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기 불교 입문 목차>
| 목차 | 페이지 |
|---|
| 책머리에 | 4 |
| 일러두기 | 10 |
| 약어 | 11 |
| [초기불교의 개요] |
|
| 제1장 초기불교란 무엇인가 |
|
| 원시불교인가 근본불교인가 초기불교란 무엇인가? | 18 |
| 왜 초기불교인가 | 22 |
| 초기불교의 목적은 행복의 실현이다 | 25 |
| 초기불교의 기본 가르침 | 29 |
| 초기불교의 핵심은 '법'이다 | 32 |
| 법이란 무엇인가 | 37 |
| 초기불교의 특징은 '해체해서 보기'이다 | 40 |
| [초기불교의 교학] |
|
| 제2장 나는 무엇인가 |
|
| 오온① :나는 오온이다 | 48 |
| 오온②: 물질의 무더기 | 52 |
| 오온③: 느낌의 무더기 | 55 |
| 오온④: 인식의 무더기 | 60 |
| 오온⑤: 심리현상들의 무더기 | 64 |
| 오온⑥: 알음알이의 무더기 | 68 |
| 오온⑦: 오온은 순차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 72 |
| 제3장 세상이란 무엇인가 |
|
| 12처①: 열두 가지 감각장소 | 76 |
| 12처②: 12처가 곧 일체이다 | 79 |
| 18계: 18가지 요소 | 82 |
| 22근: 인간이 가진 22가지 능력 | 85 |
| 해탈 열반에 이르는 여섯 단계의 가르침 | 89 |
| 제4장 진리란 무엇인가 |
|
| 사성제①: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 | 94 |
| 사성제②: 괴로움의 성스러운 진리 | 97 |
| 사성제③: 괴로움의 일어남의 성스러운 진리 | 101 |
| 사성제④: 괴로움의 소멸의 성스러운 진리 | 104 |
| 사성제⑤: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의 성스러운 진리 | 107 |
| 사성제⑥: 네 가지 진리에 사무쳐야 한다 | 111 |
| 제5장 연기란 무엇인가 |
|
| 연기①: 연기는 12연기로 정리된다 | 116 |
| 연기②: 괴로움의 발생구조와 소멸구조 | 119 |
| 연기③: 12연기는 삼세양중인과를 설한다 | 124 |
| [초기불교의 수행] |
|
| 제6장 37보리분법 |
|
| 37보리분법이란 무엇인가 | 132 |
| 사념처①: 마음챙김이란 무엇인가 | 135 |
| 사념처②: 마음챙김의 대상 | 138 |
| 사념처③: 마음챙기에 대한 세 가지 비유 | 142 |
| 사념처④; 마음챙기는 공부의 요점 | 146 |
| 사념처⑤: 들숨날숨에 마음챙기는 공부 | 150 |
| 사정근: 네 가지 바른 노력 | 154 |
| 사여의족: 네 가지 성취수단 | 158 |
| 오근: 다섯 가지 기능 | 162 |
| 오력: 다섯 가지 힘 | 166 |
| 오근 ・ 오력과 간화선 | 169 |
| 칠각지: 일곱 가지 깨달음의 구성요소 | 172 |
| 팔정도①: 부처님 최초의 설법이자 최후의 설법 | 175 |
| 팔정도②: 여덟 가지 구성요소 | 179 |
| 팔정도③: 팔정도가 중도이다 | 183 |
| 팔정도④: 팔정도 가르침의 핵심 | 186 |
| 제7장 사마타와 위빳사나 |
|
| 사마타 위빳사나①: 사마타와 위빳사나는 부처님 직설 | 190 |
| 사마타 위빳사나②: 사마타와 위빳사나의 비교 | 193 |
| 사마타 위빳사나③: 본삼매와 찰나삼매 | 196 |
| 제8장 계정혜 삼학 |
|
| 계정혜 삼학①: 세 가지 공부지음 | 200 |
| 계정혜 삼학②: 계학과 정학과 혜학 | 203 |
| 계정혜 삼학③: 계정혜의 정형구 | 208 |
