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굿따라 니까야 <제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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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권 목차>

- 여덟의 모음

Ⅰ. 첫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

제1장 자애 품
경 번호페이지
자애 경A8:157
통찰지 경A8:260
사랑함 경1A8:367
사랑함 경2A8:468
세상의 법 경1A8:569
세상의 법 경2A8:670
데와닷따 경A8:774
웃따라 경A8:876
난다 경A8:982
쓰레기 경A8:1085


제2장 대 품
경 번호
페이지
웨란다 경A8:1190
시하 경A8:12101
좋은 혈통 경A8:13114
성마름 경A8:14116
더러움 경A8:15121
사자(使者) 경A8:16122
구속 경1A8:17124
구속 경2A8:18124
빠하라다 경A8:19125
포살 경A8:20133


제3장 장자 품
경 번호
페이지
욱가 경1A8:21140
욱가 경2A8:22144
핫타까 경1A8:23149
핫타까 경2A8:24153
마하나마 경A8:25155
지와까 경A8:26157
힘 경1A8:27159
힘 경2A8:28160
적당하지 않은 순간 경A8:29162
아누룻다 경A8:30167


제4장 보시 품
경 번호
페이지
보시 경1A8:31180
보시 경2A8:32181
이유 경A8:33181
들판 경A8:34182
보시로 인한 태어남 경A8:35185
행위 경A8:36187
참된 사람 경1A8:37192
참된 사람 경2A8:38193
넘쳐흐름 경A8:39194
가장 경미함 경A8:40197


제5장 포살 품
경 번호
페이지
간략하게 경A8:41200
상세하게 경A8:42203
위사카 경A8:43209
와셋타 경A8:44213
봇자 경A8:45215
아누룻다 경A8:46219
위사카 경2A8:47224
나꿀라마따 경A8:48226
여기 이 세상 경1A8:49229
여기 이 세상 경2A8:50233


Ⅱ. 두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

제6장 안치 품
경 번호
페이지
고따미 경A8:51237
교계 경A8:52147
간략하게 경A8:53248
디가자누 경A8:54250
웃자야 경A8:55256
두려움 경A8:56262
공양받아 마땅하 경1A8:57264
공양받아 마땅하 경2A8:58265
여덟 사람 경1A8:59266
여덟 사람 경2A8:60267


제7장 대지의 진동 품
경 번호
페이지
바람[願] 경A8:61269
충분함 경A8:62272
간략하게 경A8:63277
가야 경A8:64281
지배 경A8:65285
해탈 경A8:66287
언어표현 경1A8:67289
언어표현 경2A8:68290
회중 경A8:69290
대지의 진동 경A8:70292


제8장 쌍 품
경 번호
페이지
믿음 경1A8:71305
믿음 경2A8:72307
죽음에 대한 마음챙김 경1A8:73309
죽음에 대한 마음챙김 경2A8:74314
구족 경1A8:75317
구족 경2A8:76318
바람[願] 경A8:77322
충분함 경A8:78325
망가짐 경A8:79330
게으름과 열심히 정진함의 사례 경A8:80331


제9장 마음챙김 품
경 번호
페이지
마음챙김 경A8:81338
뿐니야 경A8:82340
뿌리 경A8:83341
도둑 경A8:84342
사문 경A8:85343
명성 경A8:86344
발우 경A8:87349
청정한 믿음 경A8:88350
용서를 구해야함 경A8:89352
실천 경A8:90353


제10장 일반 품
경 번호
페이지
청신녀 경A8:91354


제11장 탐욕의 반복 품
경 번호
페이지
바름 경A8:92355
지배 경A8:93356
해탈 경A8:94358
철저히 앎 등의 경A8:95359


- 아홉의 모음

Ⅱ. 첫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

제1장 깨달음 품
경 번호
페이지
깨달음 경A9:1363
의지함 경A9:2367
메기야 경A9:3367
난다까 경A9:4374
힘 경A9:5380
가까이 함 경A9:6384
수따와 경A9:7388
삿자 경A9:8391
사람 경A9:9393
공양받아 마땅함 경A9:10393


제2장 사자후 품
경 번호
페이지
안거를 마침 경A9:11395
취착이 남음[有餘] 경A9:12401
꼿티따 경A9:13406
사밋디 경A9:14409
종기 경A9:15411
인식 경A9:16412
가문 경A9:17413
자애 경A9:18414
천신 경A9:19417
웰라마 경A9:20419


제3장 중생의 거처 품
경 번호
페이지
경우 경A9:21425
망아지 경A9:22427
갈애 경A9:23433
중생 경A9:24434
통찰지 경A9:25435
돌기둥 경A9:26437
증오 경1A9:27441
증오 경2A9:28444
원한 경1A9:29445
원한 경2A9:30446
차제멸(次第滅) 경A9:31447


제4장 대 품
경 번호
페이지
머묾 경1A9:32448
머묾 경2A9:33449
열반 경A9:34456
소[牛] 경A9:35461
선(禪) 경A9:36466
아난다 경A9:37472
바라문 경A9:38477
천신 경A9:39481
나가 경A9:40485
따뿟사 경A9:41489


제5장 빤짤라 품
경 번호
페이지
빤짤라 경A9:42505
몸으로 체험한 자 경A9:43509
혜해탈 경A9:44511
양면해탈 경A9:45512
스스로 보아 알 수 있음 경1A9:46514
스스로 보아 알 수 있음 경2A9:47514
열반 경A9:48514
반열반 경A9:49515
구성요소 경A9:50515
지금 여기 경A9:51515


Ⅱ. 두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

제6장 안은 품
경 번호
페이지
안은 경1A9:52517
안은 경2A9:53518
불사(不死) 경1A9:54518
불사(不死) 경2A9:55518
두려움 없음 경1A9:56518
두려움 없음 경2A9:57518
편안함 경1A9:58519
편안함 경2A9:59519
소멸 경A9:60519
차례대로 소멸함 경A9:61519
제거하여 실현할 수 있음 경A9:62520


 제7장 마음챙김의 확립 품
경 번호
페이지
공부지음 경A9:63522
장애 경A9:64523
감각적 욕망 경A9:65524
무더기[蘊] 경A9:66525
낮은 단계 경A9:67525
태어날 곳 경A9:68526
인색 경A9:69527
높은 단계 경A9:70527
마음의 삭막함 경A9:71528
속박 경A9:72529


 제8장 바른 노력 품
경 번호페이지
공부지음 경A9:73532
장애 경A9:74533
감각적 욕망 경A9:75533
무더기[蘊] 경A9:76533
낮은 단계 경A9:77534
태어날 곳 경A9:78534
인색 경A9:79534
높은 단계 경A9:80535
마음의 삭막함 경A9:81535
속박 경A9:82535


제9장 성취수단 품
경 번호페이지
공부지음 경A9:83537
장애 경A9:84538
감각적 욕망 경A9:85538
무더기[蘊] 경A9:86538
낮은 단계 경A9:87539
태어날 곳 경A9:88539
인색 경A9:89539
높은 단계 경A9:90539
마음의 삭막함 경A9:91540
속박 경A9:92540


 제10장 탐욕의 반복 품
경 번호페이지
인식 경A9:93542
증득 경A9:94542
철저히 앎 등의 경A9:95543




<앙굿따라 니까야 제5권 해제(解題)>

  

1. 들어가는 말

 『앙굿따라 니까야』는 부처님이 남기신 가르침 가운데서 그 주제의 법수가 분명한 말씀들을 숫자별로 모아서 결집한 것이다.『앙굿따라 니까야』는 이러한 주제를 하나부터(A1) 열하나까지(A11) 모두 11개의 모음(Nipāta)으로 분류하여 결집하였다.

『앙굿따라 니까야』제5권에는「여덟의 모음」(Aṭṭhaka-nipāta, A8)과「아홉의 모음」(Navaka-nipāta, A9)의 두 가지 모음이 수록되어 있다.「여덟의 모음」은 부처님 말씀 가운데 8개의 주제를 담고 있는 경들을 모은 것이며,「아홉의 모음」은 9개의 주제를 담고 있는 경들을 모은 것으로, PTS본에 의하면 각각 95개의 경들과 100개의 경들을 포함하고 있다.

PTS본에는「일곱의 모음」(A7)과「여덟의 모음」(A8)과「아홉의 모음」(A9)이 제4권(Vol. 4)에 포함되어 편집되어 있다. 그러나 이들의 분량이 너무 많아서 초기불전연구원에서는 이 가운데「일곱의 모음」을 제4권에 포함시켜서 이미「여섯의 모음」과「일곱의 모음」을『앙굿따라 니까야』제4권으로 번역‧출간하였다. 이제 PTS본 제4권(Vol. 4) 가운데 나머지 부분인「여덟의 모음」과「아홉의 모음」을『앙굿따라 니까야』제5권으로 번역‧출간하고, PTS본의 제5권(Vol. 5)에 포함되어 있는「열의 모음」(A10)과「열하나의 모음」(A11)을『앙굿따라 니까야』제6권으로 이번에 출간하고 있다.

 

 2.「여덟의 모음」의 구성

 『앙굿따라 니까야』「여덟의 모음」(A8)에는 모두 95개의 경들이 포함되어 있다. PTS본의 편집자는 이 경들을 모두 11개의 품(Vagga)으로 나누어서 제9품까지는 각 품마다 10개의 경들을 배정하였다. 그리고 제10품은 단 1개의 경으로 편집하였으며, 맨 마지막인 제11품에는 4개의 경들을 배당하였다.

이 가운데 제10품은 6차결집본에는 26개의 경 번호를 매기고 있는데, 이품에 나타나는 각각의 청신녀의 이름을 하나의 경으로 본 것이다. 그리고 PTS본에는 뭇따(Muttā)와 소마(Soma) 사이에 케마(Khemā)가 포함되어 모두 27명의 청신녀 이름이 나타나고 있다. PTS본은 이름만 나열되고 있는 제10품 모두를 하나의 경으로 간주하여 하나의 경으로 편집한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본서「청신녀 경」(A8:91)의 주해를 참조하기 바란다.

