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굿따라 니까야 <제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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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 목차>

- 여섯의 모음    

Ⅰ. 첫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    

제1장 공양받아 마땀함 품
경 번호페이지
공양받아 마땅함 경1A6:149
공양받아 마땅함 경2A6:250
기능[根] 경A6:355
힘[力] 경A6:456
좋은 혈통 경1A6:556
좋은 혈통 경2A6:657
좋은 혈통 경3A6:758
위 없음 경A6:859
계속해서 생각함 경A6:960
마하나마 경A6:1060


제2장 기억해야 함 품경 번호페이지
기억해야 함 경1A6:1168
기억해야 함 경2A6:1269
자애 경A6:1371
복됨 경A6:1475
고통스러움 경A6:1577
나꿀라 경A6:1679
잠 경A6:1783
물고기 경A6:1886
죽음에 대한 마음챙김 경1A6:1989
죽음에 대한 마음챙김 경2A6:2094


제3장 위없음 품경 번호페이지
사마까 경A6:2197
쇠퇴하지 않음 경A6:2299
두려움 경A6:23100
히말라야 경A6:24101
계속해서 생각함 경A6:25103
깟짜나 경A6:26107
시간 경1A6:27112
시간 경2A6:28116
우다이 경A6:29119
위 없음 경A6:30124


제4장 천신 품경 번호
페이지
유학 경A6:31132
쇠퇴하지 않음 경1A6:32133
쇠퇴하지 않음 경2A6:33134
목갈라나 경A6:34135
영지(靈知)의 일부 경A6:35139
분쟁 경A6:36140
보시 경A6:37142
자신의 행위 경A6:38144
인연 경A6:39146
낌빌라 경A6:40148
나무 더미 경A6:41149
나기따 경A6:42150


제5장 담미까 품경 번호
페이지
코끼리 경A6:43156
미가살라 경A6:44162
빚 경A6:45169
쭌다 경A6:46174
스스로 보아 알 수 있음 경1A6:47177
스스로 보아 알 수 있음 경2A6:48179
케마 경A6:49181
감각기능[根] 경A6:50183
아난다 경A6:51184
끄샤뜨리야 경A6:52187
불방일 경A6:53189
담미까 경A6:54191


Ⅱ. 두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

제6장 대 품경 번호
페이지
소나 경A6:55203
팍구나 경A6:56211
여섯 태생 경A6:57217
번뇌 경A6:58223
나무장수 경A6:59228
코끼리 조련사의 아들 경A6:60230
중간 경A6:61239
인간의 기능에 대한 지혜 경A6:62244
꿰뚫음 경A6:63254
사자후 경A6:64265


제7장 천신 품경 번호
페이지
불환자 경A6:65273
아라한 경A6:66274
친구 경A6:67274
무리지어 삶 경A6:68275
천신 경A6:69276
삼매 경A6:70279
실현하는 능력 경A6:71281
힘 경A6:72282
선(禪) 경1A6:73283
선(禪) 경2A6:74283


제8장 아라한 품경 번호
페이지
괴로움 경A6:75285
아라한 경A6:76286
초월 경A6:77286
행복 경A6:78288
증득 경A6:79288
많음 경A6:80290
지옥 경1A6:81290
지옥 경2A6:82291
으뜸가는 법 경A6:83291
밤과 낮 경A6:84292


제9장 청량함 품경 번호
페이지
청량함 경A6:85294
장애 경A6:86295
빼앗음 경A6:87296
듣고자 함 경A6:88297
제거하지 않음 경A6:89298
제거함 경A6:90299
일으킴 경A6:91300
스승 경A6:92300
형성된 것은 어떤 것이든 경A6:93301
어머니 경A6:94302
자신이 만듦 경A6:95302


제10장 이익 품경 번호
페이지
출현 경A6:96305
이익 경A6:97306
무상(無常) 경A6:98307
괴로움 경A6:99307
무아 경A6:100308
열반 경1A6:101308
열반 경2A6:102309
열반 경3A6:103309
재한 없음 경A6:104310
존재 경A6:105311
갈애 경A6:106312


제11장 삼개조(三個條) 품경 번호
페이지
탐욕 경A6:107313
나쁜 행위 경A6:108314
사유 경A6:109314
인식 경A6:110315
요소 경A6:111315
달콤함 경A6:112316
지루함 경A6:113317
만족 경A6:114317
훈계를 받아들이지 않음 경A6:115318
들뜸 경A6:116319


제12장 일반 품경 번호
페이지
관찰 경1A6:117320
관찰 경2A6:118321
따뿟사 경A6:119322
발리까 등의 경A6:120323


제13장 탐욕의 반복 품경 번호
페이지
위 없음 경A6:121325
계속해서 생각함[隨念] 경A6:122325
인식 경A6:123326
철저히 앎 등의 경A6:124326


- 일곱의 모음    

Ⅰ. 첫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    

제1장 재산 품경 번호
페이지
사랑함 경1A7:1331
사랑함 경2A7:2333
힘 경1A7:3333
힘 경2A7:4334
재산 경1A7:5337
재산 경2A7:6337
욱가 경A7:7340
족쇄 경A7:8341
제거 경A7:9342
인색 경A7:10343


제2장 잠재성향 품경 번호
페이지
잠재성향 경1A7:11344
잠재성향 경2A7:12344
가문 경A7:13345
사람 경A7:14346
물의 비유 경A7:15347
무상(無常) 경A7:16350
괴로움 등의 경A7:17353
칭찬 받을 토대 경A7:18356


제3장 왓지 품
경 번호페이지
사란다다 경A7:19359
왓사까라 경A7:20361
비구 경A7:21368
일 경A7:22369
믿음 경A7:23371
깨달음 경A7:24372
인식 경A7:25372
유학 경A7:26373
쇠퇴 경A7:27375
패망 경A7:28376
번창 경A7:29377
파멸 경A7:30377


제4장 천신 품경 번호페이지
불방일 경A7:31380
양심 경A7:32381
훈계를 잘 받아들임 경1A7:33382
훈계를 잘 받아들임 경2A7:34383
친구 경1A7:35385
친구 경2A7:36386
무애해 경A7:37387
통제 경A7:38389
칭찬 받을 토대 경1A7:39391
칭찬 받을 토대 경2A7:40393


 제5장 큰 제사 품경 번호페이지
거주처 경A7:41397
필수품 경A7:42399
불[火] 경1A7:43400
불[火] 경2A7:44400
인식 경1A7:45408
인식 경2A7:46409
음행 경A7:47420
속박 경A7:48424
보시 경A7:49427
난다마따 경A7:50433


Ⅱ. 두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

제6장 설명하지 않음 품경 번호페이지
설명하지 않음[無記] 경A7:51439
불환자가 태어날 곳 경A7:52443
띳사 경A7:53450
시하 경A7:54457
감추지 않음 경A7:55461
낌빌라 경A7:56464
일곱 경A7:57465
졸고 있음 경A7:58466
자애 경A7:58-2472
아내 경A7:59476
분노 경A7:60479


제7장 대 품경 번호페이지
양심 경A7:61486
태양 경A7:62487
도시 비유 경A7:63494
법을 앎 경A7:64502
빠릿찻따까 나무 경A7:65507
존경함 경A7:66510
수행 경A7:67516
불[火] 경A7:68519
수넷따 경A7:69528
아라까 경A7:70530


제8장 율 품경 번호페이지
율을 호지하는 자 경1A7:71535
율을 호지하는 자 경2A7:72535
율을 호지하는 자 경3A7:73537
율을 호지하는 자 경4A7:74537
율을 호지하는 자는 빛남 경1A7:75538
율을 호지하는 자는 빛남 경2A7:76539
율을 호지하는 자는 빛남 경3A7:77539
율을 호지하는 자는 빛남 경4A7:78540
교법 경A7:79541
대중공사를 가라앉힘 경A7:80542


제9장 사문 품경 번호페이지
비구 경A7:81544
사문등의 경A7:82544
바르지 못한 법 경A7:83546
바른 법 경A7:84546


제10장 공양받아 마땅함 품
경 번호페이지
무상(無常) 경A7:85547
괴로움 등의 경A7:86548


제11장 탐욕의 반복 품경 번호페이지
깨달음의 구성요소 경A7:87551
인식 경1A7:88551
인식 경2A7:89552
철저히 앎 등의 경A7:90553




<앙굿따라 니까야 제4권 해제(解題)>

 

1. 들어가는 말

 『앙굿따라 니까야』는 부처님이 남기신 가르침 가운데서 그 주제의 법수가 분명한 말씀들을 숫자별로 모아서 결집한 것이다.『앙굿따라 니까야』는 이러한 주제를 하나부터(A1) 열하나까지(A11) 모두 11개의 모음(Nipāta)으로 분류하여 결집하였다.

