다. 그런 기술의 결실은 지금 여기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으며 그들은 그런 결실로 살아갑니다. 그들은 그것으로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부모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처자식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친구와 동료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며, 사문․바라문들에게 많은 보시를 합니다. 그러한 보시는 고귀한 결말을 가져다주고 신성한 결말을 가져다주며 행복을 익게 하고 천상에 태어나게 합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도 이와 같이 지금 여기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을 천명하실 수 있습니까?”(D2 §14)
그러나 기술만으로 금생의 행복은 얻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그 사람이 전문직종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나쁜 인성을 가지고 있다면 그는 사회와 자신을 망가지게 한다. 바른 인성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도덕적으로 건전하고, 이웃에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부처님께서는 이를 각각 지계와 보시로 강조하셨다. 이처럼 인간은 자기에게 맞는 기술을 익히고, 도덕적으로 건전하고, 봉사하는 삶을 삶으로 해서 금생의 행복을 얻게 된다고 부처님께서는 강조하셨다.
그래서『숫따니빠따』「큰 행복 경」(Sn2:4)에서도 많이 배움(bahu- sacca), 기술(sippa), 규율[律, vinaya], 잘 공부지음(susikkhita), 보시(dā- na), 공덕을 쌓음(kata-puññatā) 등을 금생의 행복의 조건으로 나열하고 있다. 이를 정리하면 보시, 지계, 학문과 기술이 된다.
이처럼 인간은 예나 지금이나 자기 적성에 맞는 학문과 기술을 익혀서 이것으로 세상에 기여를 하고 그래서 생기는 소득이나 이윤을 가지고 자신과 가족이 편하게 살고 다시 그것을 가지고 세상과 종교에 보시를 하면서 행복을 추구한다.
이런 차원에서 국가들도 국민전체의 복지 증진과 확보 및 행복 추구를 국가의 가장 중요한 사명으로 삼고 있는데 이는 오랫동안 복지국가(福祉國家, welfare state)의 건설을 추구해온 우리 정부의 목표와도 일치할 것이다. 한때 국민교육헌장에서 볼 수 있었던 “학문과 기술을 배우고 익히며”라는 표현은 바로 이 점을 강조했던 것으로 보인다. 복지국가의 건설이야말로 금생의 행복을 실현하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내생의 행복
인간이 짓는 종교행위는 기본적으로 내생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은 금생에 종교행위를 함으로 해서 사후에 인간이나 천상이나 극락세계에 태어나거나 천당에 가게 된다고 각 종교마다 이론은 다르지만 이구동성으로 사후세계의 행복을 말하고 있다.
불교에서는 인간이 짓는 의도적 행위(업)가 원인이 되어, 해로운 업(불선업)을 많이 지은 자는 지옥, 축생, 아귀의 삼악도에 태어나게 되고 유익한 업(선업)을 많이 지은 자는 인간과 천상에 태어나게 된다고 가르친다. 초기불전에서 부처님께서는 인간이나 천상에 태어나는 방법으로 보시와 지계를 말씀하셨다. 한역『아함경』에서는 이를 시․계․생천(施․戒․生天)이라고 옮겼다. 금생에 이웃에 봉사하고 승가에 보시하며, 도덕적으로 건전한 삶을 살면 내생에 천상에 태어나게 된다는 말씀이다. 특히『디가 니까야』제3권「삼십이상경」(D30)에서는 세존께서 32상(相)의 각각을 갖춘 것은 아주 이전 생에서부터 보시를 하고 계를 호지하고 십선업을 짓고 포살일을 준수하는 등을 통해서 천상에 태어나 큰 행복을 누리신 뒤에 인간으로 태어나서 이러한 대인상(大人相)을 얻으셨다고 강조하고 있다.(D30 §1.4 이하 참조)
물론 불․법․승․계에 대한 믿음도 강조되고 있는데, 불․법․승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과 계를 지님의 넷은 본서 제1편에 싣고 있는『앙굿따라 니까야』제5권「공덕행의 토대 경」(A8:35)에서 공덕행의 토대로 강조하고 있으며『상윳따 니까야』제6권「예류 상윳따」(S55)의 여러 경들에서도 예류과를 얻은 자들이 갖추고 있는 구성요소로 설명되고 있다.
그리고『앙굿따라 니까야』의 많은 경들에서도 천상에 태어나는 방법으로 이러한 보시와 계의 구족과 믿음이 강조되고 있음은 주지해야 한다. 예를 들면「공덕이 넘쳐흐름 경」1(A4:51)과「견해 경」(A4:212) 이하의 여러 경들을 들 수 있다. 특히『앙굿따라 니까야』제2권「합리적인 행위 경」(A4:61)에서 세존께서는 급고독 장자에게 “믿음을 구족하고 계를 구족하고 보시에 대해 관대함을 구족하고 통찰지를 구족하면”, “금생에 법답게 재물을 얻고, 친척들과 스승들과 더불어 명성을 얻고, 오래 살고 긴 수명을 가진 뒤, 죽어서 몸이 무너진 다음에는 좋은 곳[善處], 천상세계에 태어난다.”고 가르치고 계신다.
그러므로 특히 재가자들은 이처럼 불․법․승 삼보에 대한 믿음과 보시와 지계를 닦아서 금생에도 행복하고 내생에도 행복할 토대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여 초기불전에 나타나는 금생의 행복과 내생의 행복에 대한 가르침을 살펴보았다. 본서 제1편은 행복의 토대라는 제목으로 주로 금생의 행복과 내생의 행복에 관계된 부처님의 가르침을 모았다. 삼보에 대한 확신이나 봉사하는 삶과 도덕적인 삶 즉 보시와 지계가 토대가 되지 않는 교학적인 이해나 전문화된 수행은 자신과 세상의 행복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궁극적 행복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세 번째 행복은 궁극적 행복(parama-sukha, 至福)이며 이것은 열반이다. 불교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깨달음, 해탈, 열반, 성불은 세상의 어떤 가치체계나 신념체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불교만이 제시하는 고귀한 가르침이다. 스님들은 이러한 궁극적 행복을 위해서 출가하여 수행을 하며, 재가 신자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자신의 가치체계와 신념체계로 받아들이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서이다.