그리고 제11품은 다른 품들과 마찬가지로 반복되는 정형구를 담고 있기 때문에 6차결집본은 무려 510개나 되는 경 번호를 매기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본서 제1권 역자 서문 §5를 참조하기 바란다. 그리고 이 11개의 품은 모두 두 개의 ‘50개 경들의 묶음’으로 묶었다. 그래서 첫 번째 묶음에는 5개의 품을 배정하였고 두 번째 묶음에는 6개의 품을 배정하였다.

각 품의 명칭은 그 품에 포함되어 있는 경들 가운데서『앙굿따라 니까야』를 편집한 옛 스님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표제어를 골라서 붙인 것이다.

그럼 각 경들의 묶음 별로 간단하게 전체를 개관해보자.

 

⑴「첫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

본 묶음은 제1장「자애 품」, 제2장「대 품」, 제3장「장자 품」, 제4장「보시 품」, 제5장「포살 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품은 모두 10개씩의 경들을 포함하고 있다. 제2품「대 품」에는 다른 모음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여덟의 모음」가운데 비교적 길이가 긴 경들을 모은 것이다. 제3품「장자 품」은 욱가 장자를 위시한 재가자들에 관계된 경들이 여섯 번째 경까지에 나타나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제4품「보시 품」은 주로 보시에 관계된 경들을 모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제5품「포살 품」의 처음 5개의 경은 여덟 가지 구성요소를 가진 포살[八關齋戒]을 주제로 하고 있으며, 뒤의 5개의 경들은 재가의 여인들이 갖추어야 할 여덟 가지 자질에 관한 가르침을 담고 있다.

 

⑵「두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

본 묶음은 제6장「안치 품」, 제7장「대지의 진동 품」, 제8장「쌍 품」, 제9장「마음챙김 품」, 제10장「일반 품」, 제11장「탐욕의 반복 품」의 여섯 개 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9품까지의 각 품은 모두 10개씩의 경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제10품에는 1개의 경이, 제11품에는 4개의 경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제6품부터 제9품까지는 각 품에 포함된 경들 간에 서로 공통된 점을 찾기 힘들다. 물론 비슷한 주제를 함께 모아서 같은 품에 포함하여 편집한 흔적이 보이기는 하지만, 비슷한 주제를 담고 있는 경들을 앞의 품들에 모아서 편집하고, 나머지 경들을 이품들에 배당하여 편집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3.「여덟의 모음」의 특징 및 주요 주제들

 「여덟의 모음」에 포함되어 있는 95개 경들 전체의 편집상에 나타나는 별다른 특징은 없어 보인다. 예를 들면「넷의 모음」이나「다섯의 모음」에는 게송을 포함한 경들을 따로 모아서 편집하고 있는데, 본 모음에는 그러한 특징이 나타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비슷한 주제를 담고 있는 경들을 모아서 편집하려 한 흔적은 많지만 경의 개수가 많지 않고, 다양한 조합의 여덟 가지 가르침이 나타나기 때문에 그 특징을 몇 가지로 간추리는 것이 쉽지 않다.

 

「여덟의 모음」에 포함된 95개의 경들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나거나 중요한 주제들을 중심으로 몇 가지를 살펴보자.

먼저 여덟이라는 법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8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8정도는「빠하라다 경」(A8:19)과「힘 경」2(A8:28)에서 37보리분법의 하나로 언급될 뿐,「여덟의 모음」의 주제로는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는다. 왜 이러한 중요한 가르침이「여덟의 모음」에서 배제된 것일까? 그 이유는 8정도는 8이라는 ‘숫자’에 초점을 맞추어서 결집을 하지 않고, 도(道, magga)라는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서『상윳따 니까야』에서 이미 결집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8정도와 관련된 경들 180개는『상윳따 니까야』「도 상응」(Magga-saṁyutta, S45)에 모아서 먼저 결집을 하였고 본서에서는 제외한 것이다.

 

본경에 나타나는 여덟 개의 주제를 가진 가르침은 8관재계, 8경법, 8승처, 8해탈, 8회중 등을 들 수 있다. 제5품의「간략하게 경」(A8:41)부터「봇자 경」(A8:45)까지 5개의 경들은 여덟 가지 구성요소를 가진 포살[八關齋戒]과 관계된 것이다. 8관재계는 불교가 국교였던 고려 시대에 민중들에게 널리 권장되었던 불교의 실천 덕목이었다. 8관재계는 이미 본서 제1권「포살의 구성요소[八關齋戒] 경」(A3:70)에도 나타났으며 제6권「삭까 경」(A10:46)에서도 언급되고 있는데 이처럼 부처님 당시에도 재가자들의 실천 덕목으로 강조된 계목이다.

8경법(八敬法)은 비구니계를 받기 위해서 여인들이 받아들여야 하는 여덟 가지 무거운 법(aṭṭha garu-dhamma)을 말하는데, 본서「고따미 경」(A8:51)에 나타나고 있다. 내용에 대해서는 아래 관심을 가져야 할 경들 편을 참조하기 바란다. 본경의 전문은 율장『쭐라왁가』(Vin.ii.253ff)에도 나타나고 있다.

여덟 가지 지배의 경지로 옮겨지는 8승처(八勝處, aṭṭha abhibh- āyatanāni)는「지배 경」(A8:65)과 또 다른「지배 경」(A8:93)에 나타나고 있으며, 여덟 가지 해탈로 옮겨지는 8해탈(八解脫, aṭṭha vi- mokhā)은「해탈 경」(A8:66)과 또 다른「해탈 경」(A8:94)에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여덟 가지 경이롭고 놀랄만한 법(acchariyā abbhutā dhammā)에 대한 설명이 본서「빠하라다 경」(A8:19),「포살 경」(A8:20),「욱가 경」1(A8:21),「욱가 경」2(A8:22),「핫타까 경」2(A8: 24) 등에 나타나며「핫타까 경」1(A8:23)은 일곱 가지에다 한 가지를 더하는 형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여덟의 모음」에는 특이한 조합으로 여덟을 구성하고 있는 경들이 나타난다.

「행위 경」(A8:36)은 세 가지 공덕행의 토대로 “보시를 통한 공덕행의 토대, 계를 통한 공덕행의 토대, 수행을 통한 공덕행의 토대”를 들고, 보시를 통한 공덕행의 토대와 계를 통한 공덕행의 토대를 하나의 조합으로 만들어 이 둘을 조금, 보통, 굳건하게 만든 경우의 셋으로 하여 이를 수행을 통한 공덕행의 토대를 만들지 못한 경우로 상정하여 불운한 인간, 운이 좋은 인간, 그리고 육욕천에 배대하여 여덟 가지를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여기 이 세상 경」1/2(A8:49~50)와「웃자야 경」(A8:55)에는 4가지 주제 + 4가지 주제의 조합이 나타나고,「핫타까 경」1(A8:23)에는 7가지 주제 + 1가지 주제의 조합이 나타난다. 특이하게도「충분함 경」(A8:62)에는 6개 + 5개 + 4개 + 4개 + 3개 + 3개 + 2개 + 2개의 법수를 가진 8개의 구문이 나타나는데 이것을「여덟의 모음」에 포함시키고 있다.

 

 4.「여덟의 모음」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경들

 이제「여덟의 모음」에 포함된 세존의 금구 성언 가운데서 우리가 보다 더 주의를 기울여서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되는 경들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⑴「자애 경」(A8:1)

자비무적(慈悲無敵)이라는 말이 있다. 자비로운 사람에게는 어떤 적도 있을 수 없다는 말로 불교에서 삶의 덕목으로 강조하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이미 초기경의 도처에서 부처님께서는 자애 혹은 자비를 드러내 보이셨으며 이를 강조하고 계신다. 본경을 통해서 부처님께서는 자애를 많이 닦으면 다음의 여덟 가지 이익이 있다고 말씀하신다.

“편안하게 잠들고, 편안하게 깨어나고, 악몽을 꾸지 않고, 사람들이 좋아하고, 비인간들이 좋아하고, 신들이 보호하고, 불이나 독이나 무기가 그를 해치지 못하고, 더 높은 경지를 통찰하지 못하더라도 범천의 세상에 태어난다. 비구들이여, 자애를 통한 마음의 해탈을 계발하고, 닦고, 많이 [공부]짓고, 수레로 삼고, 기초로 삼고, 확립하고, 굳건히 하고, 부지런히 닦으면 이러한 여덟 가지 이익이 기대된다.”

초기경의 이런 가르침이 대승 불교에 전승이 되어「관세음보살 보문품」등으로 전개되었을 것이다. 자애를 닦는 방법은『청정도론』제9장의 자애 수행에서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으므로 관심 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한다.

한편『청정도론』III.57 이하에서는 자애(慈, mettā)와 죽음에 대한 마음챙김(死念, maraṇassati)이라는 이 둘을 모든 것에 유익한 명상주제라고 설명하면서 권장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 둘은 수행자에게 크게 도움 되기 때문이며, 또한 이 둘은 수행에 전념하는 일의 조건이기 때문이라고『청정도론』은 밝히고 있다.

 

⑵「웨란자 경」(A8:11)

인도에서 바라문은 지식계급의 사람들이면서 동시에 제사를 거행함으로써 인간들을 신들과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던 종교 계급의 사람들이었다. 그러므로 몇몇 바라문들은 선민의식이나 특권의식이 강하여 아주 거만하였으며, 그들의 자부심에 가득한 거만함은『디가 니까야』제1권「암밧타 경」등 적지 않은 초기경들에서 언급되고 있다. 세존께서는 이러한 바라문들에게 비록 그들이 연로하였더라도 먼저 인사하지 않으셨다. 이러한 세존의 태도에 대해 당시 바라문들은 부처님께 적지 않은 적대감을 가졌던 듯하다.