『앙굿따라 니까야』제4권에는「여섯의 모음」(Chakka-nipāta, A6)과「일곱의 모음」(Sattaka-nipāta, A7)의 두 가지 모음이 수록되어 있다.「여섯의 모음」은 부처님 말씀 가운데 6개의 주제를 담고 있는 경들을 모은 것이며,「일곱의 모음」은 7개의 주제를 담고 있는 경들을 모은 것으로, PTS본에 의하면 각각 124개의 경들과 90개의 경들을 포함하고 있다.

PTS본에는「다섯의 모음」과「여섯의 모음」이 제3권에 포함되어 있고「일곱의 모음」과「여덟의 모음」과「아홉의 모음」이 제4권에 포함되어 편집되어 있다. 초기불전연구원에서는 이들의 분량이 너무 많아서「다섯의 모음」을 제3권으로 번역‧출간하고「여섯의 모음」과「일곱의 모음」을 제4권으로 번역‧출간하며,「여덟의 모음」과「아홉의 모음」을 제5권으로 번역‧출간하고「열의 모음」과「열하나의 모음」을 제6권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2.「여섯의 모음」의 구성

 「여섯의 모음」에는 모두 124개의 경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경들은 모두 13개의 품(Vagga)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 가운데 제3장 「위없음 품」까지는 각 품마다 10개의 경을 배정하고 있으며, 제4장과 제5장에는 각각 12개의 경을 배정하고 있다. 그리고 제6장부터 제8장까지는 다시 각각 10개의 경을, 제9장부터 제10장까지는 각각 11개의 경을 배정하고 있으며 제12장「일반 품」에는 4개의 경을, 제13장「탐욕의 반복 품」에는 4개의 경을 배정하고 있다.

한편 6차결집본은 제12장「일반 품」에 대해서 23개의 경들로 번호를 매기고 있으며, 제13장 「탐욕의 반복 품」은 반복되는 정형구를 담고 있기 때문에 510개의 경들로 번호를 매기고 있다. 이렇게 해서 6차결집본은 「여섯의 모음」에 포함된 경들에 대해서 649개의 경 번호를 매기고 있다. 반면 PTS본은 정형구가 반복되는 것들은 같은 경으로 번호를 매겨 124개의 경으로 교정본을 출간하였다. 이렇게 두 교정본은 경의 번호를 매겨 편집하는 것에는 큰 차이를 보이지만, 경의 내용에는 아무런 증감이 없다. 이런 차이에 대해서는 본서 제1권 역자서문 §5를 참조하기 바란다.

그리고 이 13개의 품은 모두 두 개의 ‘50개 경들의 묶음’으로 묶었다. 제1품부터 제5품까지는「첫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에 배정하였고, 나머지는 모두「두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에 배정하였다. 각 품의 명칭은 그 품에 포함되어 있는 경들 가운데『앙굿따라 니까야』를 모아서 편집한 옛 스님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표제어를 골라서 붙인 것이다.

그럼 각 경들의 묶음별로 간단하게 전체를 개관해보자.

 

⑴「첫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

「첫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은 제1장「공양받아 마땅함 품」, 제2장「기억해야 함 품」, 제3장「위없음 품」, 제4장「천신 품」, 제5장「담미까 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4장「천신 품」과 제5장「담미까 품」에 12개의 경들을 배정하고, 나머지 품들에는 각각 10개씩의 경들을 배정하여, 전체적으로 54개의 경들이「첫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에 포함되어 있다.

이 가운데 제1장「공양받아 마땅함 품」의 처음 7개의 경은 어떤 비구가 진정으로 공양받아 마땅한 세상의 위없는 복밭[福田]인가에 대해서 설하고 있다.

제1장의 마지막 2개의 경과 제2장「기억해야 함 품」의 12개의 경들은 계속해서 생각하거나(anussati) 기억해야 하거나(saraṇīya) 닦아야 하거나(bhāvana) 챙겨야 하는(sati) 법들에 관한 경들로 구성되어 있다.

제3장「위없음 품」의 여러 경에는 삼매나 계속해서 생각함 등 수행자가 닦아야 할 구체적인 수행 방법을 다양하게 설하고 있다.

3개의 경을 제외한 제5장「담미까 품」의 9개 경들은 비구들에게 일반적으로 설한 것이 아니라 아난다나 담미까 등의 제자나 몰리야시와까같은 외도 유행승이나 자눗소니 바라문 등의 한 사람에게 설하신 경들로 구성되어 있다.

 

⑵「두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

본 묶음은 제6장「대 품」, 제7장「천신 품」, 제8장「아라한 품」, 제9장「청량함 품」, 제10장「이익 품」, 제11장「삼개조(三個條) 품」, 제12장「일반 품」, 제13장「탐욕의 반복 품」의 모두 8개 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제9장「청량함 품」과 제10장「이익 품」에는 각각 11개의 경이, 제12장「일반 품」에는 4개의 경이, 제13장「탐욕의 반복 품」에는 4개의 경이 배정되어 있고 나머지 품에는 각각 10개의 경들이 배정되어, 전체적으로 70개의 경이「두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에 포함되어 있다.

제6장「대 품」에는 10개의 긴 경들이 포함되어 있다.『앙굿따라 니까야』전체의 대부분의 모음(nipāta)에는「대 품」이라는 품의 명칭이 나타나는데 그 모음에서 가장 긴 경들을 모은 품이다.

제8장「아라한 품」과 제9장「청량함 품」에 포함된 21개의 경들 가운데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들과 제10장「이익 품」의 몇 개의 경은 악처에 태어나는 것과 선처에 태어나는 것, 있을 수 있는 것과 있을 수 없는 것, 쇠퇴가 예상되는 것과 향상이 예상되는 것 등으로 서로 대가 되는 짧은 경들로 구성되어 있다.

제11장「삼개조 품」의 10개의 경들은 세 가지로 조합이 된 해로운 법들을 제거하기 위해서 세 가지 유익한 법들을 닦아야 한다는 구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2장「일반 품」에는 PTS본의 편집에 의하면 4개의 경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6차결집본은 이를 23개의 경들로 편집하고 있다.

제13장은 다른 모음들의 맨 마지막 품과 같이 탐욕 등의 17(탐, 진, 치, 분노 등) × 최상의 지혜 등 10(최상의 지혜로 앎, 철저히 앎 등)의 170가지 조합이 언급되는데「여섯의 모음」에는 이것이 다시 세 가지(위없음+따라 생각함+인식)의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6차결집본에는 본 품에 모두 510개의 경 번호를 매기고 있다.

  

3.「여섯의 모음」의 특징

 초기경들 가운데 여섯 가지 계속해서 생각함[隨念, anussati] 정도를 제외하면 특별히 여섯 가지로 정형화된 가르침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여섯의 모음」에는 잘 알려진 오근, 오력 등과 같은 다섯 가지의 법수에다 다른 한 가지를 더하여 여섯이 된 경우가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여섯의 모음」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는 제11장「삼개조 품」에 포함된 10개의 경들을 들 수 있다. 이 경들은 셋으로 구성된(삼개조) 다양한 해로운 법들을 들고 그것을 제거하는 세 가지 유익한 법들을 설하고 있다. 이것은「셋의 모음」에 포함되어도 무방하겠지만 3+3=6으로 계산하여「여섯의 모음」에 포함시켰다. 이러한 방법은「일곱의 모음」과「여덟의 모음」등에서도 나타난다.