금생의 행복과 내생의 행복은 주로 재가자들에게 가르치셨으며, 궁극적 행복은 출가자들에게 주로 가르치셨다. 물론 역량이 되는 재가자들에게도 궁극적 행복을 도처에서 말씀하셨다. 그래서『상윳따 니까야』제1권「알라와까 경」(S10:12)에 해당하는 주석서는 “재가자는 바른 직업을 가지고 삼귀의를 하고 보시와 공양을 하고 계를 구족하고 포살을 실천하는 재가의 도닦음을 실천한다. 출가자는 이를 넘어서서 후회하지 않음을 행하는 계행을 갖추고[戒] 마음을 청정하게 함 등으로 구분되는 출가자의 도닦음을 닦아서[定] 통찰지를 갖추어서[慧] 삶을 영위한다.” (SA.i.330)고 적고 있다.
궁극적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개념적인 존재[施設, paññatti]를 해체해서 법(法, dhamma)으로 환원해서 보아야 한다. ① 오온과 12처 등으로 해체해서 보기 ② 무상․고․무아 ③ 염오 ④ 이욕 ⑤ 해탈 ⑥ 구경해탈지의 정형구는 니까야의 도처에서 강조되고 있는 해탈․열반을 실현하는 여섯 단계의 과정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본서 제2편 초기불교의 교학에 싣고 있는 여러 경들의 주해들을 참조하기 바란다. 그리고『맛지마 니까야』제1권「뱀의 비유 경」(M22) §29의 주해도 참조하기 바란다. 아울러『초기불교 이해』제14장 어떻게 해탈․열반을 실현할 것인가와『상윳따 니까야』제4권 해제 §3과 제3권 해제 §3을 중심으로도 살펴볼 것을 권한다.
궁극적 행복은 교학과 수행을 통해서
궁극적 행복인 열반은 당연히 수행(paṭipadā, bhāvanā)을 통해서 실현된다. 그리고 제대로 된 수행을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나와 세상과 수행을 비롯한 법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이해를 우리는 교학(pariyatti)이라 부른다. 그러므로 열반의 실현이라는 궁극적 행복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불교의 교학과 수행 즉 이론과 실천을 갖추어야 한다. 이 둘이 없어도 열반은 문득 실현된다고 한다면 그것은 사행심의 논리, 저 로또 복권의 논리일 뿐이다. 그래서 세존께서는『맛지마 니까야』제3권「마간디야 경」(M75)에서 마간디야 유행승에게 말씀하신다.
“마간디야여, 그렇다면 그대는 바른 사람을 섬겨라. 마간다야여, 그대가 바른 사람을 섬기면 바른 법을 듣게 될 것이다. 마간디야여, 그대가 바른 법을 듣게 되면 그대는 [출세간]법에 이르게 하는 법을 닦을 것이다. 마간디야여, 그대가 [출세간]법에 이르게 하는 법을 닦으면 그대는 ‘… 이와 같이 전체 괴로움의 무더기가 소멸한다.’라고 스스로 알고 스스로 보게 될 것이다.”(M75 §25)
이처럼 법을 듣고 법을 닦으면 괴로움의 무더기가 소멸하여 궁극적 행복인 열반이 실현된다고 부처님은 강조하시는데 여기서 법을 듣는 것은 교학에, 법을 닦는 것은 수행에 배대할 수 있다. 교학과 수행은 각각 불교의 이론과 실천을 대표하는 술어이며 불교의 궁극적 행복을 실현하는 양대 축이기도 하다. 그래서 본서의 부제목을 “교학과 수행”으로 하였다.
초기불교의 교학
초기불교의 교학은 온․처․연․제 혹은 온․처․계․근․제․연과 37보리분법으로 정리된다. 그래서 상좌부 불교의 근간이 되며 주석서 문헌들의 중심에 놓여 있는『청정도론』에서 붓다고사 스님은 “여기서 무더기[蘊, khandha], 감각장소[處, āyatana], 요소[界, dhātu], 기능[根, indriya], 진리[諦, sacca], 연기[緣起, paṭiccasamuppāda] 등으로 구분되는 법들이 이 통찰지의 토양(paññā-bhūmi)이다.”(Vis. XIV.32)라고 정의하여 불교교학의 근간을 온․처․계․근․제․연의 여섯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논장』의 두 번째인『위방가』(분석론, Vbh)에도 제1장부터 제6장까지의 주제로 설명을 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불교에서 조석으로 독송되는『반야심경』에도 기본교학은 온․처․계․제․연의 다섯으로 언급되고 있기도 하다.
본서의 제2편 초기불교의 교학은 초기불교 교학의 기본주제인 온․처․계․제․연 즉 5온․12처․18계․4성제․12연기에 관계된 경들을 싣고 있다.「기능 상윳따」(S48)를 제외하고 22근(根, 기능)이 완전하게 나타나는 곳은『경장』이 아니라『논장』의『위방가』(Vbh.122)이다. 그래서 22근(기능)은 본서의 제2편 초기불교의 교학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22근(기능)에 대해서는 본서 제3편 초기불교의 수행의 제5장 다섯 가지 기능(5근) 편의 해설(368~369쪽)에서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다.
초기불교의 수행
초기불교의 수행은 초기불전의 도처에, 특히『상윳따 니까야』에 주제별로 정리되어 나타나고 있는 37보리분법(菩提分法, bodhi-pakkhiyā dhammā)이다. 이 37보리분법의 가르침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주제별로 모아서 담고 있는『상윳따 니까야』제5권의 45번째 상윳따(S45)부터 제6권 51번째 상윳따(S51)까지에서 도, 각지, 염처, 기능, 바른 노력, 힘, 성취수단의 일곱 개의 상윳따로 나타나는데, 이들은 각각 팔정도, 칠각지, 사념처, 오근, 사정근, 오력, 사여의족의 7가지 주제이며 이것이 바로 37보리분법이다. 그리고 이것은『논장』의 두 번째인『위방가』(분석론)에도 제7장부터 제11장까지의 다섯 개 장으로 정리되어 나타나고 있다.