본경에서 웨란자 바라문은 이러한 부처님을 비난하여, 부처님이야말로 맛이 없는 자, 재물이 없는 자, [업]지음 없음을 말하는 자(도덕부정론자), 단멸을 말하는 자(단멸론자), 혐오하는 자, 폐지론자, 고행자, 모태에 들지 않는 자(천상의 모태에 태어나지 못하는 자)라고 여덟 가지의 저주의 말을 내뱉는다. 세존께서는 바라문의 그런 말에 대해 불교적인 해석으로 감동을 주고 계신다.

첫째로 웨란자 바라문이 부처님은 맛이 없는 자라고 한 비난에 대해서는 “여래는 형상의 맛, 소리의 맛, 냄새의 맛, 맛의 맛, 감촉의 맛을 여래는 제거하였고 그 뿌리를 잘랐고 줄기만 남은 야자수처럼 만들었고 멸절하였고 미래에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끔 했다.”라고 회통하고 계신다.

둘째, 재물이 없는 자라는 비난에 대해서도 첫째와 같이 대답하신다. 형상의 재물 등을 잘라버렸기에 재물이 없으시다는 말씀이다.

셋째, 도덕부정론자 즉 업지음 없음을 가르치는 자라는 비난에 대해서는 부처님이야말로 몸과 말과 마음으로 해로운 업[不善業]을 짓지 말 것을 가르치는 사람이니 진정 [업]지음 없음을 가르치는 자라고 명쾌한 해설을 내놓으신다.

넷째, 단멸론자라는 비난에 대해서는 탐욕, 성냄, 어리석음을 비롯한 모든 나쁜 불선법들의 단멸을 가르치는 자라고 대응하신다.

다섯째, 혐오하는 자라는 비난에 대해서는 “나는 몸으로 짓는 나쁜 행위와 말로 짓는 나쁜 행위와 마음으로 짓는 나쁜 행위를 혐오하고, 여러 가지 나쁜 불선법들을 마음에 품는 것을 혐오한다.”고 말씀하신다.

여섯째, 폐지론자라는 비난에 대해서는 “나는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폐지하기 위해서 법을 설한다. 나는 여러 가지 나쁜 불선법들을 폐지시키기 위하여 법을 설한다.”

일곱째, 고행자라는 비난에 대해서는 “나는 나쁜 불선법들에 대해서 고행할 것을 가르친다. 몸으로 짓는 나쁜 행위와 말로 짓는 나쁜 행위와 마음으로 짓는 나쁜 행위에 대해서 고행할 것을 가르친다. 고행을 통해서 나쁜 불선법들이 제거되고 그 뿌리가 잘리고 줄기만 남은 야자수처럼 되고 멸절되고 미래에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끔 된 자를 나는 고행자라고 말한다.”

모태에 들지 않는 자라는 비난에 대해서는 “여래는 내생에 모태에 들어 다시 존재[再有]를 받아 태어남을 제거하였고 그 뿌리를 잘랐고 줄기만 남은 야자수처럼 만들었고 멸절하였고 미래에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끔 만들었다.”

본경은 이처럼 웨란자 바라문의 비난을 명쾌하게 회통하여 불교의 궁극적 입장을 드러낸 경이다. 이렇게 설명을 하신 뒤 부처님께서는 4禪(초선부터 제4선까지)과 3明(숙명통, 천안통, 누진통)으로 부처님의 깨달음의 경지를 천명하셨으며 웨란자 바라문은 부처님의 재가 신도가 되는 것으로 경은 마무리 되고 있다.

 

⑶「시하 경」(A8:12)

본경은 니간타의 제자인 시하 대장군(Sīha senāpati)이 부처님을 뵙고 나눈 대화를 담고 있는 경이다. 시하는 본래 니간타 나따뿟따의 제자였지만 니간타들이 부처님을 비난하는 말을 듣고 부처님을 뵌 뒤에 위「웨란자 경」에서 세인들이 부처님을 여덟 가지로 비난하는 말에 대한 부처님의 회통의 말씀을 듣고는 세존의 재가 신도가 되기로 결심하고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귀의한다고 말씀 드린다.

부처님께서는 심사숙고한 연후에 신중하게 처신하라고 하셨지만, 그는 부처님의 이런 말씀 때문에 더 부처님께 귀의하고자 한다고 한다. 이렇게 부처님께서는 세 번을 신중할 것을 당부하셨고 그는 그런 부처님 말씀을 듣고 더 깊이 귀의하려는 마음이 생겼다. 그리하여 그는 마침내 그 자리에서 ‘일어나는 법은 그 무엇이건 그것은 모두 멸하기 마련인 법이다[集法卽滅法]’라는 티 없고 때가 없는 법의 눈[法眼]이 생겨서 예류자가 되었다.

한편 본서 제3권「시하 경」(A5:34)과 제4권「시하 경」(A7:54)도 시하 대장군과 관계된 경이다.

 

⑷「빠하라다 경」(A8:19)

많은 초기경에는 천상의 여러 신들이 부처님께 와서 질문을 드리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는 장면이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여러 계층의 천상들 특히 육욕천과 색계 천상의 신들에 대한 언급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아수라나 아수라의 왕에 대한 언급은 아주 드물며 특히 아수라 왕이 세존께 와서 문답을 나누면서 설법을 듣는 경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본경은 아수라 왕이 세존과 법담을 나누는 다른 경에서는 보기 드문 설정을 하고 있다는 데서 의미가 큰 경이다.

아수라들은 바다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세존께서는 빠하라다라는 아수라 왕에게 “큰 바다에는 어떤 경이롭고 놀랄만한 것들이 있어서 그것을 볼 때마다 아수라들은 큰 바다를 기뻐하는가?”라고 질문을 하시고 빠하라다는 여기에 대해서 여덟 가지로 대답한다. 그리고는 세존께 “세존이시여, 그러면 이 법과 율에는 어떤 경이롭고 놀랄만한 법들이 있어서 그것을 볼 때마다 비구들은 이 법과 율을 기뻐합니까?”라고 질문을 드리는데, 세존께서는 빠하라다가 대답한 큰 바다의 여덟 가지 덕목에 비유해서 설법을 하신다. 그것을 간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 법과 율에 순차적인 공부지음과 순차적인 실천과 순차적인 도닦음이 있다.

둘째, 내가 제자들을 위해서 제정한 학습계목을 내 제자들이 목숨을 버릴지언정 범하지 않는다.

셋째, 승가가 계를 지키지 않고 … 청정하지 않은 사람과는 함께 머물지 않고 승가가 함께 모여 즉시 그를 버려버린다.

넷째, 끄샤뜨리야, 바라문, 와이샤, 수드라의 네 가지 계급 중 어느 것에 속했더라도 여래가 선언한 법과 율에 의지해서 집을 나와 출가하면 이전의 이름과 성을 버리고 삭까의 아들 사문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다.

다섯째, 많은 비구들이 취착이 없는 열반의 요소로 반열반에 들지만 그것 때문에 열반의 요소가 모자라거나 넘친다고 알려지지 않는다.

여섯째, 이 법과 율은 하나의 맛인 해탈의 맛을 가지고 있다.

일곱째, 이 법과 율은 네 가지 마음챙김의 확립[四念處], 네 가지 바른 노력[四正勤], 네 가지 성취수단[四如意足], 다섯 가지 기능[五根], 다섯 가지 힘[五力], 일곱 가지 깨달음의 구성요소[七覺支], 여덟 가지 구성요소로 된 성스러운 도[八支聖道]와 같은 이런 여러 종류의 많은 보배를 가지고 있다.

여덟째, 이 법과 율에는 큰 존재들의 거주처여서 예류자, 예류과를 실현하기 위해 도닦는 자, 일래자, 일래과를 실현하기 위해 도닦는 자, 불환자, 불환과를 실현하기 위해 도닦는 자, 아라한, 아라한과를 실현하기 위해 도닦는 자가 있다.

이처럼 본경은 큰 바다와 불교교단을 여덟 가지로 비교해서 불교교단의 특징을 명쾌하게 드러내 보이고 있다.

 

⑸「욱가 경」1(A8:21)

『앙굿따라 니까야』에는 여러 재가 불자들이 등장하고 있다.『앙굿따라 니까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중요한 주제별로 모은 것이 아니라, 숫자별로 모은 것이기 때문에 불교의 기본 법수들과 관계 없이 재가자들에게 설하신 부처님의 가르침이 보존될 가능성이 어느 니까야 보다 높은 것이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본경에 등장하는 욱가 장자는 본서 제1권「하나의 모음」(A1:14:6-6)에서 마음에 흡족한 보시를 하는 자들 가운데서 으뜸인 청신사로 언급이 되었다.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웨살리에 사는 욱가 장자는 여덟 가지 경이롭고 놀랄만한 법을 갖추었다고만 말씀하시고 더 이상 설명이 없으신다. 그러자 비구들이 욱가 장자에게 찾아가서 직접 욱가 장자로부터 그가 가진 여덟 가지 특질에 대해서 들은 것을 담은 것이 바로 본경이다. 본경에서 욱가 장자는 세존께서 인정하신 그의 여덟 가지 특질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몇 가지 중요한 점을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그는 네 명의 아내를 가졌지만 완전히 금욕적인 삶을 살았고, 신들이 그에게 와서 대화를 나누고, 다섯 가지 낮은 단계의 족쇄[下分結]를 부수어 불환자가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⑹「아누룻다 경」(A8:30)

본서 제1권「아누룻다 경」2(A3:128)에 의하면 아누룻다 존자는 출가하여 첫 안거를 지내는 도중에 증득(samāpatti)을 얻어 1,000의 세계를 볼 수 있는 천안의 지혜(dibbacakkhu-ñāṇa)가 생겼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아직 취착이 없어지지 않아 번뇌들로부터 마음이 해탈하지는 못한 채 사리뿟따 존자에게 가서 그 사실을 말하였다. 그러자 사리뿟따 존자는 아직 아누룻다 존자가 자만(māna)과 들뜸(uddhacca)과 후회(ku- kkucca)라는 불선법이 다하지 못하였음을 분명하게 지적한 뒤에 “아누룻다 존자는 이러한 세 가지 법을 버리고 이러한 세 가지 법을 마음에 잡도리하지 말고 불사(不死)의 경지로 마음을 향하게 하십시오.”라고 충고하였다.