  

4.「여섯의 모음」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경들

 ⑴「마하나마 경」(A6:10)

초기경들은 성자의 경지를 예류자, 일래자, 불환자, 아라한으로 설명하고 있다. 아라한이 되어야 모든 번뇌가 다하고 그래서 생사문제가 궁극적으로 해결되어 다시는 태어나지 않게 된다고 한다. 이들 성자의 경지 가운데 제일 처음은 예류자이며, 말 그대로 성자의 흐름에[流] 참예했다[預]는 뜻이다. 예류자는 성자의 흐름에는 들었지만 계속해서 수행을 해서 아직까지 남아있는 번뇌들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

그러면 예류의 경지를 터득한 성자는 아라한이 되기 위해서 어떻게 수행해야 하고 어떻게 머물러야 하는가? 여기에 대해서 부처님의 사촌 동생이며 석가족의 왕인 마하나마가 “세존이시여, 과위를 증득하고 교법을 안 성스러운 제자는 어떻게 하면서 많이 머물러야 합니까?”라고 세존께 질문을 드리고 세존께서는 여섯 가지를 계속해서 생각하면서 머물러야 한다고 설하시는 것이 본경의 내용이다.

여섯 가지 계속해서 생각함[隨念, anussati]의 주제는 불․법․승․계․보시․천신이다. 이러한 여섯 가지를 계속해서 생각하면 탐․진․치에 휘둘리지 않고 환희가 생기고 희열이 생기며, 몸이 편안하고 행복을 느끼고 삼매에 들게 된다고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신다. 한편 이 여섯 가지 계속해서 생각함을 수행하는 방법은『청정도론』VII장에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⑵「나꿀라 경」(A6:16)

태어난 자에게 죽음은 필연이다. 이 세상의 그 누구도 죽음을 거부할 수 없다. 인간이 8만년을 살게 되어도 갈애와 배고픔과 늙음은 피할 수 없으며(D26 §23) 그래서 죽음은 필연이다. 그러면 도대체 어떤 태도로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가? 특히 불교신자인 재가자들은 어떤 태도로 임종을 해야 하는가? 여기에 대한 좋은 보기가 바로 본경이다.

본경은 병에 걸려 고통받고 있는 나꿀라삐따(나꿀라의 아버지) 청신사에게 그의 아내 나꿀라마따(나꿀라의 어머니) 청신녀가 그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본경에서 나꿀라마따는 집안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 그의 남편을 안심시키면서 “당신은 애착을 가지고 임종을 하지 마십시오. 애착을 가지고 임종하는 것은 괴로움입니다. 세존께서는 애착을 가지고 임종하는 것을 나무라셨습니다.”라고 간곡하게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태도를 가지고 극진하게 간호를 한 아내 나꿀라마따 덕분에 나꿀라삐따 장자는 마침내 병이 낫게 된다. 이러한 나꿀라마따의 일화를 전해들은 세존께서는 “장자여, 연민을 가졌고 이익을 바라고 교계하고 조언하는 나꿀라마따를 아내로 두다니 그것은 그대에게 참으로 이득이고, 참으로 큰 이득이로다. 장자여, 계를 성취한 흰옷 입은 재가 여신도들이 내 곁에 있는 한, 안으로 마음의 사마타를 얻은 흰옷 입은 재가 여신도들이 내 곁에 있는 한, 이 법과 율에서 발판을 얻고 확고함을 얻고 위안을 얻고 의심을 건너고 혼란을 제거하고 무외를 얻고 스스로를 의지하여 스승의 교법에 머무는 흰옷 입은 재가 여신도들이 내 곁에 있는 한, 장자의 아내 나꿀라마따는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라고 나꿀라삐따 장자에게 그의 아내 나꿀라마따를 칭찬하셨다.

불자들, 특히 재가자들은 마땅히 이러한 나꿀라마따의 일화를 본받아서 병고에 시달리거나 임종을 앞둔 사람이 애착을 여의어서 병고와 죽음의 과정이 해탈열반을 성취하는 좋은 수행 자체가 되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⑶「죽음에 대한 마음챙김 경」1/2(A6:19~20)

초기불교의 수행법을 한 마디로 말하라고 하면 그것은 마음챙김(sati)이라고 할 수 있다. 부처님께서는 마음챙김이라는 주제로 여러 가지 수행 기법을 설하고 계시는데 대표적인 것으로『디가 니까야』제2권「대념처경」(D22)을 들 수 있다.「대념처경」은 초기불교 수행법을 몸[身]․느낌[受]․마음[心]․법[法]의 네 가지 주제하에 집대성한 경으로 초기수행법에 관한 한 가장 중요한 경이며, 그런 만큼 가장 유명한 경이기도 하다는 것은 초기불교 수행법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낯설지가 않다. 마음챙김으로 대표되는 초기불교 수행법은 이 경을 토대로 지금까지 전승되어오고 있으며 남방의 수행법으로 알려진 위빳사나 수행법은 모두 이 경을 토대로 하여 가르쳐지고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 가운데서 몸에 대한 마음챙김에 관한 부분만을 모은 것이『맛지마 니까야』의「염신경」(念身經, M119)이며, 다시 이 가운데서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는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 부분만을 더 자세하게 설하고 있는 것이『맛지마 니까야』「출입식념경」(M118)이다. 그러므로 이 세 개의 경들을 초기경들 가운데서 실참수행을 설하신 수행삼경(修行三經)이라 불러도 괜찮다.

그런데 여기에「대념처경」으로 집대성된 이러한 마음챙김에 관한 여러 경들에 포함되어 나타나지 않는 마음챙김의 명상주제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본경에 나타나고 있는 죽음에 대한 마음챙김이다. 죽음에 대한 마음챙김은 다른 니까야에는 나타나지 않고『앙굿따라 니까야』에만 나타나고 있는데, 그것은 여기서 소개하고 있는 두 개의 경들과 같은 이름으로「여덟의 모음」에도 나타나는 두 개의 경들(A8:73~74)이다.

이러한 경들을 토대로 『청정도론』VIII.1~41에서는 죽음에 대한 마음챙김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청정도론』III.57에서는 모든 경우에 다 유익한 명상주제로 자애와 죽음에 대한 마음챙김을 들고 있다. 그만큼 죽음은 모든 수행자가 항상 유념하고 있어야 할 가장 중요한 마음챙김의 명상주제인 것이다.

본경을 통해서 세존께서는 “비구들이여, 예를 들면 옷이 불타고 머리가 불타는 자는 옷이나 머리의 불을 끄기 위해서 아주 강한 의욕과 노력과 관심과 분발과 불퇴전과 마음챙김과 알아차림을 행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비구도 나쁘고 해로운 법들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강한 의욕과 노력과 관심과 분발과 불퇴전과 마음챙김과 알아차림을 행해야 한다.”라고 간곡하게 말씀하고 계신다. 아울러 “비구들이여, 그러므로 이와 같이 공부지어야 한다. ‘우리는 방일하지 않고 머무르리라. 번뇌를 멸하기 위하여 예리하게 죽음에 대한 마음챙김을 닦으리라.’라고.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참으로 이와 같이 공부지어야 한다.”라고 당부하신다.