본서 제3편 초기불교의 수행에서는 초기불전에서 정리되어 나타나는 37보리분법과 초기불교 수행법으로 빼놓을 수 없는 사마타와 위빳사나에 관계된 경들을 제9장(466쪽 이하)에 뽑아서 싣는다.
편집자는 2010년 한 해 동안 매주 한 편씩 <초기불교 산책>이라는 제목으로 불교신문에 50편의 글들을 기고하였다. 이 글들은 대부분 편집자가 지은 졸저『초기불교 이해』를 더 간단하게 정리한 것들이다. 그리고『초기불교 이해』는 편집자가 번역한『상윳따 니까야』각권의 해제에 토대하고 있다. 본서의 들어가는 말과 본서의 각 장의 앞에 싣고 있는 해설들은 편집자가 쓴 이러한 글들을 본서의 문맥에 맞게 수정하여 실은 것이 대부분임을 밝힌다.
본서에 가려 뽑아서 싣고 있는 초기불전은 모두 초기불전연구원에서 번역 출간한 4부 니까야를 토대로 하였다. 이 가운데『맛지마 니까야』와『앙굿따라 니까야』는 대림 스님이 옮긴 것이고『디가 니까야』와 『상윳따 니까야』는 편집자가 번역한 것이다. 초기불전연구원에서 아직 출간하지 않은『숫따니빠따』에 포함된 경들은 대림 스님과 편집자가 옮긴 것이다.
부처님의 말씀은 일차결집에서 합송이 되어서 니까야로 전승되어 온다. 이 가운데『디가 니까야』(길게 설하신 경)는 아난다 존자의 제자들에게 부촉해서 그분들이 계승해 가도록 하였으며,『맛지마 니까야』(중간 길이로 설하신 경)는 사리뿟따 존자의 제자들에게,『상윳따 니까야』(주제별로 모은 경)는 마하깟사빠 존자의 제자들에게,『앙굿따라 니까야』(숫자별로 모은 경)는 아누룻다 존자의 제자들에게 각각 부촉해서 전승하도록 하였다 한다.(DA.i.15,『디가 니까야』제3권의 부록인『디가 니까야 주석서』「서문」§39 참조)
주석서의 설명에 의하면『디가 니까야』에는 34개 경이,『맛지마 니까야』에는 152개 경이,『상윳따 니까야』에는 7762개 경이,『앙굿따라 니까야』에는 9557개 경이 담겨있어서 4부 니까야에 담겨있는 경들은 모두 17505개가 된다고 한다.(AA. i.17) 그러나 초기불전연구원에서는 이를 각각 34개 경과 152개 경과 2904개 경과 2305개 경으로 옮겼다. 이렇게 하여 초기불전연구원에서 옮긴 4부 니까야에는 모두 5395개의 경이 담겨있다. PTS본(Ee)에는 모두 5419개로 편집되어있고 VRI의 육차결집본(Be)에는 10325개로 엮어져 있다.
그러면 PTS(Ee)본과 PTS본을 저본으로 하여 번역한 초기불전연구원 번역본과 육차결집본과 주석서에서 밝히는 경의 개수가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가? 분명히 밝히고 싶은 것은 내용에는 하나도 다른 부분이 없다는 것이다. PTS본과 스리랑카본(Se), 미얀마본(Be), 태국본(Te) 등은 단어의 철자법이 서로 다른 부분이 있고 혹 문장이 생략된 부분이 드물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내용이 다른 경이 새로 첨가된다거나 특정한 경이 누락된다거나 하는 경우는 없다. 후대에 경을 편집하는 편집자들 혹은 결집회의의 주재자들이 경을 어떻게 편집하여 개수를 정했는가 하는 차이에 따라서 달라진 것뿐이다. 본서에 싣고 있는 경들 가운데 경전 도입부의 문단을 생략한 경우와 반복되는 정형구들을 생략한 경우 등에 대해서는 본서 40쪽의 주해와『상윳따 니까야』제1권의 역자 서문 §12(74쪽 이하)와『앙굿따라 니까야』제1권의 역자 서문 §7(26쪽 이하)을 참조하기 바란다.
본서의 출간에는 많은 분들의 노력이 담겨있다. 본서의 교정은 초기불전연구원 까페 동호회의 자나난다 송영상, 마보 이선행, 도산 양지원, 오서현, 여래자 이정인, 케마와띠 김학란, 하루 김청 법우님이 맡아서 해주셨다. 그리고 본서의 색인 작업은 자나난다 송영상 법우님이 맡아서 해주셨다. 교정과 색인 작업에 동참해주신 일곱 분의 법우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본서에는 역경불사를 후원해주시기 위해서 매달 후원금을 보내주시는 초기불전연구원의 후원회원 여러분들의 정성이 담겨있다. 아울러 초기불교를 자신의 신념으로 삼고 살아가면서 부처님의 원음을 배우고 실천하기 위해서 노력하면서 초기불전연구원을 성원해주시는 초기불전연구원 까페(cafe.daum.net/chobul)의 7천명에 가까운 법우님들과 초기불전연구원 까페 동호회 김석화 연합회 회장님을 위시한 여러 임원 법우님들과 동호회 회원 여러 불자님들께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다. 끝으로 인쇄에 관계된 제반사항을 잘 마무리해서 좋은 책으로 출판해주신 <문성인쇄>의 관계자 여러분들께도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
지난 2012년 12월에 봉은사에서『초기불교 이해』강의를 마치고 나오는데 어떤 보살님께서 조그마한 상자 하나를 주셨다. 다음 날 아침에 무심히 열어보니 많은 금액의 보시금이 든 봉투 두 개가 들어있었다. 하나는 초기불전연구원 원장 대림 스님 앞으로 되어있고 다른 하나는 편집자 앞으로 되어있고 편지 글도 적혀있었다. 편집자의 강의를 몇 번 들었는데 무주상보시를 하시고 싶다면서 끝내 이름은 밝히지 않으셨다.