| 계정혜 삼학④: 다섯 가지 법의 무더기 | 211 |
| 계정혜 삼학⑤: 일곱 가지 청정 | 214 |
| 제9장 족쇄를 푼 성자들 |
|
| 열 가지 족쇄와 네 부류의 성자들 | 220 |
| 불교와 윤회 | 223 |
| 부록1 오온 | 228 |
| 부록2 상좌부의 4위 82법 | 229 |
| 부록3 물질 28가지 | 230 |
| 부록4 상좌부의 89가지 / 121가지 마음 | 231 |
| 부록5 마음부수 52가지 | 232 |
| 부록6 연기 | 235 |
| 부록7 칠청정과 위빳사나 지혜 | 236 |
| 참고문헌 | 237 |
| 찾아보기 | 238 |
<초기불교입문>
1. 원시불교인가, 근본불교인가, 초기불교인가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그러면 부처님은 누구인가? 부처님은 역사적으로 실존하셨던 석가모니 부처님이다. 19세기 말 서구 학자들 사이에서는 부처님이 과연 실존하셨던 분이었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나 1905년경에 부처님의 탄생지로 알려진 룸비니에서 아소카 대왕의 석주가 발견되고 여기에 적힌 문장을 읽게 되면서 이런 논란은 사라져 버렸다. 석주에는 아소카 문자 93자로 된 다섯 줄의 명문(銘文)이 새겨져 있었는데 그 중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었다.
석가족의 성자, 부처님, 여기서 탄생하셨다.
hida Budhe jāte Sākyamuni
BC 3세기에 아소카 석주에 새겨진 이 문장이야말로 부처님이 실존 인물이었음을 밝혀주는 가장 명백한 사료가 될 뿐만 아니라 역사의식이나 역사에 관계된 자료가 희박한 인도에서 모든 역사적 판단을 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료가 된다.
불교 2,600년사의 흐름은 이처럼 역사적으로 실존하셨던 석가모니 부처님 즉, 고따마 싯닷타 그분으로부터 출발한다. 후대의 모든 불교는 그분이 깨달으시고 45년간 설법하셨던 그 가르침을 뿌리로 해서 전개된다.
세계의 불교학자들은 불교 2600년의 흐름을 초기불교-아비담마(아비달마)-반야중관-유식(유가행)-여래장-정토-밀교-선불교의 여덟 가지 큰 흐름으로 나눈다. 이를 큰 나무에 비유하면 초기불교는 불교라는 나무의 뿌리가 되고 아비담마(아비달마)는 그것의 밑줄기에 해당하고, 반야중관, 유식, 여래장, 정토, 밀교, 선불교는 각각 가지나 잎이나 열매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초기불교는 불교의 뿌리이다. 뿌리를 거부하고 나무가 살아남을 수 없듯이 부처님의 원음을 거부하고는 후대의 어떤 불교도 생존할 수 없다. 이것이 역사를 아는 이 시대 불교의 운명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무엇이 초기불교인가? 초기불교는 부처님과 그의 직계 제자들의 가르침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입멸하신 후 부처님 가르침 가운데 율(vinaya 律)은 우빨리(Upāli) 존자가 읊어서 율장(律藏)으로 결집되었고, 법(dhamma 法)은 아난다(Ānanda) 존자가 외워서 경장(經藏)으로 결집되었으며, 논장(論藏)은 그 이후의 3차결집에서 완성되었다.
현존하는 이 빠알리 삼장(Ti-Piṭaka), 즉 다섯 권의 율장과 5부 니까야로 구성된 경장과 일곱 권의 논장에 전승되어오는 모든 가르침이 초기불교이다. 역사적으로는 남방 상좌부에 전승되어 오는 니까야(Nikāya)와 북방에서 한역되어 전승되어 오는 아함(Āgama, 阿含)이 초기불교의 분명한 전거(典據)가 된다.