 

⑷「쭌다 경」(A6:46)

선(禪)이 중요한가, 아니면 교(敎)가 중요한가? 이것은 특히 중국 불교와 한국 불교사에서 지속적으로 논쟁을 벌여온 중요한 주제였다. 그래서 중국 불교와 한국 불교에서는 불교 교단을 교종과 선종으로 나누기도 하였다. 한국에서도 고려시대까지의 불교가 교종 중심이었다면 조선시대에는 선종이 우위를 점하기도 하였다. 조선시대 불교를 대표하는 이념서적이라 할 수 있는『선가구감』에서는 선은 부처님의 마음이요 교는 부처님의 말씀이어서 이 둘은 서로 다르지 않다고 정의하면서 선의 입장에서 교를 통합하고 있다. 이처럼 조선시대의 불교는 선을 중심한 선교일치를 주창하였다. 선과 교에 대한 이러한 관심은 이미 초기경에도 나타나고 있는데 그 단초를 본경에서 찾아볼 수 있다.

본경에서 마하쭌다 존자는 비구 대중에게 말하기를,

“도반들이여, 여기 법에 열중하는 비구들은 법에 열중하는 비구들만 칭송하고 참선하는 비구들은 칭송하지 않습니다. … 여기 참선하는 비구들은 참선하는 비구들만 칭송하고 법에 열중하는 비구들은 칭송하지 않습니다. 이 경우에는 참선하는 비구들도 기쁘지 않고, 법에 열중하는 비구들도 기쁘지 않습니다. 그러면 이것은 많은 사람들의 이익을 위하고 많은 사람의 행복을 위하고 신과 인간의 이상과 이익과 행복을 위하여 도닦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뒤에 법에 몰두하는 비구들은 참선하는 자들에 대해서 ‘불사(不死)의 경지를 몸으로 체득하여 머무는 경이로운 자들’이라고 존중해야 하며, 참선하는 비구들은 법에 열중하는 비구들에 대해서 ‘심오한 뜻의 경지를 통찰지로 꿰뚫고 보는 경이로운 자들’이라고 존중해야 한다고 설하고 끝을 맺는다.

주석서는 불사의 경지를 몸으로 체득하여 머무는 것을 죽음이 없는 열반의 요소를 체득하여 머무는 것을 말하며, 심오한 뜻의 경지를 통찰지로 꿰뚫고 보는 것은 온‧처‧계의 [무상‧고‧무아를] 위빳사나의 지혜로 꿰뚫어 보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하고 있다.(AA.iii.379)

그러므로 참선하는 자들은 단지 앉아있거나 앉아서 삼매만을 닦는 데 머물지 말고 불사의 경지를 몸으로 직접 체득해서 머물러야 하며, 법에 열중하는 자들은 단지 법을 지식으로 이해하는 데 그쳐서는 안되고 법을 공부하는 것이 온‧처‧계의 무상‧고‧무아를 통찰지로 꿰뚫어 보는 위빳사나로 승화되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길러야 할 것이다.

 

⑸「스스로 보아 알 수 있음 경」1/2(A6:47~48)

부처님 가르침은 법을 생명으로 한다. 그래서 “세존께서는 법을 보는 자는 나를 보고, 나를 보는 자는 법을 본다.”(S22:87)고 하셨으며 법을 귀의처로 삼고, 법을 섬으로 삼으라고 하셨다.(D16)

여러 경에서 법은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것으로 정의된다. 그러면 불교의 생명인 법이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것이라는 이 의미는 도대체 무엇인가? 여기에 대한 대답이 본경에 들어 있다.

여기 소개하는 두 개의 경에서 몰리야시와까 유행승과 어떤 바라문은 세존께 다가가서 이 의미에 대해서 질문을 드리고 세존께서는 그 의미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계신다. 이 두 개의 경에서 세존께서 다시 그들에게 ‘만일 그대에게 탐욕이 있으면 탐욕이 있다고 알 수 있는가?’라고 되물으시고 그들은 알 수 있다고 대답한다. 같은 방법으로 세존께서는 ‘그대에게 성냄이 있으면 성냄이 있다고 알고 어리석음이 있다면 어리석음이 있다고 알고 탐욕이나 성냄이나 어리석음과 함께 하는 법(심리 현상들)이 일어나면 그렇다고 아는가?’ 등으로 질문을 하시고 그들은 알 수 있다고 대답한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아는 것이 바로 법을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것이라고 명쾌하게 말씀하신다. 우리는 자칫 법을 본다는 것을 온‧처‧계‧연기‧사성제‧ 37조도품 등의 법이나 아비담마의 법수(法數)들을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세존께서는 그렇게 대답하시는 것이 아니라 지금여기 내 안에서 일어나는 탐‧진‧치 등의 심리 현상들을 보는 것이라고 말씀하고 계신다.

이처럼 법을 아는 것 혹은 법을 스스로 보아 안다는 것은 결코 이론적인 이해나 관념적인 지식이 아니라고 부처님께서 명쾌하게 밝히고 계신 것이 이 두 개의 경이다.

법은 지금여기에서 자기 자신에게서 일어나는 정신․물질적인 현상들을 말한다. 이것을 보는 것이 법을 보는 것이요, 이것이 무상하고 괴로움이요 무아임을 여실하게 보면 그로 인해 우리는 염오하게 되고 탐욕이 빛바래게 되고 해탈‧열반을 실현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법을 보는 것이야말로 해탈의 관문이며, 이처럼 법을 보는 것을 위빳사나(vi-passanā, 깊이 보기, 꿰뚫어보기, 해체해서 보기)라고 정의한다. 물론 온․처․계․근․제․연(5蘊․12處․18界․22根․4諦․12緣) 등으로 정리되는 초기불교의 법수나 82법․75법 등으로 정리되는 아비담마의 법수들도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법이다. 이러한 체계적인 가르침은 단순한 암기를 위하거나 형이상학적인 불교 교학 체계를 위해서 설하신 것이 절대로 아니다. 우리는 이러한 법체계를 통해서 지금여기 내 안에서 일어나는 법을 스스로 보아야 한다. 법체계는 이것을 위해서 존재하는 지도일 뿐임을 잊어버리면 그야말로 본말이 전도되어버릴 것이다.

 

⑹「소나 경」(A6:55)

본경은 우리에게 한역『중아함』과『증일아함』의「이십억경」(二十億經, 소나 꼴리위사를 이십억으로 옮겼는데 visa를 vīsa(20)으로 이해하여 이렇게 옮긴 듯함)을 통해서 거문고 타기[彈琴]의 비유로 알려진 경이다. 소나 꼴리위사 존자가 ‘세존의 제자들은 열심히 정진하면서 머문다. 나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런데도 나는 취착을 없애지 못했고 번뇌들로부터 마음이 해탈하지 못하였다. 대신에 우리 집은 부유하여 나는 재물을 즐길 수도 있고 공덕을 지을 수도 있다. 그러니 나는 이제 공부지음을 버리고 낮은 [재가자의] 삶으로 되돌아가서 재물을 즐기고 공덕을 지어야겠다.’라고 생각을 하자 세존께서 존자의 이러한 번민을 아시고 자상하게 법문을 해주시는 것이 본경의 내용이다.

세존께서는 “소나여, 그러나 그대의 류트의 활줄이 지나치게 팽팽하지도 않고 지나치게 느슨하지도 않고 적당한 음계(音階)에 맞추어졌을 때 그대의 류트는 그때 선율이 아름답고 연주하기에 적합하게 된다.”라고 말씀하신 뒤, “소나여, 그와 같이 지나치게 열심인 정진은 들뜸으로 인도하고 지나치게 느슨한 정진은 나태함으로 인도한다. 소나여, 그러므로 그대는 정진을 고르게 유지해야 한다. [다섯 가지] 기능들[五根]의 균등함을 꿰뚫어야 하고 거기서 표상을 취하여야 한다.”라고 수행의 지침을 주신다.