대림 스님과 상의하여 익명의 불자님이 주신 이 보시금은 모두 본서의 출판경비로 사용하기로 하였다. 이렇게 하는 것이 불자님이 주신 보시금으로 부처님 정법을 잘 전하는 바른 길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귀중한 정재를 보시해주셨는데도 감사의 말씀도 제대로 못 드렸다. 보시금을 주신 불자님께 이 지면을 빌어서 깊고 정중하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끝으로 본서가 이제 막 출가한 후학 스님들과 초기불교를 자신의 신념으로 삼고 살아가는 불자님들의 수행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들어가는 말을 접는다.
니까야 강독 I/ II
각묵 스님/대림 스님 옮김/신국판
제1권: 536쪽/ 제2권: 528쪽
정가: 각권 27,000원 (초판 2013년, 2쇄 2013년)
<니까야 강독 제2권 (교학과 수행)>
<니까야 강독 제2권>
들어가는 말
통합종단인 대한불교 조계종의 교육원은 승가교육의 체계화 작업을 통해서 2011년과 2012년에 걸쳐 기본교육기관인 강원의 교과목을 정비하고 대폭적으로 개선하였다. 그리하여 강원의 교과목을 초기불교, 대승불교, 선불교, 한문불전, 계율과 윤리, 참여불교, 불교와 불교사, 포교와 실천의 7개 분야로 구성된 필수과정(30과목)과 선택과정(7과목)으로 확정하였다. 이러한 7개 분야의 강원 교과목 가운데 초기불교 교과목으로는 <초기불교 이해>, <초기불전 I>, <초기불전 II>, <아비달마의 이해>라는 네 과목이 개설되었다. 이렇게 초기불교는 강원의 일학년과 이학년 과정의 주요교과목으로 채택되어서 한국불교의 근간이 되는 가르침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 가운데 <초기불교 이해> 과목은 초기불전연구원이 출간한『초기불교 이해』가 주교재로 채택되었다. 선택과목인 <아비달마의 이해>도 초기불전연구원에서 출간한『아비담마 길라잡이』(상/하)가 주교재의 하나로 강의지침서에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이번에 초기불전연구원에서 출간하는『니까야 강독 I』과『니까야 강독 II』는 나머지 두 과목인 <초기불전 I>과 <초기불전 II>의 교재를 염두에 두고 엮은 것이다.
불교란 무엇인가? 불교는 부처님[佛]의 가르침[敎]이다. 당연히 부처님은 역사적으로 실존하셨던 석가모니(釋迦牟尼, Sakyamuni) 부처님이다. 역사적으로 실존하셨던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은 남방의 니까야(Nikāya)와 북방의『아함』(阿含, āgama)으로 전승되어 온다. 니까야와『아함』은 초기불교의 분명한 전거(典據)가 된다.
‘니까야(Nikāya)’는 ni(아래로)+√ci(to gather)에서 파생된 명사로 초기불전에서는 ‘모임, 회합, 무리’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그러므로 ‘니까야’는 ‘모은(collected) [가르침]’이란 뜻이다. 영어권에서는 collection으로 정착되고 있다. ‘아함(āgama)’은 ā(이쪽으로)+√gam(to go)에서 파생된 명사인데 이쪽으로 전해져 온 것이라는 일차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전승된(handed down) [가르침]’이라는 뜻이다.
4부 니까야는『디가 니까야』(Dīgha Nikāya),『맛지마 니까야』(Maj- jhima Nikāya),『상윳따 니까야』(Saṁyutta Nikāya),『앙굿따라 니까야』(Aṅguttara Nikāya)이다.(일본에서는 각각 장부(長部), 중부(中部), 상응부(相應部), 증지부(增支部)로 옮겼다.) 이들은 모두 부처님과 직계제자들의 가르침을 담은 것이다. 그러므로 초기불교의 가장 중요한 자료이다.
여기에다『쿳다까 니까야』(Khuddaka Nikāya, 小部)의『숫따니빠따』(經集, Suttanipāta),『법구경』(法句經, Dhammapāda),『자설경』(自說經, Udāna),『여시어경』(如是語經, Itivuttaka),『장로게』(長老偈, Theragāthā),『장로니게』(長老尼偈, Therīgāthā),『본생담』(本生譚, Jātaka)의 7가지는 당연히 부처님과 직계제자들의 가르침인 초기불교의 영역에 포함되어야 한다. 오히려『숫따니빠따』와『법구경』은 학자들이 4부 니까야보다 더 주목하는 부처님의 말씀이기도 하다.
4아함(āgama)은『장아함』(長阿含),『중아함』(中阿含),『잡아함』(雜阿含),『증일아함』(增一阿含)이다. 이들은 한문으로 축약되어 번역되었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는 일차자료가 되기에는 불충분하다. 물론 니까야와 비교 가능하기 때문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그리고 남방 북방으로 전혀 다른 경로로 전승되어 전혀 다른 문자로 지금까지 전승되어온 니까야와『아함』이 서로 똑같은 기본 가르침을 담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 하겠다.
『율장』(Vinaya)은 승가의 계율과 승단의 규정을 모은 것이기 때문에 부처님의 가르침(Dhamma)을 살펴보는 본서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본서에서는 니까야에 전승되어오는 부처님과 직계제자들의 가르침을 주제별로 뽑아서 싣고 있다.