그러자 아누룻다 존자는 분발하여 세존의 가르침을 들은 뒤 이곳 쩨띠로 와서 사문의 법을 행하면서 여덟 달 동안을 경행하면서 지냈다고 한다. 그는 고된 정진으로 흥분하여 몸이 피로함을 느꼈다. 그리하여 어떤 대나무 숲 아래에 앉았는데, 그때 그의 마음에 본경에 나타나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한다. 본경은 이것을 대인의 사유(mahāpurisa-vitakka)라고 부르고 있다.

이처럼 본경은 아누룻다 존자가 일으킨 일곱 가지 대인의 사유에다 세존이 설하신 한 가지를 담고 있는 경이다. 여덟 가지는 다음과 같다.

① 이 법은 바라는 바가 적은[少慾] 자를 위한 것이지 바라는 바가 많은 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② 이 법은 만족할 줄 아는[知足] 자를 위한 것이지 만족하지 못하는 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③ 이 법은 한거(閑居)하는 자를 위한 것이지 무리지어 사는 것을 즐기는 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④ 이 법은 열심히 정진하는 자를 위한 것이지 게으른 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⑤ 이 법은 마음챙김을 확립한 자를 위한 것이지 마음챙김을 놓아버린 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⑥ 이 법은 삼매에 든 자를 위한 것이지 삼매에 들지 못한 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⑦ 이 법은 통찰지를 갖춘 자를 위한 것이지 통찰지가 없는 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⑧ 이 법은 사량분별(思量分別) 없음을 좋아하고 사량분별 없음을 즐기는 자를 위한 것이지 사량분별을 좋아하고 사량분별을 즐기는 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세존께서는 이러한 여덟 가지 사유를 행하게 되면 네 가지 禪을 자유로이 얻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열반을 실현하게 된다고 말씀하셨다. 그런 뒤 세존께서는 비구들을 불러서 이러한 여덟 가지 사유의 구체적인 의미를 더 자세하게 설명하시는 것으로 본경은 마무리 되고 있다.

 

⑺「보시로 인한 태어남 경」(A8:35)

본경은 재가자들이 사문이나 바라문에게 먹을 것과 마실 것과 입을 것과 탈것과 화환과 향수와 화장품과 침상과 숙소와 등불을 보시한 것의 과보를 여덟 가지로 설하고 있는 경이다.

이러한 보시를 행한 자들은 여덟 가지 과보가 기대되는데 한 가지는 인간 가운데서 부유한 끄샤뜨리야들이나 부유한 바라문들이나 부유한 장자들의 일원으로 태어난 경우이고, 여섯 가지는 육욕천에 태어나는 경우이며, 마지막 한 가지는 색계 초선천인 범중천에 태어나는 경우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보시를 행하였지만 계를 청정하게 지키지 못한 경우에는 이러한 여덟 가지 과보가 해당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경은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것은 계를 가진 자에게 해당하는 것이지 계행이 나쁜 자에게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나는 말한다. 비구들이여, 계를 지닌 자는 청정하기 때문에 마음의 소원을 성취한다.”

초기경의 여러 곳에서 부처님께서는 보시하고 계를 지키면 천상에 태어난다고 말씀하셨는데 본경도 같은 말씀을 하고 계신다. 물론 이 가운데 천상은 욕계 천상이며, 색계의 초선천까지는 가능하나 그 이상은 아니다. 왜냐하면 색계 천상과 무색계 천상은 삼매를 통해서 성취되는 천상이며 그래서 이 둘은 범천의 세상(brahma-loka)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러한 천상에는 삼매 수행이 바탕이 되어서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색계 제4선천의 정거천은 삼매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으며, 불환과를 얻은 성자만이 도달할 수 있는 곳이다.

한편 바로 다음 경인「행위 경」(A8:36)도 비슷한 주제를 담고 있는데,「행위 경」에서는 공덕행의 토대를 보시를 통한 공덕행의 토대와 계를 통한 공덕행의 토대와 수행을 통한 공덕행의 토대로 나눈 뒤 인간에 태어나는 두 가지와 욕계 천상에 태어나는 여섯 가지(=육욕천) 경우를 들고 있다.

즉, 보시를 통한 공덕행의 토대와 계를 통한 공덕행의 토대를 조금 만들었지만, 수행을 통한 공덕행의 토대를 만들지는 못한 경우는 몸이 무너져 죽은 뒤에 불운한 인간으로 태어나고, 앞의 둘을 보통으로 닦고 수행의 공덕행을 만들지 못한 경우는 운이 좋은 인간으로 태어난다.

그리고 보시를 통한 공덕행의 토대와 계를 통한 공덕행의 토대를 굳건하게 만들었지만, 수행의 공덕행의 토대를 만들지는 못한 경우로 여섯 가지를 들어서 육욕천에 배대하고 있다. 본경에서도 보듯이 육욕천은 보시와 지계를 통해서 도달하게 되는 곳이며 삼매나 통찰지의 수행이 없어도 가능한 곳으로 언급되고 있다.

보시와 지계는 선진국에서 추구하는 국가의 모델이기도 하다. 봉사하는 삶과 건전한 삶이야말로 세계의 일류 국가들이 국민들에게 권장하는 삶의 지표이기 때문이다. 불교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이러한 삶을 바탕으로[戒] 정신적인 편안함과 여유가 생기고[定], 삶의 궁극을 꿰뚫어 보는 통찰지가 완성되는 것이며[慧], 그래서 궁극적인 행복을 실현하게 되는 것이니[解脫], 이러한 삶이야말로 만 생명이 필경에 성취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⑻「넘쳐흐름 경」(A8:39)

본경도 “공덕이 넘쳐흐르고 유익함이 넘쳐흐르고 행복을 가져오고 신성한 결말을 가져오고 행복을 익게 하고 천상에 태어나게 하는” 여덟 가지를 설하고 계신다. 세존께서는 “이것은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 마음에 드는 것, 이익, 행복으로 인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신다.

이 여덟 가지는 다름 아닌 삼귀의와 오계이다. 불자가 되는 기본이 수계이다. 수계를 한 사람이 진정한 불자다. 진정한 불자일 뿐만 아니라 수계를 함으로 해서 그에게는 이러한 공덕이 넘쳐흐르게 되고 행복이 가득하게 되고 죽어서는 천상에 태어나게 된다. 그러면 불교에서 수계할 때 재가 불자들이 일반적으로 받게 되는 계의 항목[戒目]은 무엇인가? 그 계의 항목은 다름 아닌 본경에서 부처님이 설하시는 삼귀의와 오계이다. 이러한 삼귀의와 오계가 본경에서는 행복의 조건으로 강조되고 있는 점이 눈여겨볼만하다.

 

⑼「상세하게 경」(A8:42) 등의 5개 경들

「여덟의 모음」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8관재계이다. 이 8관재계는 고려시대에 널리 행해진 불교의 의례 의식이었음은 국사책을 통해서도 잘 알고 있다. 8관재계는 다름 아닌 여덟 가지로 된 계를 그날 하루 만은 국왕을 비롯한 온 나라의 백성들이 지키고자 노력한 것이다.

8관재계의 내용은 살․도․음․망․주를 금하는 기본 오계에다 하루 한 끼만 먹는 것, 춤․노래․연주․연극을 관람하는 것을 멀리 여의는 것, 높고 큰 침상을 사용하지 않는 것의 셋을 추가한 것이다.

인도에서 유학할 때 역자는 배움의 기회조차 없이 남의 집에 청소나 허드레 일을 해주면서 간신히 삶을 영위해가는 찢어지게 가난한 여인네들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금식일을 가져서 그날만은 짜이나 설탕물 등을 마시며 버텨내는 것을 보고 충격과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계를 지킨다는 것은 도덕적이고 건전한 삶을 살고자 하는 다짐이요 실천이다. 그런 환경에 처한 사람들조차 계를 지키려는 노력을 하는 나라야말로 진정한 선진국이요 강대국일지도 모른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왕으로부터 만백성에 이르기까지 보름에 한번이나 한 달에 한번 씩이라도 8관재계를 지키고자 했던 고려는 진정한 선진국이었는지도 모른다. 선진국이란 다만 물질적인 풍요만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으로 고양되고 봉사하는 고결한 삶을 사는 나라일 것이기 때문이다. 조선조 오백 년간 억불 정책으로 끊어졌던 8관재계의 풍습이 지금시대 우리나라 아니 우리 불교계에 다시 실현되기를 소망해본다.

 

⑽「고따미 경」(A8:51)

비구니 출가제도가 잘 갖추어진 한국 불교계에서 입에 오르내리기가 꺼려지는 제도가 다름 아닌 비구니 8경법이다. 본경은 비구니 8경법을 담고 있는 경전적인 근거가 되는 경이다. 세존께서 성도하신 후 2년 뒤에 처음으로 까삘라왓투를 방문하셨을 때이다. 세존께서는 먼저 이복동생인 난다(Nanda)를 출가시키셨고 7일째 되던 날에는 아들인 라훌라(Rāhula)를 출가시키셨다.

세존께서 사꺄 족과 꼴리야 족 사이에 로히니 강물 때문에 일어난 분쟁을 중재하러 오셨을 때 500명의 사꺄 족 남자들이 출가하였다. 세존의 이모고 계모인, 난다 존자의 어머니인 마하빠자빠띠 고따미 왕비는 그들의 아내들과 함께 세존께 여인들도 출가하게 해달라고 간청을 하였지만 세존께서는 거절하셨다. 세존께서 웨살리로 가시자 그녀는 500명의 여인들과 함께 맨발로 웨살리까지 가서 간청을 하였지만 세존께서는 역시 거절하셨다.(Vin.ii.253ff; 본경 §4) 이처럼 세존께서는 여성의 출가를 허락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셨다.