한편 주석서는 여기에 대해서 “‘기능들[五根]의 균등함을 꿰뚫어야 하고’란 믿음 등의 다섯 가지 기능의 균등함에 확고해야 한다는 뜻이다. 즉 믿음은 통찰지와 통찰지는 믿음과, 정진은 삼매와 삼매는 정진과 연결되는 것이 다섯 가지 기능의 균등함에 확고한 것이다. 그러나 마음챙김은 모든 곳에서 이롭기 때문에 항상 강해야 한다. 연결 방법은『청정도론』에 설명되어 있다. ‘표상을 취한다.’는 것은 다섯 가지 기능의 균등함이 있을 때 거울에 비친 영상처럼 표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삼매의 표상, 위빳사나의 표상, 도의 표상, 과의 표상을 취한다는 말이다.”(AA.iii.390~391)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섯 가지 기능의 조화로움은 『청정도론』에서도 강조되고 있는 수행의 요체이다.

이러한 세존의 명쾌하신 가르침을 듣고 소나 존자는 바르게 정진하여 마침내 아라한이 되었다고 한다.

 

⑺「번뇌 경」(A6:58)

초기경들에서 아라한은 항상 번뇌 다한 자(khiṇāsava)로 정의되고 있다. 그러므로 수행의 핵심은 번뇌가 다하는 것이다. 그러나 번뇌란 것은 아무 요령도 없이 무작정 밀어붙인다고 해서 없어지지 않는다. 힘으로 밀어붙여서 없어지는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어떻게 해서 번뇌는 없어지는 걸까? 부처님께서는 여기에 대해서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셨는가? 아니다. 부처님께서는 명쾌하게 말씀하셨다. 그것이 바로 본경이다.

본경을 통해서 부처님께서는 번뇌를 6가지로 분류해서 설명하고 계시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비구들이여, 단속함으로써 없애야 하는 번뇌들은 단속하면 없어진다. 수용함으로써 없애야 하는 번뇌들은 수용하면 없어진다. 감내함으로써 없애야 하는 번뇌들은 감내하면 없어진다. 피함으로써 없애야 하는 번뇌들은 피하면 없어진다. 버림으로써 없애야 하는 번뇌들은 버리면 없어진다. 수행으로 없애야 하는 번뇌들은 수행하면 없어진다.”

단속하여 없애야 하는 번뇌란 눈‧귀‧코‧혀‧몸‧마음을 단속함으로써 없애야 하는 번뇌를 말한다. 수용하여 없애야 하는 번뇌란 옷과 탁발음식과 거처와 약품을 수용함으로써 없애야 하는 번뇌를 말하는데 배고픔과 추위 등에서 생긴 번뇌를 없애는 것이다. 감내하여 없애야 하는 번뇌란 인욕하고 견뎌냄으로써 없애야 하는 번뇌를 말하는데 몸과 마음에서 생긴 여러 가지 괴로운 느낌 등에 기인한 번뇌를 없애는 것이다. 피하여 없애야 하는 번뇌란 맹수 등을 피함으로써 없애야 하는 번뇌를 말한다. 버려서 없애야 하는 번뇌란 감각적 욕망이나 악의나 해코지와 같은 생각을 버림으로써 없애야 하는 번뇌를 말한다. 수행하여 없애야 하는 번뇌란 칠각지로 대표되는 수행을 통해서 없애야 하는 번뇌를 말한다.

이처럼 지혜로운 주의로 자신에게서 일어나는 번뇌가 무엇에서 기인한 것인가를 면밀하게 살펴보아서 그 상황에 맞게 대처를 해야 극복할 수 있다. 주도면밀하게 살펴보지 않고 숙고하지 않고 반조하지 않는 사람은 번뇌를 극복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본경은 수행자들이 꼭 정독해야 할 경이다.

 

⑻「제거하지 않음 경」(A6:89)과「제거함 경」(A6:90)

수행은 번뇌나 장애나 속박이나 얽매임이나 족쇄로 표현되고 정리되는 해로운 심리 현상[不善法]들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수행을 통해서 한 번에 그리고 단번에 모든 번뇌나 족쇄가 다 제거되면 좋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한 번에 단박 제거 되는 경우보다는 점진적으로 하나씩 제거되어가는 것이 우리의 현실일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초기경의 여러 곳에서 특정한 족쇄나 번뇌가 제거되어야 그를 일러 성자의 흐름에 든 자(預流者)라 한다고 말씀하셨다. 본경에서도 부처님께서는 다음의 여섯 가지가 해소되어야 그 사람을 일러 견해를 구족한 자라 한다고 하셨으며, 주석서는 이 견해를 구족한 자가 바로 예류도에 든 사람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신다.

“[불변하는] 자기 자신이 존재한다는 견해[有身見], 의심, 계율과 의식에 대한 집착[戒禁取], 악처로 인도하는 탐욕, 악처로 인도하는 성냄, 악처로 인도하는 어리석음의 여섯 가지 법이 있다. 비구들이여, 견해를 구족한 사람은 이들을 제거하였다.”

성자라면 당연히 악처로 인도하는 거친 탐욕, 성냄, 어리석음이 없어야 할 것이며, 법에 대한 의심이 완전히 해소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지키는 계율이나 의례 의식이나 수행 방법만이 으뜸이라는 집착도 없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떤 존재론적인 관념이나 고정관념을 가진 자는 결코 성자의 반열에 오를 수 없다. 이것은 초기경의 도처에서 부처님께서 강조하고 계시는 말씀이다. 진아니 대아니 하는 관념의 찌꺼기가 남아있는 한, 그는 결코 성자가 아니요 깨달은 자가 아니다.

  

5.「일곱의 모음」의 구성

 이제「일곱의 모음」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PTS본의 편집에 따르면「일곱의 모음」에는 모두 90개의 경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같은 내용에 대해서 6차결집본은 무려 1132개의 경 번호를 매기고 있다.

PTS본은「일곱의 모음」을 두 개의 ‘50개 경들의 묶음’으로 나누지 않고 있다. 첫 번째 50개의 경을 하나의 묶음으로 해버리면 남은 경이 40개밖에 되지 않기 때문인 듯하다.

그러나 6차결집본에는「일곱의 모음」맨 처음에「첫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이라는 단어가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6차결집본의 제5품의 마지막에 “두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이 끝났다.”는 문장이 나타나기 때문에 6차결집본은「일곱의 모음」을 두 개의 묶음으로 나누어서 편집한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PTS본의 주에도 이렇게 두 개의 묶음으로 나눈 필사본이 있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고 6차결집본의 편집을 감안하여, 역자는「일곱의 모음」을 두 개의 50개 경들의 묶음으로 나누어서 편집하고 있음을 먼저 밝힌다. 그리고 PTS본「다섯의 모음」에서는 맨 마지막 묶음이 비록 4개의 품과 21개의 경들만을 포함하고 있지만 독립된 묶음으로 편집되었다. 이 점도 역시 고려하였다.

그리고 이 문맥에서 밝히고 싶은 점은 PTS본의 편집이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PTS본『앙굿따라 니까야』전체의 편집은 사실 통일성과 체계성에 있어서 일관되지 못한 점이 적지 않다. 이것은 이미 여러 학자들이 지적한 바이기도 하다. 6차결집본과 비교해보면 이점은 명확하게 드러난다. 특히「일곱의 모음」에는 이러한 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예를 들면 역자가「자애 경」(A7:58-2)으로 독립하여 번역한 이 경은 내용상「졸고 있음 경」(A7:58)과 완전히 독립된 경인데, PTS본은 이를「졸고 있음 경」(A7:58) 안에 포함하여 편집하고 있다.

PTS본의 편집에 드러난 미숙함은 비단『앙굿따라 니까야』뿐만 아니라『맛지마 니까야』와『상윳따 니까야』도 마찬가지이다. 특히『상윳따 니까야』일부 경은 단락 번호가 잘못 매겨져 있어서 그대로 번역하면 완전한 오역이 될 수도 있다. 반면에, 전체적으로 6차결집본은 아주 체계적으로 잘 편집되어 있다.

그럼 각 경들의 묶음별로 간단하게 전체를 개관해보자.