불교 2600년사의 흐름은 모두 이처럼 역사적으로 실존하셨던 석가모니 부처님 즉 고따마 싯닷타(Gotama Siddhattha, Sk. Gautama Siddhartha) 그분으로부터 출발한다. 이처럼 부처님으로부터 시작하였으며 아난다, 사리뿟따, 깟사빠, 아누룻다 존자 등의 많은 부처님의 직계제자들이 전승해온 가르침을 우리는 초기불교라 한다. 아비담마(아비달마), 반야중관, 유식, 여래장, 정토, 밀교, 선불교로 전개되어온 후대의 모든 불교의 흐름은 그분 부처님이 깨달으시고 45년간 설법하셨던 이러한 가르침을 뿌리로 해서 전개된다.
그러면 그분 부처님은 무엇을 가르치셨는가? 본서는 이제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부처님은 행복을 가르치셨다.
불교의 목적, 행복
인간은 행복을 추구한다. 경제행위, 정치행위, 문화행위, 철학행위, 의술행위, 종교행위 등 인간의 모든 행위는 행복해지기 위해서이다. 불교도 행복을 추구한다. 그래서 예부터 스님들은 불교의 목적을 이고득락(離苦得樂)이라고 표현하였다. 초기경에서 부처님께서는 다양한 행복을 말씀하셨다. 그것을 간추려보면 금생의 행복, 내생의 행복, 구경의 행복이 된다.
세존께서는『상윳따 니까야』제1권「알라와까 경」(S10:12)에서 이렇게 읊으신다.
“믿음이 여기서 인간의 으뜸가는 재화이며
법을 잘 닦아야 행복을 가져오느니라.
진리가 참으로 가장 뛰어난 맛이며
통찰지를 [구족하여] 살아야 으뜸가는 삶이라 부르느니라.”{847}
여기서 ‘법을 잘 닦는다.’는 것은 보시와 지계와 수행(dāna-sīla- bhāvanā-dhamma)을 말한다고 주석서는 설명하고 있다.(SA.i.329) 그리고 계속해서 “‘행복을 가져온다.’는 것은 이 법을 닦으면 인간의 행복(manussa-sukha = 금생의 행복)과 천상의 행복(dibba-sukha = 내생의 행복)과 궁극적으로는(pariyosāne) 열반의 행복(nibbāna-sukha = 궁극적 행복)을 가져온다는 뜻이다.”(SA.i.329)라고 덧붙이고 있다. 이 가운데서 보시(dāna)와 지계(sīla)는 인간의 행복과 천상의 행복을 얻는 수단이며, 수행(bhāvanā) 즉 37보리분법으로 정리되고 팔정도로 귀결되는 도닦음(paṭipadā)은 궁극적 행복을 얻는 방법이다. 그래서 이 셋은 대승불교의 육바라밀에도 모두 포함되고 있는 것이다.
초기불전에서 행복으로 옮겨지는 단어로는 즐거움을 뜻하는 sukha와 길상, 행복, 행운 등으로 옮기고 있는 망갈라(maṅgala)라는 술어를 들수 있다. 이 망갈라라는 단어는 행복을 뜻하는 의미로 초기경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으며 베다 문헌이나 대승불교 문헌에도 자주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행복을 강조하고 있는 대표적인 경으로는 본서에서 첫 번째 경으로 싣고 있는『숫따니빠따』의「큰 행복 경」(Mahā-maṅgala Sutta, 大吉祥經, Sn2:4/46∼47)을 들 수 있다. 이 경에서 세존께서는 12개의 게송을 통해서 아주 다양한 행복을 말씀하시는데, 특히 금생의 행복을 여러 가지로 나열하신 뒤에
“감각기능을 단속하고 청정범행을 닦으며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를 보고
열반을 실현하는 것,
이것이 으뜸가는 행복이라네.”{267}
라고 강조하고 계신다. 열반의 실현이야말로 궁극적 행복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러 경에서 인간의 행복, 천상의 행복, 열반의 행복, 혹은 금생의 행복, 내생의 행복, 궁극적 행복은 강조되고 있다. 이처럼 불교는 괴로움을 여의고 행복을 얻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이러한 행복을 얻을 수 있는가, 그 방법은 무엇인가일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이러한 세 가지 행복을 실현할 수 있을까?
금생의 행복
초기불전은 금생에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특히 학문과 기술(sippa, vijjā, sikkha)을 익힐 것을 강조하고 있다. 자기 소질에 맞는 기술을 익혀서 그것으로 세상에 기여를 하고 소득이나 이윤을 창출하여 금생에 행복하게 사는 것이 인간이 추구하는 중요한 행복이다. 그래서『디가 니까야』제1권「사문과경」(D2)에서 마가다국의 아자따삿뚜 왕은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린다.
“세존이시여, 세상에는 여러 가지 기술 분야들이 있습니다. 즉 코끼리몰이꾼, … 제과인, 정원사, 염색인, 직공, 바구니 만드는 자, 항아리 만드는 자, 경리인, 반지 만드는 자, 그 외에 여러 가지 기술 분야들이 있습니다. 그런 기술의 결실은 지금 여기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으며 그들은 그런 결실로 살아갑니다. 그들은 그것으로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부모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처자식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친구와 동료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며, 사문․바라문들에게 많은 보시를 합니다. 그러한 보시는 고귀한 결말을 가져다주고 신성한 결말을 가져다주며 행복을 익게 하고 천상에 태어나게 합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도 이와 같이 지금 여기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을 천명하실 수 있습니까?”(D2 §14)
그러나 기술만으로 금생의 행복은 얻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그 사람이 전문직종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나쁜 인성을 가지고 있다면 그는 사회와 자신을 망가지게 한다. 바른 인성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도덕적으로 건전하고, 이웃에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부처님께서는 이를 각각 지계와 보시로 강조하셨다. 이처럼 인간은 자기에게 맞는 기술을 익히고, 도덕적으로 건전하고, 봉사하는 삶을 삶으로 해서 금생의 행복을 얻게 된다고 부처님께서는 강조하셨다.