그때 발이 퉁퉁 부어올랐고 사지는 온통 먼지투성이였으며 슬픔과 비탄에 잠겨 눈물을 흘리고 흐느끼면서 문밖에 서있는 마하빠자빠띠 고따미 왕비 일행을 본 아난다 존자가 세존께 가서 세 번을 간청하였지만 세존께서 거절하시는 것을 보고 아난다 존자는 다른 방법으로 다음과 같이 세존께 말씀을 드린다. “세존이시여, 여자도 집을 나와 여래가 선포하신 법과 율 안으로 출가하면 예류과나 일래과나 불환과나 아라한과를 실현할 수 있습니까?” 삼계의 대도사인 부처님께서 다른 말씀을 하실 리가 없으셨다. 세존께서는 “아난다여, 여자도 집을 나와 여래가 선포하신 법과 율 안으로 출가하면 예류과를 실현할 수 있고, 일래과도 불환과도 아라한과도 실현할 수 있다.”라고 대사자후를 선언하셨다.

이에 아난다 존자는 다시 여인의 출가를 간청하였으며 이에 부처님께서는 여덟 가지 조건을 달아서 그것을 받아들이면 허락하겠노라고 하셨는데, 그 여덟 가지가 다름 아닌 8경법(八敬法)으로 중국에서 번역이 된 여덟 가지 무거운 법(aṭṭha garu-dhamma)이다.(내용은 본경에 해당하는 본문을 참조할 것)

역자는 8경법이 여성을 비하한 것인가 아닌가를 따지는 것보다는 위에서 인용한 “여자도 집을 나와 여래가 선포하신 법과 율 안으로 출가하면 예류과도 일래과도 불환과도 아라한과도 실현할 수 있다.”는 부처님의 대선언을 더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도 남성이 도달할 수 있는 경지에 꼭 같이 도달할 수 있다는 가르침이 인류 고대사 어디에 있었겠는가. 한편 8경법과 8경법을 제정하게 된 연유를 담은 본경의 전문은 율장『쭐라왁가』(Vin.ii.253ff)에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비구니 계목으로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⑾「간략하게 경」(A8:63)

초기경에서 禪의 경지는 초선부터 제4선까지 네 가지 선[四種禪]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나 아비담마에서는 초선부터 제5선까지의 다섯 가지 선[五種禪]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면 이러한 5종선의 분류에 대한 경전적 근거가 있는가? 있다. 본경이 바로 이러한 5종선에 대한 경전적 근거가 되는 하나의 경이다.

본경은 혼자 은둔하여 방일하지 않고 열심히, 스스로 독려하며 지내려고 하는 어떤 비구가 세존께 가르침을 청하자 세존께서 그 비구를 위해서 설하신 경이다.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삼매를 설하시면서 “일으킨 생각과 지속적인 고찰이 함께한 삼매도 닦아야 한다. 일으킨 생각은 없고 지속적인 고찰만 있는 삼매도 닦아야 한다. 일으킨 생각도 지속적인 고찰도 없는 삼매도 닦아야 한다. 희열이 있는 삼매도 닦아야 한다. 희열이 없는 삼매도 닦아야 한다. 행복이 함께 한 삼매도 닦아야 한다. 평온이 함께한 삼매도 닦아야 한다.”라고 말씀하신다.

경에 의하면 삼매는 4종선으로 분류된다. 이 분류에 의하면 일으킨 생각은 없고 지속적 고찰만 있는 삼매는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초선은 일으킨 생각과 지속적 고찰이 있고, 제2선은 일으킨 생각과 지속적 고찰 둘 다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본경에 언급되는 ‘일으킨 생각은 없고 지속적 고찰만 있는 삼매’라는 이 구절은 아비담마에서 삼매를 5종선으로 분류하는 경전적 근거가 된다. 4종선과 5종선의 분류에 대해서는『아비담마 길라잡이』제5장 §6의 [해설] 1과『청정도론』XIV.86 등을 참조하기 바란다.

5종선의 측면에서 보자면 본경에 나타나는 ‘일으킨 생각과 지속적인 고찰이 함께한 삼매’는 초선에, ‘일으킨 생각은 없고 지속적인 고찰만 있는 삼매’는 제2선에, ‘일으킨 생각도 지속적인 고찰도 없으면서 희열이 있는 삼매’는 제3선에, ‘희열이 없으면서 행복이 함께 한 삼매’는 제4선에, ‘평온이 함께한 삼매’는 제5선에 배대된다.

본경은 계속해서 이러한 삼매를 토대로 자애․연민․같이 기뻐함․평온의 사무량심을 닦고 사념처를 닦을 것을 말씀하셨고 이 비구는 그대로 수행해서 아라한이 되었다고 한다.

 

⑿「대지의 진동 경」(A8:70)

본경은『디가 니까야』제2권「대반열반경」(D16) §§3.1~3.20과 동일하다.「대반열반경」은 부처님의 마지막 발자취를 부처님이 입멸하시기 전해부터 담고 있는 경들 가운데서 유일하게 연대기적인 측면에서 부처님의 마지막 발자취를 담고 있는 경이다. 그러다 보니「대반열반경」의 대략 3분의 1에 해당하는 내용은 니까야의 다른 경들로 나타나고 있다. 본경도 그런 경 가운데 하나이다. 본경은 부처님께서 중병에서 나으신 뒤에 마라에게 부처님이 석 달 뒤에 입멸하실 거라는 것을 선언하시는 경이다.

역자가 여기서 거론하고 싶은 것은 “아난다여, 누구든지 네 가지 성취수단[四如意足]을 닦고, 많이 [공부]짓고, 수레로 삼고, 기초로 삼고, 확립하고, 굳건히 하고, 부지런히 닦은 사람은 원하기만 하면 백년을 머물 수도 있고, 혹은 남은 기간을 머물 수도 있다. 아난다여, 여래는 네 가지 성취수단을 닦고, 많이 [공부]짓고, 수레로 삼고, 기초로 삼고, 확립하고, 굳건히 하고, 부지런히 닦았다. 여래는 원하기만 하면 백년을 머물 수도 있고, 혹은 남은 기간을 머물 수도 있다.”라는 부분이다. 여기서 백년으로 옮긴 원어는 kappa(겁, 劫)이다. 주석서에 의하면 여기서 겁은 ‘수명의 겁(āyu-kappa)’을 뜻한다고 한다.(AA.iv.149) 그 당시 인간이 살 수 있는 수명의 한계를 다 채울 때까지 머물 수 있다는 뜻이다. 남은 기간이란 ‘이쪽저쪽이다’라고 말한 백년보다 조금 더 사는 것을 뜻한다. 한편 본서 제4권「아라까 경」(A7:70)에서 부처님 당시의 인간의 수명은 백년의 이쪽저쪽이라고 언급되고 있다. 그래서 백년으로 옮겼다. 이 부분에 해당하는 주석서를 직역하면 다음과 같다.

“여기서 겁(kappa)이란 수명의 겁(āyu-kappa)이다. 그 당시에 인간들의 수명(āyuppamāṇa)의 한계를 다 채우면서 머물 수 있다는 말이다. ‘혹은 남은 겁(kappāvasesaṁ vā)’이란 앞에서 말한 백년보다 조금 더(vassa-satato atirekaṁ) 사는 것이다.”(AA.iv.149)

초기불전연구원에서 발간한『디가 니까야』한글 번역에서는 주석서의 입장보다 경의 원어를 중시하여 ‘일 겁’이라고 옮겼는데 여기서는 주석서의 입장을 존중하여 ‘백년’으로 옮겼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일 겁을 너무 긴 시간으로 신비적으로 오해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⒀「죽음에 대한 마음챙김 경」1/2(A8:73~74)

초기불교의 수행법을 총체적으로 담고 있는『디가 니까야』제2권「대념처경」(D22)에서 세존께서는 사념처(四念處, 네 가지 마음챙김의 확립)로 마음챙김의 대상을 21가지 혹은 44가지로 설하셨다. 이것은 ‘나’라는 존재를 몸, 느낌, 마음, 심리현상들[身․受․心․法]의 네 가지로 해체해서 설하신 것이다. 이 가운데 몸에 대한 마음챙김의 대상으로는 14가지를, 느낌으로는 1가지 혹은 9가지를, 마음은 1가지 혹은 16가지를, 법에 대한 마음챙김의 대상으로는 5가지를 설하셨다. 죽음은 이러한 대상에 속하지 않는다. 죽음은 지금여기에서 현존하는 나의 구성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죽음은 수행자에게 중요한 명상주제임은 틀림없다. 본경은 이러한 죽음을 마음챙김의 대상으로 설하고 계신 중요한 경이다.

본경을 통해서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당부하신다. “비구들이여, 죽음에 대한 마음챙김을 닦고 많이 [공부]지으면 큰 결실과 큰 이익이 있고 불사(不死)에 들어가고 불사를 완성한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죽음에 대한 마음챙김을 닦을지어다.”

그런 뒤에 우리가 하루 밤낮밖에 살 수 없음, 하루 낮밖에 살 수 없음, 한나절밖에 살 수 없음, 한 번 밥 먹는 시간밖에 살 수 없음, 밥을 반쯤 먹는 시간밖에 살 수 없음, 네다섯 입의 음식을 씹어 삼키는 시간밖에 살 수 없음, 한 입의 음식을 씹어 삼키는 시간밖에 살 수 없음,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쉬는 시간밖에 살 수 없음을 비구들과 문답으로 드러내신 뒤에 이렇게 당부하신다.

“비구들이여, 그러므로 이와 같이 공부지어야 한다. ‘우리는 방일하지 않고 머무르리라. 번뇌를 멸하기 위하여 예리하게 죽음에 대한 마음챙김을 닦으리라.’라고.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참으로 이와 같이 공부지어야 한다.”