  

⑴「첫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

「첫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은 제1장「재산 품」, 제2장「잠재성향 품」, 제3장「왓지 품」, 제4장「천신 품」, 제5장「큰 제사 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제2품은 8개의 경을, 제4품은 12개의 경을 포함하고 있으며, 나머지 품은 각각 10개씩의 경을 포함하여 모두 50개의 경들이 본 묶음에 포함되어 있다.

제1장「재산 품」의 10개의 경들은 7가지 재산을 비롯한 일곱 가지를 간략하게 나열하는 경들로 구성되어 있다. 제2장「잠재성향 품」의「사람 경」(A7:14)부터 4개의 경은 성자들을 7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제3장「왓지 품」의 10개의 경들은 일곱 가지 퇴보(쇠퇴, 패망)하는 법과 일곱 가지 퇴보(쇠퇴)하지 않는 법들에 대해서 다양하게 설명하는 경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품에 포함된 경들의 대부분은『디가 니까야』제2권「대반열반경」(D16)에 포함되어 나타난다.

제4장「천신 품」의 처음 4개의 경은 천신이 밤에 부처님께 와서 말씀을 드리고 세존께서 다음 날 그 주제를 가지고 비구들에게 설법을 하신 내용을 담고 있다.

 

⑵「두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

「두번째 50개 경들의 묶음」에는 제6장「설명하지 않음 품」, 제7장「대 품」, 제8장「율 품」, 제9장「사문 품」, 제10장「공양받아 마땅함 품」, 제11장「탐욕의 반복 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처음 세 품은 각각 10개의 경을 포함하고 있고 제7장「대 품」의 대부분의 경들은 길이가 길며 제8장「율 품」에는 율과 관계된 10개의 경들이 포함되어 있다. 제9품은 4개의 경을, 제10품은 2개의 경을, 제11품은 4개의 경을 포함하고 있다.

한편 6차결집본은 PTS본에서 2개의 경으로 편집된 제10장「공양받아 마땅함 품」에 대해서 무려 528개의 경들로 번호를 매기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품인 제11장「탐욕의 반복 품」은 반복되는 정형구를 담고 있기 때문에 680개의 경들로 번호를 매기고 있다. 이런 방법으로 6차결집본은「일곱의 모음」에 포함된 경들에 대해서 1132개의 경 번호를 매기고 있다. 반면 PTS본은 정형구가 반복되는 것들은 같은 경으로 번호를 매겨 90개의 경으로 교정본을 출간하였다. 이렇게 두 교정본은 경의 번호를 매겨 편집하는 것에는 큰 차이를 보이지만, 경의 내용에는 아무런 증감이 없음을 거듭해서 밝힌다. 이런 차이에 대해서는 본서 제1권 역자 서문 §5를 참조하기 바란다.

  

6.「일곱의 모음」의 특징

 PTS본에 의하면「일곱의 모음」에는 90개의 경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그 분량은 124개의 경으로 구성되어 있는「여섯의 모음」과 비슷하다. 그만큼「일곱의 모음」에 포함되어 있는 경들은 그 길이가 길다는 말이다.

일곱 개의 항목으로 구성된 중요한 가르침인 칠각지는「일곱의 모음」가운데「깨달음의 구성요소 경」(A7:87) 등 2개의 경 외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칠각지는 숫자가 아닌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상윳따 니까야』「각지 상응」(Bojjhaṅga-saṁyutta)에서 180여 개의 경으로 정리되어 있다. 반면 37조도품은 마음챙김의 확립[四念處], 바른 노력[四正勤], 성취수단[四如意足], 기능[五根], 힘[五力], 깨달음의 구성요소[七覺支], 여덟 가지 구성요소를 가진 성스러운 도[八支聖道]라는 일곱 개의 주제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본서「일곱의 모음」의 「수행 경」(A7:67)에 포함되어 나타나고 있다.

제3장「왓지 품」에 포함된 10개의 경들 가운데 처음 6개의 경은『디가 니까야』제2권「대반열반경」(D16) §§1.1~1.9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대반열반경」은 그 자체가 부처님이 입멸하시기 전의 상황을 연대기적으로 서술하고 있는 경이기 때문에, 이 경에 포함된 내용들 가운데 많은 부분은『상윳따 니까야』와『앙굿따라 니까야』에 포함된 여러 경들과 일치하고 있다.

그리고 본 모음에는 4가지와 3가지의 조합으로 7개의 주제를 담고 있는 경이 포함되어 있는데,「감추지 않음 경」(A7:55)이다.『앙굿따라 니까야』는 주제별로 모은 것이 아니라 숫자별로 모은 것이기 때문에, 그 경에 포함되어 있는 주제의 숫자가 모두 일곱인 것은「일곱의 모음」에 포함시킨 것이다. 이미「여섯의 모음」에는 3가지 주제 + 3가지 주제의 조합이 나타났으며, 같은 방법으로「여덟의 모음」에는 4가지 주제 + 4가지 주제의 조합이,「아홉의 모음」에서는 5가지 주제 + 4가지 주제의 조합이,「열의 모음」에는 5가지 주제 + 5가지 주제의 조합 등이 나타나고 있다.

  

7.「일곱의 모음」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경들

 이제「일곱의 모음」에 포함된 부처님의 말씀 가운데서 우리가 보다 더 주의를 기울여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되는 경들을 소개하면서 해제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⑴「물의 비유 경」(A7:15)

중생은 생사윤회에 빠져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윤회의 심연 속에 완전히 가라앉아 헤어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어떤 자들은 벗어나려 하다가도 다시 윤회의 늪에 빠져들고 만다. 그러나 드물지만 몇몇 사람들은 윤회의 바다에서 머리를 들고 그것에서 빠져나오기도 한다. 본경은 인간을 물에 빠진 것에 비유해서 일곱 부류로 분류하고 있는 경이다.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비구들이여, 여기 어떤 사람은 한번 빠져서는 계속 빠져있다. 어떤 사람은 위로 솟아올랐다가 다시 빠져버린다. 여기 어떤 사람은 위로 솟아올라서 머물러있다. 여기 어떤 사람은 위로 솟아올라서 관찰하고 굽어본다. 여기 어떤 사람은 위로 솟아올라서 건너간다. 여기 어떤 사람은 위로 솟아올라서 튼튼한 발판을 얻는다. 여기 어떤 사람은 위로 솟아올라서 [물을] 건너 저 언덕에 도달하여 맨땅에 서있는 바라문이다.”

여기서 물은 검고 해로운 법[不善法]이라고 세존께서는 말씀하신다. 첫 번째 인간은 해로운 법에 휩싸여서 일생을 보내는 사람이다. 두 번째 사람은 유익한 법들에 대한 믿음을 내지만, 그 믿음은 머물러 있지도 증장하지도 않고 없어져버린다. 세 번째 사람은 유익한 법에 대한 믿음이 없어지지도 않고 증장하지도 않고 그냥 머물러 있다.

네 번째 사람은 세 가지 족쇄를 완전히 없애고 열반을 향하는 흐름에 든 자[預流者]를 말한다. 다섯 번째는 일래자[一來者]를, 어섯 번째는 불환자[不還者]를, 일곱 번째는 아라한을 말하는데, 네 번째 사람 이후는 모두 성자를 일컫는다.

 

⑵「무상(無常) 경」(A7:16)과「괴로움 등의 경」(A7:17)

어떻게 해서 깨달음을 성취하는가? 어떻게 해서 예류과나 일래과나 불환과나 아라한과를 얻어 성자가 되며 생사에서 벗어나는가? 초기경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세존께서는 그 방법을 몇 가지 정형구로 정형화하여 분명하게 밝히고 계신다. 첫째는 계․정․혜 삼학으로 정리되어 나타나는데,「사문과경」(D2)을 위시한『디가 니까야』에 포함된 여러 경들을 들 수 있다. 둘째는 연기법의 순관과 역관으로 정리되어 나타나는데,『디가 니까야』제2권「대전기경」(D14)과『상윳따 니까야』「연기 상응」(S12)의 여러 경들을 들 수 있다. 셋째는 오온 혹은 유위법의 무상․고․무아에 대한 통찰로 정리되어 나타나는데,『상윳따 니까야』「온 상응」(S22)의 여러 경들 등을 들 수 있다.