이처럼 부처님의 가르침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초기불교의 중요성은 재삼 말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마스타니 후미오 박사 같은 근세 일본의 불교학자들은 일본에 불교가 두 번 전래되었다고 강조한다. 한 번은 중국과 한국을 통한 한문불교의 전래였고, 또 한 번은 근세에 빠알리어와 산스끄리뜨어를 통한 초기불교의 전래라고 그들은 말한다. 이처럼 그들에게 빠알리 삼장에 담겨있는 초기불교는 충격이었다. 이렇게 중요한 이 불교를 부르는 술어가 세 가지 있으니 초기불교, 원시불교, 근본불교이다.
한문불교와 대승불교의 우월성에 물들어있던 일부 일본의 학자들은 초기불교를 애써 원시불교라고 불렀다. 영어로는 Primitive Buddhism이 된다. 제대로 체계를 갖추지 못한 원시의 모습, 미개 상태의 불교라는 뜻이 은연중에 함축되어 있는 표현이다.
이에 반해 부처님의 원음이야말로 모든 불교의 근본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학자나 불자들은 초기불교를 근본불교라고 부른다. 영어로는 Fundamental Buddhism으로 표기한다. 초기불교야말로 근본이요, 기본이요, 필수요, 가장 주요한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에 반해 초기에 부처님께서 설하신 가르침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술어가 초기불교이다. 영어로는 Early Buddhism이다. 초기불교라는 술어에는 원시불교라는 표현처럼 비하적인 의미도 없고 근본불교라는 표현처럼 교조적인 의미도 없다. 그래서 필자는 초기불교라는 술어를 좋아하고 부처님의 원음을 말할 때 항상 이 표현을 사용한다. 또한 이것이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실존하셨던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직접 설하신 가르침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초기불교는
부처님의 원음이요, 불교의 뿌리이다
2. 왜 초기불교인가
초기불전인 빠알리 삼장(三藏)의 완역을 발원하고 번역불사를 진행하다 보니 ‘왜 하필이면 초기불교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이에 대해 다음의 여덟 가지로 정리해서 대답할 수 있다.
첫째, 부처님의 원음을 그대로 기록한 초기불교는 불교의 시작점이다. 모든 나무에 뿌리가 있듯이 불교 2,600년의 전개에도 뿌리가 있는데 그것이 초기불교이다. 뿌리를 거부하고 나무가 살아남을 수 없듯이 뿌리를 모르는 불교는 역사를 아는 이 시대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둘째, 초기불교는 불교 만대의 기준이요, 표준이며, 잣대이다. 무엇이 불교이고 무엇이 불교가 아니냐는 판단을 위해서는 기준이 있어야 하고 그 기준은 초기불교가 될 수밖에 없다. 초기불교의 핵심은 무상(無常) ․ 고(苦) ․ 무아(無我) ․ 열반(涅槃)이다. 무상 ․ 고 ․ 무아는 초기불전 도처에서 삼특상(tilakkhana 三特相)으로 강조되고 있으며, 열반은 초기불교가 제시하는 궁극적 행복이다. 북방불교에서는 무상 ․ 무아 ․ 열반을 삼법인(三法印)이라 하고 무상 ․ 고 ․ 무아 ․ 열반의 넷을 사법인(四法印)이라 하며 불교냐 아니냐를 구분 짓는 잣대로 삼았다.
셋째, 초기불교의 가르침은 합리성과 체계성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매우 분석적이다. 이는 수학을 토대로 하여 전개되는 과학이라는 현대의 방법론과 일치한다. 5온(panca-kkhandha 五蘊) ‧ 12처(āyatana 處) ‧ 18계(dhātu 十八界) ‧ 22근(indriya 根) ‧ 4제(sacca 四諸) ‧ 12연기(paṭicca-samuppā-da 十二緣起)와 37보리분법(bodhi-pakkhiya-dhammā 菩提分法)으로 잘 조직되어 있는 초기불교의 교학과 수행체계는 ‘나’와 ‘세상’에 대한 과학적 접근 방법이다. 그래서 서구 불자들은 불교를 과학이라고 역설한다.