그래서『숫따니빠따』「큰 행복 경」(Sn2:4)에서도 많이 배움(bahu- sacca), 기술(sippa), 규율[律, vinaya], 잘 공부지음(susikkhita), 보시(dā- na), 공덕을 쌓음(kata-puññatā) 등을 금생의 행복의 조건으로 나열하고 있다. 이를 정리하면 보시, 지계, 학문과 기술이 된다.
이처럼 인간은 예나 지금이나 자기 적성에 맞는 학문과 기술을 익혀서 이것으로 세상에 기여를 하고 그래서 생기는 소득이나 이윤을 가지고 자신과 가족이 편하게 살고 다시 그것을 가지고 세상과 종교에 보시를 하면서 행복을 추구한다.
이런 차원에서 국가들도 국민전체의 복지 증진과 확보 및 행복 추구를 국가의 가장 중요한 사명으로 삼고 있는데 이는 오랫동안 복지국가(福祉國家, welfare state)의 건설을 추구해온 우리 정부의 목표와도 일치할 것이다. 한때 국민교육헌장에서 볼 수 있었던 “학문과 기술을 배우고 익히며”라는 표현은 바로 이 점을 강조했던 것으로 보인다. 복지국가의 건설이야말로 금생의 행복을 실현하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내생의 행복
인간이 짓는 종교행위는 기본적으로 내생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은 금생에 종교행위를 함으로 해서 사후에 인간이나 천상이나 극락세계에 태어나거나 천당에 가게 된다고 각 종교마다 이론은 다르지만 이구동성으로 사후세계의 행복을 말하고 있다.
불교에서는 인간이 짓는 의도적 행위(업)가 원인이 되어, 해로운 업(불선업)을 많이 지은 자는 지옥, 축생, 아귀의 삼악도에 태어나게 되고 유익한 업(선업)을 많이 지은 자는 인간과 천상에 태어나게 된다고 가르친다. 초기불전에서 부처님께서는 인간이나 천상에 태어나는 방법으로 보시와 지계를 말씀하셨다. 한역『아함경』에서는 이를 시․계․생천(施․戒․生天)이라고 옮겼다. 금생에 이웃에 봉사하고 승가에 보시하며, 도덕적으로 건전한 삶을 살면 내생에 천상에 태어나게 된다는 말씀이다. 특히『디가 니까야』제3권「삼십이상경」(D30)에서는 세존께서 32상(相)의 각각을 갖춘 것은 아주 이전 생에서부터 보시를 하고 계를 호지하고 십선업을 짓고 포살일을 준수하는 등을 통해서 천상에 태어나 큰 행복을 누리신 뒤에 인간으로 태어나서 이러한 대인상(大人相)을 얻으셨다고 강조하고 있다.(D30 §1.4 이하 참조)
물론 불․법․승․계에 대한 믿음도 강조되고 있는데, 불․법․승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과 계를 지님의 넷은 본서 제1편에 싣고 있는『앙굿따라 니까야』제5권「공덕행의 토대 경」(A8:35)에서 공덕행의 토대로 강조하고 있으며『상윳따 니까야』제6권「예류 상윳따」(S55)의 여러 경들에서도 예류과를 얻은 자들이 갖추고 있는 구성요소로 설명되고 있다.
그리고『앙굿따라 니까야』의 많은 경들에서도 천상에 태어나는 방법으로 이러한 보시와 계의 구족과 믿음이 강조되고 있음은 주지해야 한다. 예를 들면「공덕이 넘쳐흐름 경」1(A4:51)과「견해 경」(A4:212) 이하의 여러 경들을 들 수 있다. 특히『앙굿따라 니까야』제2권「합리적인 행위 경」(A4:61)에서 세존께서는 급고독 장자에게 “믿음을 구족하고 계를 구족하고 보시에 대해 관대함을 구족하고 통찰지를 구족하면”, “금생에 법답게 재물을 얻고, 친척들과 스승들과 더불어 명성을 얻고, 오래 살고 긴 수명을 가진 뒤, 죽어서 몸이 무너진 다음에는 좋은 곳[善處], 천상세계에 태어난다.”고 가르치고 계신다.
그러므로 특히 재가자들은 이처럼 불․법․승 삼보에 대한 믿음과 보시와 지계를 닦아서 금생에도 행복하고 내생에도 행복할 토대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여 초기불전에 나타나는 금생의 행복과 내생의 행복에 대한 가르침을 살펴보았다. 본서 제1편은 행복의 토대라는 제목으로 주로 금생의 행복과 내생의 행복에 관계된 부처님의 가르침을 모았다. 삼보에 대한 확신이나 봉사하는 삶과 도덕적인 삶 즉 보시와 지계가 토대가 되지 않는 교학적인 이해나 전문화된 수행은 자신과 세상의 행복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궁극적 행복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세 번째 행복은 궁극적 행복(parama-sukha, 至福)이며 이것은 열반이다. 불교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깨달음, 해탈, 열반, 성불은 세상의 어떤 가치체계나 신념체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불교만이 제시하는 고귀한 가르침이다. 스님들은 이러한 궁극적 행복을 위해서 출가하여 수행을 하며, 재가 신자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자신의 가치체계와 신념체계로 받아들이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서이다.
금생의 행복과 내생의 행복은 주로 재가자들에게 가르치셨으며, 궁극적 행복은 출가자들에게 주로 가르치셨다. 물론 역량이 되는 재가자들에게도 궁극적 행복을 도처에서 말씀하셨다. 그래서『상윳따 니까야』제1권「알라와까 경」(S10:12)에 해당하는 주석서는 “재가자는 바른 직업을 가지고 삼귀의를 하고 보시와 공양을 하고 계를 구족하고 포살을 실천하는 재가의 도닦음을 실천한다. 출가자는 이를 넘어서서 후회하지 않음을 행하는 계행을 갖추고[戒] 마음을 청정하게 함 등으로 구분되는 출가자의 도닦음을 닦아서[定] 통찰지를 갖추어서[慧] 삶을 영위한다.” (SA.i.330)고 적고 있다.