그리고 다음의「죽음에 대한 마음챙김 경」2(A8:74)를 통해서 인간의 삶이 죽음에 노출된 불확실한 것이라는 것을 여러 보기를 들어 보이시고, 역시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죽음에 대한 마음챙김을 닦고 많이 [공부]지으면 큰 결실과 큰 이익이 있고 불사(不死)에 들어가고 불사를 완성한다.”라고 맺고 계신다.

  

5.「아홉의 모음」의 구성

 『앙굿따라 니까야』「아홉의 모음」(A9)에도 모두 95개의 경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 경들을 모두 10개의 품(Vagga)으로 나누었으며 제5품까지를「첫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으로 배정하였고, 나머지를「두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으로 배정하였다.

이 가운데 제3품과 제6품에는 11개의 경들을 배정하였고 제10품에는 3개의 경을 포함시켰으며 나머지 품들에는 모두 10개씩의 경들을 배당하였다. 이렇게 해서 전체 95개 경들이 10개의 품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럼 각 경들의 묶음 별로 간단하게 전체를 개관해보자.

 

⑴「첫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

본 묶음은 제1장「깨달음 품」, 제2장「사자후 품」, 제3장「중생의 거처 품」, 제4장「대 품」, 제5장「빤짤라 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3장「중생의 거처 품」에는 11개의 경들이 포함되어 있고 나머지 네 품은 모두 10개씩의 경들을 포함하고 있다. 제4장「대 품」에는「아홉의 모음」가운데 비교적 길이가 긴 경들을 모았다. 본 묶음의 제4품과 제5품 및 두 번째 묶음의 제6품은 9차제멸(九次第滅) 혹은 9차제증득(九次第證得)과 관계된 30개의 경들로 구성되어 있다.

 

⑵「두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

본 묶음은 제6장「안은 품」, 제7장「마음챙김의 확립 품」, 제8장「노력 품」, 제9장「성취수단 품」, 제10장「탐욕의 반복 품」의 다섯 개 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6품에는 11개의 경들이 포함되어 있고, 마지막인「탐욕의 반복 품」에는 3개의 경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나머지 세 품에는 각각 10개씩의 경들을 포함되어 있다.

나머지 세 품 즉 제7장부터 제9장까지에는 5계를 범함, 다섯 가지 장애, 다섯 가닥의 감각적 욕망, [나 등으로] 취착하는 다섯 가지 무더기[五取蘊], 다섯 가지 낮은 단계의 족쇄[下分結], 다섯 가지 태어날 곳, 다섯 가지 인색함, 다섯 가지 높은 단계의 족쇄[上分結], 다섯 가지 마음의 삭막함, 다섯 가지 마음의 속박으로 정리되는 다섯 가지 구성요소를 가진 일련의 해로운 경지를 해소하기 위해 제7장에서는 네 가지 마음챙김의 확립[四念處]를 닦아야 한다고 설하고 계시며, 제8장에서는 네 가지 바른 노력[四精勤]을 닦아야 한다고, 제9장에서는 네 가지 성취수단[四如意足]을 닦아야 한다고 정리하고 있다.

이렇게 하여 제7장의「공부지음 경」(A9:63)부터 제9장의「속박 경」(A9:92)까지 30개의 경들은 이러한 다섯 가지씩으로 구성되어 있는 열 가지 해로운 경지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사념처, 사정근, 사여의족을 들고 있는 것으로 배대해서 경들을 편집하였다.

   

 6.「아홉의 모음」의 특징

 「아홉의 모음」의 특징을 몇 가지로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아홉의 주제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하는 9차제멸 혹은 9차제증득에 관한 경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제3품의 마지막인「차제멸(次第滅) 경」(A9:31)부터 시작하여 제6품의「차례로 소멸함 경」(A9:61)까지 대략 30개의 경들이 바로 이 주제를 담고 있다. 이 가운데 아홉 가지 차례로 소멸함[九次第滅]을 담고 있는 경은「차제멸 경」(A9:31),「열반 경」(A9:34),「소[牛] 경」(A9:35),「빤짤라 경」(A9:42) 등이고, 아홉 가지 차례로 머묾[九次第住]을 담고 있는 경은「머묾 경」1(A9:32),「선(禪) 경」(A9:36),「바라문 경」(A9:38),「천신 경」(A9:39),「나가 경」(A9:40),「따뿟사 경」(A9:41),「몸으로 체험한 자 경」(A9:43),「혜해탈 경」(A9:44) 등이며, 특히「양면해탈 경」(A9:45)부터「차례로 소멸함 경」(A9:61)까지는 모두 9차제멸을 주제로 하고 있다. 한편 아홉 가지 차례로 머묾의 증득[九次第住等至]도 나타나는데「머묾 경」2(A9:33)를 들 수 있다.

사실 초기경에서 아홉이라는 숫자를 떠올리게 하는 것은 9차제멸 혹은 9차제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9차제멸이나 9차제주는 주제별로 모은『상윳따 니까야』에 하나의 주제로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숫자별로 모은『앙굿따라 니까야』「아홉의 모음」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주제가 된 것이다.

 

둘째, 초기경에서 아홉이라는 숫자를 통해서 떠오르는 가르침은 9차제멸의 증득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 그러다 보니 본「아홉의 모음」에도 다른 법수들의 조합으로 아홉 개의 가르침을 담고 있는 경들이 많이 나타난다. 특히 그 가운데서도 5 + 4의 조합으로 된 것이 30개 정도나 된다. 특히 본 모음 가운데 제7장「마음챙김의 확립 품」에 포함된 10개의 경들과 제8장「바른 노력 품」에 포함된 10개의 경들과 제9장「성취수단 품」에 포함된 10개의 경들 ― 그러니까 A9:63부터 A9:92까지의 모두 30개의 경들은 각각 5계를 범함과 다섯 가지 장애 등의 5개(五蓋)로 구성된 10가지 부류의 해로운 법들을 해결하기 위해 4개로 구성된 법인 4념처와 4정근과 4여의족을 닦아야 한다는 통일된 방법으로 전개되는 경들이다.

다시 정리해보면 제7장의「공부지음 경」(A9:63)부터「속박 경」(A9:72)까지는 5 + 4(마음챙김)로 나타나고, 제8장의「공부지음 경」(A9:73)부터「속박 경」(A9:82)까지는 5 + 4(4정근)로 나타나고 제9장의「공부지음 경」(A9:83)부터「속박 경」(A9:92)까지는 5 + 4(4여의족)로 나타난다.

 

셋째, 이 이외에 아홉 가지의 법으로 구성된 경들 30개 정도를 A9:1부터 A9:30까지 본 모음의 앞부분에 속하는 여러 품에 싣고 있다. 이 경들은 비슷한 주제끼리 가깝게 놓으려한 흔적은 있지만 통일성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다른 주제들을 담고 있다. 이런 경들 가운데서도 다른 법수들의 조합으로 아홉을 만든 경들이 적지 않게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면「힘 경」(A9:5)은 4가지 힘 + 5가지 두려움을 건넘으로 구성되어 있고,「경우 경」(A9:21)과「망아지 경」(A9:22)은 3 + 3 + 3의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증오 경」1/2(A9:27~28)는 5 + 4의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아홉의 모음」맨 마지막으로 다른 모음에서와 같이「탐욕의 반복 품」에 3개의 경들을 실어서 모두 95개의 경들이「아홉의 모음」에 실려 있다.

  

7.「아홉의 모음」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경들

 이제「아홉의 모음」에 포함된 세존의 금구성언 가운데서 우리가 보다 더 주의를 기울여서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되는 경들을 소개하면서 해제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⑴「깨달음 경」(A9:1)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라 한다. 그러면 어떤 법을 닦아야 깨달을 수 있는가? 본경은 이런 문제를 짚어보고 있는 경이다. 세존께서는 아홉 가지로 깨달음을 도와주는 법들을 설하고 계신다. 그것은 다음과 같다.

먼저 깨달음을 실현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다섯 가지 전제 조건이 있다. 첫째는 좋은 친구요, 둘째는 계를 구족함이요, 셋째는 엄격하고, 마음을 여는데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갖춤이요, 넷째는 열심히 정진함이요, 다섯째는 통찰지를 가짐이다. 이러한 다섯 가지 법을 구족하여 다시 네 가지 법을 더 닦아야 하는데 세존께서는 “탐욕을 제거하기 위해 부정관을 닦아야 한다. 악의를 제거하기 위해 자애를 닦아야 한다. 일으킨 생각을 자르기 위해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을 닦아야 한다. 내가 있다는 자아의식을 뿌리 뽑기 위해 무상이라고 [관찰하는 지혜에서 생긴] 인식을 닦아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이렇게 하는 자는 무아를 통찰하게 되고 그래서 그는 “내가 있다는 자아의식을 뿌리 뽑게 되고 지금여기에서 열반을 증득한다.”라고 본경은 결론짓고 있다. 결국 깨달음은 무상에 투철하여 무아를 통찰함으로 귀결됨을 본경은 보여주고 있다.

 

⑵「메기야 경」(A9:3)

본경은 세존께서 잔뚜가마에 머물 때 시자소임을 보던 메기야 존자에게 하신 말씀을 담고 있다. 메기야 존자는 끼미깔라 강의 언덕에서 이리저리 경행하다가 깨끗하고 아름다운 망고 숲을 보고는 그곳에 가서 혼자 수행하고자 하여 세존께 허락해달라고 말씀드린다. 그러나 세존께서는 아직 그럴 인연이 아니라고 말씀하신다. 그래도 메기야 존자는 세 번을 우겨서 세존의 허락을 받은 뒤 그곳에 가서 지내게 되었다. 그렇지만 메기야 존자가 그 망고 숲에 머물 때 대체적으로 세 가지 나쁘고 해로운 생각이 일어났는데 그것은 감각적 욕망에 대한 생각, 악의에 대한 생각, 해코지에 대한 생각이었다.