넷째, 초기불전의 매개 언어인 빠알리어를 비롯한 범어는 격변화와 동사곡용을 기본으로 하며, 이는 한글과 같은 언어체계이다. 그러므로 같은 언어체계를 가진 한국 사람들로서는 경전을 곡해하거나 왜곡하거나 잘못 이해할 소지가 현저히 줄어든다.
다섯째, 초기불전에 대한 해석을 담고 있는 주석서들이 있다. 이 주석서는 사리뿟따 존자 등 부처님의 직계 제자들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이와 같은 주석서들 덕분에 초기불교는 불교에 대한 자의적 해석이나 불교교리에 대한 왜곡의 위험성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여섯째, 불교는 인도에서 시작되었고 부처님께서는 빠알리어 혹은 이에 가장 근접한 언어로 가르침을 설하셨다. 대승불교 역시 인도 표준어인 산스끄리뜨어(sanskrit, 梵語)로 기록되어 전승되어 왔다. 그러므로 불교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결국 원전을 중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한문으로 번역되거나 만들어진 삼장은 결국 2차 자료가 될 수밖에 없다.
일곱째, 초기불교의 이해를 통해 진정한 자주불교를 구현할 수 있다. 부처님의 원음을 알게 됨으로써 중국불교를 비판적인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원효스님 등이 추구했던 자주불교의 이상을 오늘에 구현할 수 있다. 초기불교야말로 자주불교를 구현하는 최상의 방법론이다.
여덟째, 초기불교는 교세가 위축되고 있는 오늘날의 한국불교가 딛고 일어서야 할 바닥이요, 발판이요, 출발점이다. 초기불교는 뿌리이기에 가지인 대승불교를 결코 거부하지 않는다. 초기불교라는 뿌리를 통해서 자양분을 흠뻑 빨아들일 때 진정한 대승불교, 올바른 한국불교가 무럭무럭 자랄 수 있을 것이다.
초기불교는 빠알리어 전승으로 원음에 근접해 있어
불교에 대한 자의적 해석이나 왜곡을 제거헤 준다.
초기불교라는 뿌리를 통해 대승불교가 올바로 자랄 수 있다
초기불교 입문
각묵 스님 지음/신국판 248쪽
정가: 13,000원 (초판 2014년, 개정판 2017년)
<초기 불교 입문 목차>
<초기불교입문>
1. 원시불교인가, 근본불교인가, 초기불교인가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그러면 부처님은 누구인가? 부처님은 역사적으로 실존하셨던 석가모니 부처님이다. 19세기 말 서구 학자들 사이에서는 부처님이 과연 실존하셨던 분이었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나 1905년경에 부처님의 탄생지로 알려진 룸비니에서 아소카 대왕의 석주가 발견되고 여기에 적힌 문장을 읽게 되면서 이런 논란은 사라져 버렸다. 석주에는 아소카 문자 93자로 된 다섯 줄의 명문(銘文)이 새겨져 있었는데 그 중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었다.
석가족의 성자, 부처님, 여기서 탄생하셨다.
hida Budhe jāte Sākyamuni
BC 3세기에 아소카 석주에 새겨진 이 문장이야말로 부처님이 실존 인물이었음을 밝혀주는 가장 명백한 사료가 될 뿐만 아니라 역사의식이나 역사에 관계된 자료가 희박한 인도에서 모든 역사적 판단을 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료가 된다.
불교 2,600년사의 흐름은 이처럼 역사적으로 실존하셨던 석가모니 부처님 즉, 고따마 싯닷타 그분으로부터 출발한다. 후대의 모든 불교는 그분이 깨달으시고 45년간 설법하셨던 그 가르침을 뿌리로 해서 전개된다.