궁극적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개념적인 존재[施設, paññatti]를 해체해서 법(法, dhamma)으로 환원해서 보아야 한다. ① 오온과 12처 등으로 해체해서 보기 ② 무상․고․무아 ③ 염오 ④ 이욕 ⑤ 해탈 ⑥ 구경해탈지의 정형구는 니까야의 도처에서 강조되고 있는 해탈․열반을 실현하는 여섯 단계의 과정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본서 제2편 초기불교의 교학에 싣고 있는 여러 경들의 주해들을 참조하기 바란다. 그리고『맛지마 니까야』제1권「뱀의 비유 경」(M22) §29의 주해도 참조하기 바란다. 아울러『초기불교 이해』제14장 어떻게 해탈․열반을 실현할 것인가와『상윳따 니까야』제4권 해제 §3과 제3권 해제 §3을 중심으로도 살펴볼 것을 권한다.
궁극적 행복은 교학과 수행을 통해서
궁극적 행복인 열반은 당연히 수행(paṭipadā, bhāvanā)을 통해서 실현된다. 그리고 제대로 된 수행을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나와 세상과 수행을 비롯한 법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이해를 우리는 교학(pariyatti)이라 부른다. 그러므로 열반의 실현이라는 궁극적 행복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불교의 교학과 수행 즉 이론과 실천을 갖추어야 한다. 이 둘이 없어도 열반은 문득 실현된다고 한다면 그것은 사행심의 논리, 저 로또 복권의 논리일 뿐이다. 그래서 세존께서는『맛지마 니까야』제3권「마간디야 경」(M75)에서 마간디야 유행승에게 말씀하신다.
“마간디야여, 그렇다면 그대는 바른 사람을 섬겨라. 마간다야여, 그대가 바른 사람을 섬기면 바른 법을 듣게 될 것이다. 마간디야여, 그대가 바른 법을 듣게 되면 그대는 [출세간]법에 이르게 하는 법을 닦을 것이다. 마간디야여, 그대가 [출세간]법에 이르게 하는 법을 닦으면 그대는 ‘… 이와 같이 전체 괴로움의 무더기가 소멸한다.’라고 스스로 알고 스스로 보게 될 것이다.”(M75 §25)
이처럼 법을 듣고 법을 닦으면 괴로움의 무더기가 소멸하여 궁극적 행복인 열반이 실현된다고 부처님은 강조하시는데 여기서 법을 듣는 것은 교학에, 법을 닦는 것은 수행에 배대할 수 있다. 교학과 수행은 각각 불교의 이론과 실천을 대표하는 술어이며 불교의 궁극적 행복을 실현하는 양대 축이기도 하다. 그래서 본서의 부제목을 “교학과 수행”으로 하였다.
초기불교의 교학
초기불교의 교학은 온․처․연․제 혹은 온․처․계․근․제․연과 37보리분법으로 정리된다. 그래서 상좌부 불교의 근간이 되며 주석서 문헌들의 중심에 놓여 있는『청정도론』에서 붓다고사 스님은 “여기서 무더기[蘊, khandha], 감각장소[處, āyatana], 요소[界, dhātu], 기능[根, indriya], 진리[諦, sacca], 연기[緣起, paṭiccasamuppāda] 등으로 구분되는 법들이 이 통찰지의 토양(paññā-bhūmi)이다.”(Vis. XIV.32)라고 정의하여 불교교학의 근간을 온․처․계․근․제․연의 여섯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논장』의 두 번째인『위방가』(분석론, Vbh)에도 제1장부터 제6장까지의 주제로 설명을 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불교에서 조석으로 독송되는『반야심경』에도 기본교학은 온․처․계․제․연의 다섯으로 언급되고 있기도 하다.
본서의 제2편 초기불교의 교학은 초기불교 교학의 기본주제인 온․처․계․제․연 즉 5온․12처․18계․4성제․12연기에 관계된 경들을 싣고 있다.「기능 상윳따」(S48)를 제외하고 22근(根, 기능)이 완전하게 나타나는 곳은『경장』이 아니라『논장』의『위방가』(Vbh.122)이다. 그래서 22근(기능)은 본서의 제2편 초기불교의 교학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22근(기능)에 대해서는 본서 제3편 초기불교의 수행의 제5장 다섯 가지 기능(5근) 편의 해설(368~369쪽)에서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다.
초기불교의 수행
초기불교의 수행은 초기불전의 도처에, 특히『상윳따 니까야』에 주제별로 정리되어 나타나고 있는 37보리분법(菩提分法, bodhi-pakkhiyā dhammā)이다. 이 37보리분법의 가르침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주제별로 모아서 담고 있는『상윳따 니까야』제5권의 45번째 상윳따(S45)부터 제6권 51번째 상윳따(S51)까지에서 도, 각지, 염처, 기능, 바른 노력, 힘, 성취수단의 일곱 개의 상윳따로 나타나는데, 이들은 각각 팔정도, 칠각지, 사념처, 오근, 사정근, 오력, 사여의족의 7가지 주제이며 이것이 바로 37보리분법이다. 그리고 이것은『논장』의 두 번째인『위방가』(분석론)에도 제7장부터 제11장까지의 다섯 개 장으로 정리되어 나타나고 있다.
본서 제3편 초기불교의 수행에서는 초기불전에서 정리되어 나타나는 37보리분법과 초기불교 수행법으로 빼놓을 수 없는 사마타와 위빳사나에 관계된 경들을 제9장(466쪽 이하)에 뽑아서 싣는다.
편집자는 2010년 한 해 동안 매주 한 편씩 <초기불교 산책>이라는 제목으로 불교신문에 50편의 글들을 기고하였다. 이 글들은 대부분 편집자가 지은 졸저『초기불교 이해』를 더 간단하게 정리한 것들이다. 그리고『초기불교 이해』는 편집자가 번역한『상윳따 니까야』각권의 해제에 토대하고 있다. 본서의 들어가는 말과 본서의 각 장의 앞에 싣고 있는 해설들은 편집자가 쓴 이러한 글들을 본서의 문맥에 맞게 수정하여 실은 것이 대부분임을 밝힌다.