그러자 메기야 존자는 다시 세존께 다가가서 자신에게 일어난 나쁜 생각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부처님의 자문을 구하였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아직 성숙하지 않은 마음의 해탈을 성숙하게 하는 다섯 가지 법과 네 가지 법을 말씀하시는데 그 내용은 위「깨달음 경」(A9:1)의 가르침과 같다.

 

⑶「가까이 함 경」(A9:6)

본경은 사리뿟따 존자가 비구들에게 설한 내용을 담고 있다. 사리뿟따 존자는 본경에서 먼저 쌍으로 된 여섯 가지를 비구들에게 설하고 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사람, 의복, 탁발음식, 거처, 마을과 성읍, 지방과 지역의 이 여섯 가지에 대해서 가까이해야 하는 것과 가까이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설하신다. 그러면 무엇을 근거로 이 여섯 가지를 가까이하거나 가까이하지 말아야 하는가? 그것은 바로 선법과 불선법이다. 이 여섯 가지를 가까이하여 해로운 법들[不善法]이 증장하고 유익한 법들[善法]이 사라진다면 그것은 가까이하지 말아야 하며, 반대로 이 여섯 가지를 가까이하여 해로운 법들이 사라지고 유익한 법들이 증장한다면 그것은 가까이해야 한다.

본경은 이처럼 가까이해야 하고 가까이하지 말아야 하는 것으로 비록 여섯 가지를 들고 있지만 이 가운데서 사람에 관계되는 것을 네 가지로 설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모두 아홉 가지의 가르침이 되어서「아홉의 모음」에 포함되어 나타나고 있다.

어떤 사람을 의지해 머물 때 해로운 법들이 증장하고 유익한 법들이 사라지는 경우에는 음식, 의복, 거처, 약품의 4종 필수품이 잘 구해지는 등의 다른 이익이 있더라도 떠나야 하고, 반대로 해로운 법들이 사라지고 유익한 법들이 증장하면 4종 필수품이 잘 구해지지 않더라도 머물러야 하며, 게다가 4종 필수품이 잘 구해지고 수행을 통해 완성에 이를 수 있다고 알게 되면 목숨이 있는 한 그를 따라야 하고 쫓아내더라도 그를 떠나서는 안된다고 본경은 설하고 있다.

 

⑷「취착이 남음[有餘] 경」(A9:12)

본경은 사리뿟따 존자가 탁발을 나갔다가 외도들이 “도반들이여, 취착이 남은 채 임종하는 모든 사람은 결코 지옥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축생의 모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아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처참한 곳[苦界], 불행한 곳[惡處], 파멸처를 벗어나지 못합니다.”라고 하는 소리를 듣고, 그 말이 사실인가를 세존께 여쭙는 것을 내용으로 담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 세존께서는 “아홉 부류의 사람이 있나니 그들은 취착이 남은 채 임종하더라도 지옥에서 벗어나고, 축생의 모태에서 벗어나고, 아귀계에서 벗어나고, 처참한 곳[苦界], 불행한 곳[惡處], 파멸처에서 벗어난다.”고 말씀하신다.

계행과 삼매를 원만하게 갖추었고 통찰지를 원만하게 갖추지는 못했지만 다섯 가지 낮은 단계의 족쇄를 완전히 없애고 ① 수명의 중반쯤에 이르러 완전한 열반에 드는 자 ② [수명의] 반이 지나서 완전한 열반에 드는 자 ③ 노력 없이 쉽게 완전한 열반에 드는 자 ④ 노력하여 어렵게 완전한 열반에 드는 자 ⑤ 더 높은 존재로 재생하여 색구경천에 이르는 자로 표현되는 다섯 부류의 불환자는 아직 취착이 남아있지만 삼악도를 벗어나게 된다고 하신다.

그리고 일래자는 계행을 원만하게 갖추었지만 삼매를 원만하게 갖추지는 못했고 통찰지도 원만하게 갖추지는 못했지만 세 가지 족쇄를 완전히 없애고 탐욕과 성냄과 미혹이 엷어져서 ⑥ 한 번만 더 돌아올 자[一來者]라고 불리는 경우도 있고, 같은 조건을 가져 세 가지 족쇄를 완전히 없애고 ⑦ 한 번만 싹 트는 자라 불리는 자도 있다.

그리고 계행을 원만하게 갖추었지만 삼매는 어느 정도만 짓고 통찰지도 어느 정도만 지은 자를 예류자라 한다. 예류자는 세 가지 족쇄를 완전히 없애고 ⑧ 성스러운 가문에서 성스러운 가문으로 가는 자가 되어 두 번 혹은 세 번 성스러운 가문에 태어나서 윤회한 뒤 괴로움을 끝내는 자도 있고, 세 가지 족쇄를 완전히 없애고 ⑨ 최대로 일곱 번만 다시 태어나는 자가 되어 신이나 인간 중에 일곱 번 태어나서 윤회한 뒤 괴로움을 끝내는 자도 있다.

위에서 보았듯이 처음의 다섯은 불환자이고, 두 번째의 둘은 일래자이고, 세 번째의 둘은 예류자인데, 이들은 아직 취착이 남아있지만 지옥, 아귀, 축생의 삼악도를 벗어나게 된다고 본경은 강조하고 있다.

 

⑸「꼿티따 경」(A9:13)

출가자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세상의 삶의 방식을 거슬러 독신 생활을 하는가? 도대체 출가의 목적이 무엇인가? 본경에서 마하꼿티따 존자는 사리뿟따 존자에게 “도반 사리뿟따여, ‘금생에 경험해야 할 업을 내가 내생에 경험하기를.’이라는 목적 때문에 사람이 세존 아래서 청정범행을 닦습니까?’”부터 시작해서 “도반 사리뿟따여, ‘경험하지 않을 업을 내가 경험하기를.’이라는 목적 때문에 사람이 세존 아래서 청정범행을 닦습니까?”라는 아홉 가지로 질문을 하지만 사리뿟따 존자는 모두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 그러자 마하꼿띠타 존자는 “그러면 도대체 어떤 목적 때문에 사람이 세존 아래서 청정범행을 닦습니까?”라고 질문을 한다.

여기에 대해서 사리뿟따 존자는 “도반이여,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증득하지 못하고 실현하지 못하고 관통하지 못한 것을, 알고 보고 증득하고 실현하고 관통하기 위해서 세존 아래서 청정범행을 닦습니다.”라고 대답을 하고 다음과 같이 분명하게 밝힌다.

“도반이여, ‘이것은 괴로움[苦]이다.’라고 … ‘이것은 괴로움의 일어남[集]이다.’라고 …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滅]이다.’라고 …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道]이다.’라고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증득하지 못하고 실현하지 못하고 관통하지 못했습니다. 그것을 알고 보고 증득하고 실현하고 관통하기 위해서 세존 아래서 청정범행을 닦습니다.”

사성제를 알고 보고 증득하고 실현하고 관통하기 위해서 세존 아래서 청정범행을 닦는다는 사리뿟따 존자의 명쾌한 설명은 불교 만대의 표준이며 모든 시대의 출가자들의 가슴에 사무쳐야 할 말씀이다.

 

⑹「소[牛] 경」(A9:35)

「아홉의 모음」에 나타나는 주제들 가운데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가르침이 바로 9차제멸이나 9차제주나 9차제주증득으로 표현되는 삼매수행을 통한 아홉 가지 경지이다. 그것은 초선부터 제4선까지의 네 가지 선(禪)과 공무변처, 식무변처, 무소유처, 비상비비상처로 표현되는 네 가지 무색계의 경지와 마지막으로 상수멸의 경지이다. 본 모음에서는「차제멸(次第滅) 경」(A9:31)부터「차례로 소멸함 경」(A9: 61)까지 대략 30개의 경들이 이 주제를 담고 있다.

이 9차제멸 혹은 9차제주의 가르침은「여덟의 모음」에 나타난 8해탈의 가르침과 내용상 동일하다. 단지 9차제주에서는 색계선의 경지로 초선부터 제4선까지의 네 가지 禪으로 설하고 있지만 8해탈의 경우에는 색계선의 경지에 대해서 삼매에 드는 대상이 안이냐 밖이냐 청정한 것이냐에 따라서 세 가지 선을 드는 것만이 다르다. 이처럼 8해탈은 3선-4처-상수멸의 여덟 가지 삼매의 경지를 해탈에 초점을 맞추어 설한 것이고, 9차제멸은 4선-4처-상수멸의 아홉 가지로 설한 것이다.

「아홉의 모음」에 소개되고 있는 30개의 9차제멸 혹은 9차제증득에 관계된 경들 가운데 특히「소[牛] 경」(A9:35)은 어리석고, 우둔하고, 들판을 모르고, 바위가 울퉁불퉁 돌출한 산을 걷는데 서투른 산악의 소의 비유와 현명하고, 영민하고, 들판을 잘 알고, 바위가 울퉁불퉁 돌출한 산을 걷는데 능숙한 산악의 소의 비유로 9차제증득을 설하고 있는 중요한 경이다. 본경에서는 이렇게 9차제증득을 실현하여 신족통, 천이통, 타심통, 숙명통, 천안통, 누진통의 6신통을 얻는 것까지 언급하고 있다.

 

⑺「선(禪) 경」(A9:36)

초기 불교의 수행법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가지는 의문 가운데 아주 중요한 것이 ‘번뇌 다한 아라한이 되려면 반드시 네 가지 선을 모두 다 닦아야 하는가? 게다가 공무변처부터 비상비비상처까지의 무색계선까지도 빠짐없이 다 닦아야만 아라한이 되고 깨달음을 증득하는가?’하는 것이다.