세계의 불교학자들은 불교 2600년의 흐름을 초기불교-아비담마(아비달마)-반야중관-유식(유가행)-여래장-정토-밀교-선불교의 여덟 가지 큰 흐름으로 나눈다. 이를 큰 나무에 비유하면 초기불교는 불교라는 나무의 뿌리가 되고 아비담마(아비달마)는 그것의 밑줄기에 해당하고, 반야중관, 유식, 여래장, 정토, 밀교, 선불교는 각각 가지나 잎이나 열매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초기불교는 불교의 뿌리이다. 뿌리를 거부하고 나무가 살아남을 수 없듯이 부처님의 원음을 거부하고는 후대의 어떤 불교도 생존할 수 없다. 이것이 역사를 아는 이 시대 불교의 운명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무엇이 초기불교인가? 초기불교는 부처님과 그의 직계 제자들의 가르침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입멸하신 후 부처님 가르침 가운데 율(vinaya 律)은 우빨리(Upāli) 존자가 읊어서 율장(律藏)으로 결집되었고, 법(dhamma 法)은 아난다(Ānanda) 존자가 외워서 경장(經藏)으로 결집되었으며, 논장(論藏)은 그 이후의 3차결집에서 완성되었다.
현존하는 이 빠알리 삼장(Ti-Piṭaka), 즉 다섯 권의 율장과 5부 니까야로 구성된 경장과 일곱 권의 논장에 전승되어오는 모든 가르침이 초기불교이다. 역사적으로는 남방 상좌부에 전승되어 오는 니까야(Nikāya)와 북방에서 한역되어 전승되어 오는 아함(Āgama, 阿含)이 초기불교의 분명한 전거(典據)가 된다.
이처럼 부처님의 가르침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초기불교의 중요성은 재삼 말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마스타니 후미오 박사 같은 근세 일본의 불교학자들은 일본에 불교가 두 번 전래되었다고 강조한다. 한 번은 중국과 한국을 통한 한문불교의 전래였고, 또 한 번은 근세에 빠알리어와 산스끄리뜨어를 통한 초기불교의 전래라고 그들은 말한다. 이처럼 그들에게 빠알리 삼장에 담겨있는 초기불교는 충격이었다. 이렇게 중요한 이 불교를 부르는 술어가 세 가지 있으니 초기불교, 원시불교, 근본불교이다.
한문불교와 대승불교의 우월성에 물들어있던 일부 일본의 학자들은 초기불교를 애써 원시불교라고 불렀다. 영어로는 Primitive Buddhism이 된다. 제대로 체계를 갖추지 못한 원시의 모습, 미개 상태의 불교라는 뜻이 은연중에 함축되어 있는 표현이다.
이에 반해 부처님의 원음이야말로 모든 불교의 근본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학자나 불자들은 초기불교를 근본불교라고 부른다. 영어로는 Fundamental Buddhism으로 표기한다. 초기불교야말로 근본이요, 기본이요, 필수요, 가장 주요한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에 반해 초기에 부처님께서 설하신 가르침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술어가 초기불교이다. 영어로는 Early Buddhism이다. 초기불교라는 술어에는 원시불교라는 표현처럼 비하적인 의미도 없고 근본불교라는 표현처럼 교조적인 의미도 없다. 그래서 필자는 초기불교라는 술어를 좋아하고 부처님의 원음을 말할 때 항상 이 표현을 사용한다. 또한 이것이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실존하셨던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직접 설하신 가르침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초기불교는
부처님의 원음이요, 불교의 뿌리이다
2. 왜 초기불교인가
초기불전인 빠알리 삼장(三藏)의 완역을 발원하고 번역불사를 진행하다 보니 ‘왜 하필이면 초기불교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이에 대해 다음의 여덟 가지로 정리해서 대답할 수 있다.