본서에 가려 뽑아서 싣고 있는 초기불전은 모두 초기불전연구원에서 번역 출간한 4부 니까야를 토대로 하였다. 이 가운데『맛지마 니까야』와『앙굿따라 니까야』는 대림 스님이 옮긴 것이고『디가 니까야』와 『상윳따 니까야』는 편집자가 번역한 것이다. 초기불전연구원에서 아직 출간하지 않은『숫따니빠따』에 포함된 경들은 대림 스님과 편집자가 옮긴 것이다.
부처님의 말씀은 일차결집에서 합송이 되어서 니까야로 전승되어 온다. 이 가운데『디가 니까야』(길게 설하신 경)는 아난다 존자의 제자들에게 부촉해서 그분들이 계승해 가도록 하였으며,『맛지마 니까야』(중간 길이로 설하신 경)는 사리뿟따 존자의 제자들에게,『상윳따 니까야』(주제별로 모은 경)는 마하깟사빠 존자의 제자들에게,『앙굿따라 니까야』(숫자별로 모은 경)는 아누룻다 존자의 제자들에게 각각 부촉해서 전승하도록 하였다 한다.(DA.i.15,『디가 니까야』제3권의 부록인『디가 니까야 주석서』「서문」§39 참조)
주석서의 설명에 의하면『디가 니까야』에는 34개 경이,『맛지마 니까야』에는 152개 경이,『상윳따 니까야』에는 7762개 경이,『앙굿따라 니까야』에는 9557개 경이 담겨있어서 4부 니까야에 담겨있는 경들은 모두 17505개가 된다고 한다.(AA. i.17) 그러나 초기불전연구원에서는 이를 각각 34개 경과 152개 경과 2904개 경과 2305개 경으로 옮겼다. 이렇게 하여 초기불전연구원에서 옮긴 4부 니까야에는 모두 5395개의 경이 담겨있다. PTS본(Ee)에는 모두 5419개로 편집되어있고 VRI의 육차결집본(Be)에는 10325개로 엮어져 있다.
그러면 PTS(Ee)본과 PTS본을 저본으로 하여 번역한 초기불전연구원 번역본과 육차결집본과 주석서에서 밝히는 경의 개수가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가? 분명히 밝히고 싶은 것은 내용에는 하나도 다른 부분이 없다는 것이다. PTS본과 스리랑카본(Se), 미얀마본(Be), 태국본(Te) 등은 단어의 철자법이 서로 다른 부분이 있고 혹 문장이 생략된 부분이 드물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내용이 다른 경이 새로 첨가된다거나 특정한 경이 누락된다거나 하는 경우는 없다. 후대에 경을 편집하는 편집자들 혹은 결집회의의 주재자들이 경을 어떻게 편집하여 개수를 정했는가 하는 차이에 따라서 달라진 것뿐이다. 본서에 싣고 있는 경들 가운데 경전 도입부의 문단을 생략한 경우와 반복되는 정형구들을 생략한 경우 등에 대해서는 본서 40쪽의 주해와『상윳따 니까야』제1권의 역자 서문 §12(74쪽 이하)와『앙굿따라 니까야』제1권의 역자 서문 §7(26쪽 이하)을 참조하기 바란다.
본서의 출간에는 많은 분들의 노력이 담겨있다. 본서의 교정은 초기불전연구원 까페 동호회의 자나난다 송영상, 마보 이선행, 도산 양지원, 오서현, 여래자 이정인, 케마와띠 김학란, 하루 김청 법우님이 맡아서 해주셨다. 그리고 본서의 색인 작업은 자나난다 송영상 법우님이 맡아서 해주셨다. 교정과 색인 작업에 동참해주신 일곱 분의 법우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본서에는 역경불사를 후원해주시기 위해서 매달 후원금을 보내주시는 초기불전연구원의 후원회원 여러분들의 정성이 담겨있다. 아울러 초기불교를 자신의 신념으로 삼고 살아가면서 부처님의 원음을 배우고 실천하기 위해서 노력하면서 초기불전연구원을 성원해주시는 초기불전연구원 까페(cafe.daum.net/chobul)의 7천명에 가까운 법우님들과 초기불전연구원 까페 동호회 김석화 연합회 회장님을 위시한 여러 임원 법우님들과 동호회 회원 여러 불자님들께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다. 끝으로 인쇄에 관계된 제반사항을 잘 마무리해서 좋은 책으로 출판해주신 <문성인쇄>의 관계자 여러분들께도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
지난 2012년 12월에 봉은사에서『초기불교 이해』강의를 마치고 나오는데 어떤 보살님께서 조그마한 상자 하나를 주셨다. 다음 날 아침에 무심히 열어보니 많은 금액의 보시금이 든 봉투 두 개가 들어있었다. 하나는 초기불전연구원 원장 대림 스님 앞으로 되어있고 다른 하나는 편집자 앞으로 되어있고 편지 글도 적혀있었다. 편집자의 강의를 몇 번 들었는데 무주상보시를 하시고 싶다면서 끝내 이름은 밝히지 않으셨다.
대림 스님과 상의하여 익명의 불자님이 주신 이 보시금은 모두 본서의 출판경비로 사용하기로 하였다. 이렇게 하는 것이 불자님이 주신 보시금으로 부처님 정법을 잘 전하는 바른 길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귀중한 정재를 보시해주셨는데도 감사의 말씀도 제대로 못 드렸다. 보시금을 주신 불자님께 이 지면을 빌어서 깊고 정중하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끝으로 본서가 이제 막 출가한 후학 스님들과 초기불교를 자신의 신념으로 삼고 살아가는 불자님들의 수행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들어가는 말을 접는다.
니까야 강독 I/ II
각묵 스님/대림 스님 옮김/신국판
제1권: 536쪽/ 제2권: 528쪽
정가: 각권 27,000원 (초판 2013년, 2쇄 201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