여기서 소개하는「무상(無常) 경」(A7:16)과「괴로움 등의 경」(A7:17)은 이 가운데 세 번째인 유위법의 무상․고․무아를 통찰함에 의해서 성자가 되는 것을 설하고 있다. 그리고「괴로움 등의 경」에는 괴로움의 통찰과 무아의 통찰과 열반이 행복임을 통찰하는 것이 언급되고 있다. 이처럼 이들 2개의 경에서는 무상․고․무아의 삼특상과 열반이 함께 언급되고 있는데 다른 경들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조합이다. 다시 말하면 이들 2개의 경에는 상좌부 불교에서 삼특상(Ti-lakkhaṇa)으로 정리하고 있는 무상․고․무아와 북방 불교에서 삼법인(三法印)으로 정리하고 있는 무상․무아․열반이 함께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몇몇 현대 학자들이 무상․고․무아․열반을 사법인(四法印)이라는 술어로 표현하는 것에 대한 경전적 근거가 된다고 할 수 있다.

 

⑶「인식 경」2(A7:46)

초기경에서 인식[想, saññā]은 다양한 문맥에서 나타난다. 가장 많이 나타나는 경우가 오온의 세 번째인 인식의 무더기[想蘊]이다. 그리고 이미 부처님 생전에 결집된 것이 분명한『숫따니빠따』에서 인식은 견해(diṭṭhi)와 더불어 극복되어야 할 것으로 나타난다. 초기경에서는 느낌(vedanā)이 우리의 정서적인 심리 현상들(상카라)의 단초가 되는 것이라면 인식은 우리의 지적인 심리 현상들의 밑바탕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인식은 대상을 접하여 그것을 아는 작용,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대상을 받아들여 이름을 짓고 개념을 가지는 작용이다. 이런 개념 작용은 또 무수한 취착을 야기하고 무수한 심리 현상들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처럼 초기경에서 인식은 여러 문맥에서 부정적이고 극복되어야 할 것으로 언급되고 있다.

그런데 초기경에서는 깨달음을 증득하고 해탈․열반을 실현하기 위해서 가져야 할 인식이 언급되기도 하는데, 주로『앙굿따라 니까야』에서 그러하다.「다섯의 모음」에는 여러 가지 조합의 다섯 가지 인식이 나타났고,「여섯의 모음」에서는 여섯 가지 인식이,「일곱의 모음」에서는 일곱 가지 인식이,「아홉의 모음」에는 아홉 가지 인식이, 그리고 최종적으로「열의 모음」에는 열 가지 인식이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수행과 관계된 다양한 조합의 인식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인식들은 모두 수행을 통해서 얻어야 할 인식이며, 해탈․열반을 실현하는데 도움이 되는 인식으로 권장되고 있다.

이러한 인식들에 관한 경들은 대부분 그 내용 설명이 없이 다양한 인식들을 나열만 하고 있는데, 본경은 이러한 인식들로 얻게 되는 이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본경에서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비구들이여, 일곱 가지 인식을 닦고 많이 [공부]지으면 큰 결실과 큰 이익이 있고 불사(不死)에 들어가고 불사를 완성한다. 무엇이 일곱인가?

부정(不淨)이라고 [관찰하는 지혜에서 생긴] 인식, 죽음에 대한 인식, 음식에 혐오하는 인식, 온 세상에 대해 기쁨이 없다는 인식, [오온에 대해서] 무상(無常)이라고 [관찰하는 지혜에서 생긴] 인식, 무상한 [오온에 대해서] 괴로움이라고 [관찰하는 지혜에서 생긴] 인식, 괴로움인 [오온에 대해서] 무아라고 [관찰하는 지혜에서 생긴] 인식이다.”

이렇게 말씀하신 뒤 이들 하나하나의 이점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신다. 이 가운데 맨 마지막인 [오온에 대해서] 무아라고 [관찰하는 지혜에서 생긴] 인식의 이점을 살펴보자.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비구들이여, 비구가 괴로움인 [오온에 대해서] 무아라고 [관찰하는 지혜에서 생긴] 인식을 굳건하게 하는 마음으로 많이 머물면, 알음알이를 가진 이 몸과 밖의 모든 표상들에 대해서 ‘나’라는 생각과 ‘내 것’이라는 생각과 자만이 없어져서 [세 가지] 자만을 뛰어넘어 평화롭게 되고 완전히 해탈하게 된다.”

이처럼 수행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인식을 세존께서는 설하셨으며, 이런 분명한 인식을 가짐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얻고 해탈을 실현하게 된다고 부처님께서는 강조하고 계신다.

 

⑷「설명하지 않음[無記] 경」(A7:51)

부처님은 2,600여 년 전에 입멸하셨다. 초기경에서부터 이러한 부처님이나 번뇌 다한 아라한들의 입멸을 반열반(parinibbāna)이라 불렀다. 그러면 도대체 반열반이란 무엇인가? 반열반하신 부처님은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 아니면 존재하기도 하고 존재하지 않기도 하는가? 그렇지 않으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닌가? 도대체 부처님의 반열반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이것은 초기경에서 드물지 않게 등장하는 주제이다.

본경은 이러한 의문이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임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는 중요한 경이다. 본경에서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주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명확하게 말씀하신다.

첫째, 이것은 단지 견해일 뿐이기 때문이다. 사후에 여래가 존재한다는 것도 견해일 뿐이요, 그렇지 않다는 것도 견해일 뿐이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신다. “배우지 못한 범부는 이러한 견해를 꿰뚫어 알지 못하고, 견해의 일어남을 꿰뚫어 알지 못하고, 견해의 소멸을 꿰뚫어 알지 못하고, 견해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을 꿰뚫어 알지 못한다. 그에게 이러한 견해는 강해진다. 그는 태어남․늙음․죽음으로부터 해탈하지 못하고, 근심․탄식․육체적 고통․정신적 고통․절망으로부터 해탈하지 못한다. 그는 괴로움으로부터 해탈하지 못한다.”

둘째, 그러면 이러한 견해는 어디서 나온 것인가? 그것은 갈애 등에서 기인한 것이다. 여래는 사후에 존재한다거나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견해는 본인의 갈애나 인식이나 사량분별 등에서 생긴 것일 뿐이다. 그래서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신다. “[이러한 견해는] 갈애에서 나온 것이고, 이것은 인식에서 나온 것이고, 이것은 생각에서 나온 것이고, 이것은 사량분별에서 나온 것이고, 이것은 취착에서 나온 것이고, 이것은 나중에 후회할 일이다.” 그런데도 “배우지 못한 범부는 나중에 후회할 일을 꿰뚫어 알지 못하고, 후회할 일의 일어남을 꿰뚫어 알지 못하고, 후회할 일의 소멸을 꿰뚫어 알지 못하고, 후회할 일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을 꿰뚫어 알지 못한다. 그의 후회할 일은 증가한다. 그는 태어남․늙음․죽음으로부터 해탈하지 못하고, 근심․탄식․육체적 고통․정신적 고통․절망으로부터 해탈하지 못한다. 그는 괴로움으로부터 해탈하지 못한다.”라고 세존께서는 말씀하신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견해나 갈애나 인식이나 생각이나 사량분별이나 취착을 없애기 위한 가르침이다. 그러므로 여래는 사후에도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라는 것은 그 대답이 어떤 것이든 견해일 뿐이고 갈애일 뿐이고 사량분별일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견해 등은 아무런 이익을 주지 못한다.