본경은 이러한 중요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경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본경을 통해서 세존께서는 초선을 의지해서도 번뇌가 다한 아라한이 되고, 제2선을 의지해서도, 제3선을 의지해서도, 제4선을 의지해서도 아라한이 되며, 나아가서 공무변처부터 비상비비상처까지의 각각을 의지해서도 번뇌 다한 아라한이 된다고 분명하게 밝히신 뒤 이 의미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계신다. 즉 초선부터 비상비비상처까지의 삼매를 반드시 모두 다 닦아야만 아라한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초선을 의지해서 아라한이 되는가? 세존께서는 말씀하신다. 좀 길지만 중요하기 때문에 전체를 인용해본다.

“여기 비구는 감각적 욕망들을 완전히 떨쳐버리고 해로운 법[不善法]들을 떨쳐버린 뒤 … 초선에 들어 머문다. 그는 거기서 일어나는 물질이건 느낌이건 인식이건 심리현상들이건 알음알이건, 그 모든 법들을 무상하다고 괴로움이라고 병이라고 종기라고 화살이라고 재난이라고 질병이라고 남[他]이라고 부서지기 마련인 것이라고 공한 것이라고 무아라고 바르게 관찰한다.

그는 이런 법들로부터 마음을 돌려버린다. 그는 이런 법들로부터 마음을 돌린 뒤 불사(不死)의 경지로 마음을 향하게 한다. ‘이것은 고요하고 이것은 수승하다. 이것은 모든 형성된 것[行]들이 가라앉음[止]이요, 모든 재생의 근거를 놓아버림[放棄]이요, 갈애의 소진이요, 탐욕의 빛바램[離慾]이요, 소멸[滅]이요, 열반이다.’라고. 그는 여기에 확고하게 머물러 번뇌가 다함을 얻는다.(아라한) 만일 번뇌가 다함을 얻지 못하더라도 이러한 법을 좋아하고 이러한 법을 즐기기 때문에 그는 다섯 가지 낮은 단계의 족쇄를 완전히 없애고 [정거천에] 화생하여 그곳에서 완전히 열반에 들어 그 세계로부터 다시 돌아오지 않는 법을 얻는다.[不還者]”

즉 초선의 경지에서 일어난 오온의 법들이 무상이요 고요 무아라고 통찰하여 오온에 대해 연연하지 않고 열반을 증득한다는 말씀이시다. 즉 초선의 경지에서 일어난 현상에 대해 무상이나 고나 무아를 통찰하여서 해탈 열반을 실현하고 아라한이 되고 불환자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이다.

같이 하여 제2선부터 무소유처까지의 증득도 번뇌 다한 경지의 토대가 된다고 말씀하신 뒤에 “비상비비상처의 증득과 상수멸의 이 두 경지는 증득에 능숙하고 증득에서 출정하는 것에 능숙한, 禪을 닦는 비구들이 증득에 들었다가 출정한 뒤에 바르게 설명해야 하는 것이라고 나는 말한다.”라고 결론지으시고 본경을 마친다.

아무튼 초선부터 상수멸까지의 모든 경지는 해탈 열반을 실현하고 깨달음을 실현하고 번뇌 다한 아라한이 되는 튼튼한 토대가 된다고 말씀하신다.

물론 마른 위빳사나를 하는 자(sukkhavipassaka, 乾觀者) 즉 순수 위빳사나를 닦는 자(suddhavipassaka,『청정도론』XVIII. §8)는 선의 습기가 없이 마른 위빳사나를 닦아서 아라한이 될 수 있는데 이를 주석서에서는 ‘마른 위빳사나를 통해서 번뇌가 다한 자(sukkhavipassaka -khīṇāsava, DA.i.4)’라고 부르고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고도의 집중은 함께하기 마련인데 이것을 禪이나 본삼매나 증득 등으로 부르지 않고 찰나삼매(khaṇika-samādhi)라고 한다. 주석서에 의하면 찰나삼매는 순수 위빳사나를 닦을 때 나타나는 고도의 집중된 현상인데 이러한 찰나삼매는 사마타 수행을 통해서 나타나는 근접삼매에 필적하는 삼매라고도 하고 사마타 수행의 초선에 대비되는 삼매라고도 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순수 위빳사나의 경우도 삼매의 토대는 있기 마련이다.

다시 말하지만 깨달음, 해탈 열반, 번뇌 다한 아라한의 경지는 반드시 초선부터 비상비비상처와 상수멸까지의 모든 삼매를 차례대로 다 닦아야만 실현되는 것이 아님을 세존께서는 본경을 통해서 분명하게 밝히고 계신다.

 

⑻「따뿟사 경」(A9:41)

따뿟사라는 장자가 아난다 존자에게 말한다. “감각적 욕망을 즐기고 감각적 욕망을 좋아하고 감각적 욕망에 물들어 있고 감각적 욕망을 탐하는 저희 재가자들에게 출리라는 것은 절벽에서 떨어지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그리고 그는 덧붙이기를 ‘그런데 출가자들의 출리의 경지도 비구들마다 다 다른 것처럼 보입니다.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라는 요지의 질문을 하자, 아난다 존자는 이 논점은 “세존을 뵙고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뒤 따뿟사 장자와 함께 세존께 다가가서 여기에 대해서 질문을 드리고 세존께서 설명하시는 것이 본경의 내용이다.

본경을 통해서 세존께서는 출리의 다양함을 초선부터 상수멸까지의 9차제멸로 설명하신다. ‘감각적 욕망’에 대한 병은 감각적 욕망이 해소된 초선의 경지로 다스려서 출리를 체험하고, ‘일으킨 생각이 함께한 인식과 마음에 잡도리함’의 병은 제2선으로 다스려 출리를 체험하고, ‘희열이 함께한 인식과 마음에 잡도리함’의 병은 제3선으로, ‘평온이 함께한 인식과 마음에 잡도리함’의 병은 제4선으로, ‘물질이 함께한 인식과 마음에 잡도리함’의 병은 공무변처로, ‘공무변처가 함께한 인식과 마음에 잡도리함’의 병은 식무변처로, ‘식무변처가 함께한 인식과 마음에 잡도리함’의 병은 무소유처로, ‘무소유처가 함께한 인식과 마음에 잡도리함’의 병은 비상비비상처로, 그리고 상수멸에 들어서 ‘통찰지로써 [사성제를] 본 뒤 번뇌를 남김없이 소멸한다.’고 부처님께서는 본경에서 말씀하고 계신다.

이처럼 수행자들은 본경에서 병으로 표현되는 다양한 심리현상들에 사로잡혀있다. 그러므로 이들로부터 벗어나는 출리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수행자들은 자신이 가진 다양한 병으로부터 벗어나는 여러 가지 출리의 체험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상수멸을 통해서 번뇌를 남김없이 소멸하여 궁극적인 출리를 체험하게 된다고 본경은 설하고 있다.

 

 8. 맺는 말

 이상으로『앙굿따라 니까야』제5권에 포함된「여덟의 모음」과「아홉의 모음」을 개관해보았다. PTS본의 편집에 의하면「여덟의 모음」에는 모두 95개의 경이,「아홉의 모음」에는 100개의 경(역자는 95개로 편집하여 번역하였음)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은 우리의 삶과 수행에 관한 다양한 주제를 포함하고 있다. 특히「아홉의 모음」에는 주제별 모음인『상윳따 니까야』에 하나의 주제로 포함되지 않은 9차제멸 혹은 9차제증득에 관계된 30개의 경들이 포함되어 있다.

중국에서는 상좌부의『상윳따 니까야』에 해당하는『상육따 아가마』(Saṁyukta-āgama, 阿含)를『잡아함』(雜阿含)이라 일종의 의역을 하였고『앙굿따라 니까야』에 해당하는『에꼿따라 아가마』(Ekottara -āgama)를『증일아함』(增一阿含)으로 직역을 하였다.『상육따 아가마』에다 정해진 주제가 없는 잡장(雜藏)으로서의 의미를 부여한 번역인 듯이 보인다. 그러나 상좌부의 니까야의 측면에서 보자면『상윳따 니까야』에 포함된 경들은 그 주제가 분명하다. 그래서『상윳따 니까야』를 56개의 주제로 나누어(상윳따, saṁyutta) 경들을 모으는데 주력하였다.

오히려 니까야의 입장에서 보자면『앙굿따라 니까야』야 말로 일종의 잡장의 성격이 강하다. 긴 길이의 경을『디가 니까야』로 뽑아내고 적당한 분량의 경을『맛지마 니까야』로 뽑아내고 주제가 분명한 경들을『상윳따 니까야』로 뽑아내고 남은 나머지 경들을 주제의 숫자에 초점을 맞추어 편집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중요한 주제의 범주에 들지 못하는 경들과 특히 재가자들에게 설하신 경들이『앙굿따라 니까야』에는 많이 포함되어 있다.

물론『앙굿따라 니까야』가 잡장의 성격이 강하다고 표현한다고 해서 니까야로서의 앙굿따라의 권위를 무시한다면 곤란하다. 4부 니까야는 분명히 동일한 권위를 가진다. 어떤 니까야가 더 먼저 성립되었다거나 어떤 니까야는 후대에 삽입된 경들이 많다는 식의 비판은 적어도 니까야 자체를 두고 보자면 그 근거가 희박하다. 우리는 부처님과 직계제자들의 직설로서 4부 니까야에 동일한 권위를 부여하고 2600여년전의 부처님과 직계제자들을 눈앞에서 뵙듯이 정성을 다해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앙굿따라 니까야 (增支部, 숫자별로 모은 경) (1/2/3/4/5/6)

대림 스님 옮김/신국판(양장)

제1권(하나 ~ 셋의 모음): 664쪽 (초판 2006년, 3판 2012년)

제2권(넷의 모음): 656쪽 (초판 2006년, 재판 2012년)

제3권(다섯의 모음): 552쪽 (초판 2007년, 재판 2013년)

제4권(여섯~일곱의 모음): 576쪽 (초판 2007년, 재판 2013년)

제5권(여덟~아홉의 모음): 560쪽 (초판 2007년, 재판 2013년)

제6권(열~열하나의 모음): 624쪽 (초판 2007년, 재판 2013년)

정가: 각권 3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