첫째, 부처님의 원음을 그대로 기록한 초기불교는 불교의 시작점이다. 모든 나무에 뿌리가 있듯이 불교 2,600년의 전개에도 뿌리가 있는데 그것이 초기불교이다. 뿌리를 거부하고 나무가 살아남을 수 없듯이 뿌리를 모르는 불교는 역사를 아는 이 시대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둘째, 초기불교는 불교 만대의 기준이요, 표준이며, 잣대이다. 무엇이 불교이고 무엇이 불교가 아니냐는 판단을 위해서는 기준이 있어야 하고 그 기준은 초기불교가 될 수밖에 없다. 초기불교의 핵심은 무상(無常) ․ 고(苦) ․ 무아(無我) ․ 열반(涅槃)이다. 무상 ․ 고 ․ 무아는 초기불전 도처에서 삼특상(tilakkhana 三特相)으로 강조되고 있으며, 열반은 초기불교가 제시하는 궁극적 행복이다. 북방불교에서는 무상 ․ 무아 ․ 열반을 삼법인(三法印)이라 하고 무상 ․ 고 ․ 무아 ․ 열반의 넷을 사법인(四法印)이라 하며 불교냐 아니냐를 구분 짓는 잣대로 삼았다.
셋째, 초기불교의 가르침은 합리성과 체계성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매우 분석적이다. 이는 수학을 토대로 하여 전개되는 과학이라는 현대의 방법론과 일치한다. 5온(panca-kkhandha 五蘊) ‧ 12처(āyatana 處) ‧ 18계(dhātu 十八界) ‧ 22근(indriya 根) ‧ 4제(sacca 四諸) ‧ 12연기(paṭicca-samuppā-da 十二緣起)와 37보리분법(bodhi-pakkhiya-dhammā 菩提分法)으로 잘 조직되어 있는 초기불교의 교학과 수행체계는 ‘나’와 ‘세상’에 대한 과학적 접근 방법이다. 그래서 서구 불자들은 불교를 과학이라고 역설한다.
넷째, 초기불전의 매개 언어인 빠알리어를 비롯한 범어는 격변화와 동사곡용을 기본으로 하며, 이는 한글과 같은 언어체계이다. 그러므로 같은 언어체계를 가진 한국 사람들로서는 경전을 곡해하거나 왜곡하거나 잘못 이해할 소지가 현저히 줄어든다.
다섯째, 초기불전에 대한 해석을 담고 있는 주석서들이 있다. 이 주석서는 사리뿟따 존자 등 부처님의 직계 제자들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이와 같은 주석서들 덕분에 초기불교는 불교에 대한 자의적 해석이나 불교교리에 대한 왜곡의 위험성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여섯째, 불교는 인도에서 시작되었고 부처님께서는 빠알리어 혹은 이에 가장 근접한 언어로 가르침을 설하셨다. 대승불교 역시 인도 표준어인 산스끄리뜨어(sanskrit, 梵語)로 기록되어 전승되어 왔다. 그러므로 불교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결국 원전을 중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한문으로 번역되거나 만들어진 삼장은 결국 2차 자료가 될 수밖에 없다.
일곱째, 초기불교의 이해를 통해 진정한 자주불교를 구현할 수 있다. 부처님의 원음을 알게 됨으로써 중국불교를 비판적인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원효스님 등이 추구했던 자주불교의 이상을 오늘에 구현할 수 있다. 초기불교야말로 자주불교를 구현하는 최상의 방법론이다.
여덟째, 초기불교는 교세가 위축되고 있는 오늘날의 한국불교가 딛고 일어서야 할 바닥이요, 발판이요, 출발점이다. 초기불교는 뿌리이기에 가지인 대승불교를 결코 거부하지 않는다. 초기불교라는 뿌리를 통해서 자양분을 흠뻑 빨아들일 때 진정한 대승불교, 올바른 한국불교가 무럭무럭 자랄 수 있을 것이다.
초기불교는 빠알리어 전승으로 원음에 근접해 있어
불교에 대한 자의적 해석이나 왜곡을 제거헤 준다.
초기불교라는 뿌리를 통해 대승불교가 올바로 자랄 수 있다
초기불교 입문
각묵 스님 지음/신국판 248쪽
정가: 13,000원 (초판 2014년, 개정판 201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