그래서『맛지마 니까야』「말룽꺄뿟따 경」(M63, 한역 전유경(箭喩經), 독화살의 비유)과『디가 니까야』제1권「뽓타빠다 경」(D9)에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신다. “뽓타빠다여, 이것은 참으로 이익을 주지 못하고, [출세간]법에 바탕한 것이 아니며, 청정범행의 시작에도 미치지 못하고, [속된 것들을] 역겨워함으로 인도하지 못하고, 욕망이 빛바램으로 인도하지 못하고, 소멸로 인도하지 못하고, 고요함으로 인도하지 못하고, 최상의 지혜로 인도하지 못하고, 바른 깨달음으로 인도하지 못하고, 열반으로 인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것을 설명하지 않는다.”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사량분별 대신에 “뽓타빠다여, ‘이것은 괴로움이다.’라고 나는 설명한다. ‘이것은 괴로움의 일어남이다.’라고 나는 설명한다.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이다.’라고 나는 설명한다.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이다.’라고 나는 설명한다.”라고 하셨다. 무슨 이유인가? “뽓타빠다여, 이것은 참으로 이익을 주고, 청정범행의 시작이며, 전적으로 [속된 것들을] 역겨워함으로 인도하고, 욕망이 빛바램으로 인도하고, 소멸로 인도하고, 고요함으로 인도하고, 최상의 지혜로 인도하고, 바른 깨달음으로 인도하고, 열반으로 인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것을 설명한다.”라고 하셨다. 불자는 이러한 부처님 가르침의 분명한 입각처에 바른 이해와 확신을 가져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본경은 그 의의가 크다.

 

⑸「졸고 있음 경」(A7:58)

본경은 마하목갈라나 존자가 갓 출가하여 7일을 경행하는 정진을 하였기 때문에 몹시 피곤하여 경행단의 끝에서 졸고 있었을 때, 세존께서 목갈라나 존자에게 설하신 유명한 경이다. 대부분의 초심 수행자들이 겪는 졸음이나 혼침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를 다루고 있는 본경은 일반 수행자들에게 크게 도움되는 경이다. 그러면 어떻게 혼침을 제거해야 하는가? 본경에서 부처님께서는 다음의 9가지 방법을 순차적으로 말씀하신다.

① 어떤 인식을 가져서 머물 때 혼침이 생기면 그런 인식을 그대는 가지지 말라. ② 그런 인식을 많이 [공부]짓지 말라. ③ 들은 대로, 배운 대로 법을 사유하고 고찰하고 마음으로 숙고해야 한다. ④ 들은 대로, 배운 대로 법을 자세하게 독송해야 한다. ⑤ 두 귓볼을 잡아당기고 손으로 사지를 문질러야 한다. ⑥ 자리에서 일어나 물로 눈을 씻고는 사방을 둘러보고, 별자리와 별들을 쳐다보아야 한다. ⑦ 광명상(光明想)을 마음에 잡도리하여 마음을 밝게 만들어야 한다. ⑧ 감각 기능들을 안으로 돌이켜 마음이 밖으로 향하지 않도록 한 채, 앞과 뒤를 똑바로 인식하면서 경행에 마음을 확고히 해야 한다. ⑨ 언제 일어날 것이라는 인식을 마음에 잡도리한 채 마음챙기고 알아차리면서[正念‧正知] 발로써 발을 포개고 오른쪽 옆구리로 사자처럼 누워도 된다. 그리고 다시 깨어나면 ‘나는 드러눕는 즐거움이나, 기대는 즐거움이나, 자는 즐거움에 빠지지 않으리라.’라고 생각하며 빨리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혼침을 극복하는 이러한 가르침 외에도 수행에 요긴한 여러 말씀을 하셨다. 이러한 간곡한 말씀을 들은 목갈라나 존자는 바르게 정진하여 마침내 출가한지 7일 만에 아라한이 되었다고 한다.

  

⑹「불[火] 경」(A7:68)

출가자의 생명은 계행이다. 출가자는 비록 성자의 경지에 도달하지 못했더라도 계행을 구족하기 때문에 재가자들의 복밭이 된다. 그래서 『청정도론』도 “계를 지닌 자를 위해서 한 행위는 / 비록 적을지라도 큰 결과를 가져온다. / 그러므로 계를 지닌 자는 / 공양과 공경의 그릇이 된다.”라고 읊고 있다.(Vis.I.159)

본경은 부처님께서 계행의 중요성을 불무더기의 비유로 강하게 말씀하고 계신다. 부처님의 지엄하신 말씀의 한 구절을 인용한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에게 고하고 선언하나니 계를 지키지 않고, 사악한 법을 가지고, 불결한 행위를 하고, 의심하는 습관을 가지고, 자신의 행위를 숨기고, 사문이 아니면서 사문이라 주장하고, 청정범행을 닦지 않으면서 청정범행을 닦는다고 주장하고, [썩은 업에 의해] 안이 썩었고, [여섯 감각의 문을 통해 탐욕 등 오염원들이] 흐르고, [탐욕 등의] 쓰레기를 가진 자에게는 힘센 남자가 시뻘겋게 불타는 뜨거운 무쇠 부젓가락으로 그의 입을 벌려서 시뻘겋게 불타는 뜨거운 무쇠덩이를 입에다 넣으면 그 무쇠덩이는 그의 입술을 태우고 입과 혀와 목구멍과 뱃속을 태우고 창자와 장간막을 거쳐 아래로 빠져나갈 것인데 이것이 더 나을 것이다. 그것은 무슨 이유 때문인가? 비구들이여, 그는 이 때문에 죽을지도 모르고 단말마의 고통을 가질지도 모르지만 그것으로 인해 몸이 무너져 죽은 뒤 처참한 곳, 불행한 곳, 파멸처, 지옥에 떨어지지는 않는다.”

본경에는 이처럼 강하고 준엄한 어투로 설하신 세존의 말씀이 담겨 있다. 본경의 가르침이 너무 강렬해서 본경을 듣고 60명 정도의 비구는 입으로부터 뜨거운 피를 토했다고 하며, 60명 정도의 비구는 ‘행하기 어렵습니다, 세존이시여. 너무나 행하기 어렵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하면서 공부지음을 버리고 재가자의 삶으로 되돌아갔다고 한다. 출가자는 참으로 두려운 마음으로 본경을 읽고 스스로를 경책하는 자경문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8. 맺는 말

 이상으로『앙굿따라 니까야』제4권에 포함된「여섯의 모음」과「일곱의 모음」을 개관해 보았다.「여섯의 모음」에는 모두 124개의 경이,「일곱의 모음」에는 90개의 경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은 우리의 삶과 수행에 관한 다양한 주제를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주제를 가진 경들로 구성되어 있는『앙굿따라 니까야』제4권을 읽는 독자들이 모두 진정한 행복인 열반을 실현하시기를 기원한다.

2006년 8월에『앙굿따라 니까야』제1권과 제2권을 출간한 뒤 7개월만에 이번에 제3권과 제4권을 출간하게 되었다. 번역이란 육체적으로도 힘든 일이지만, 특히 스승이신 부처님의 말씀을 옮긴다는 것은 정신적으로도 많은 중압감을 가져오는 작업이다. 항상 두려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지만 크고 작은 실수는 있기 마련일 것이다. 본서를 읽다가 이상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질정해주시어 역경불사가 더 성숙될 수 있도록 도와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책이 나오기까지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면서 제4권 해제를 마무리 한다.




앙굿따라 니까야 (增支部, 숫자별로 모은 경) (1/2/3/4/5/6)

대림 스님 옮김/신국판(양장)

제1권(하나 ~ 셋의 모음): 664쪽 (초판 2006년, 3판 2012년)

제2권(넷의 모음): 656쪽 (초판 2006년, 재판 2012년)

제3권(다섯의 모음): 552쪽 (초판 2007년, 재판 2013년)

제4권(여섯~일곱의 모음): 576쪽 (초판 2007년, 재판 2013년)

제5권(여덟~아홉의 모음): 560쪽 (초판 2007년, 재판 2013년)

제6권(열~열하나의 모음): 624쪽 (초판 2007년, 재판 2013년)

정가: 각권 30,000원